숨 막히는 더위가 물러나고 선선한 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축제 즐기기 딱 좋은 계절이다.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축제의 장으로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는 ‘작은 축제’를 주제로 9월에 가볼만한 곳을 선정했다. 추천지는 △책과 지식의 향연, 파주 북소리(경기 파주시 회동길) △100만 송이 붉은 꽃바다, 평창백일홍축제(강원 평창군 평창읍 제방길) △온 가족이 신명나는 국악 한마당, 영동난계국악축제(충북 영동군 영동천 일대) △역사에 새겨진 영웅을 만나다, 홍성역사인물축제(충남 홍성군 홍성읍 아문길) △붉은 꽃 융단을 타고,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로) △꽃무릇 즐기며 산삼 한 뿌리 꿀꺽, 함양 물레방아골축제와 산삼축제(경남 함양군 함양읍 필봉산길) 등 6곳이다.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독서복합문화공간 ‘지혜의 숲’을 찾은 방문객이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파주시청 제공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독서복합문화공간 ‘지혜의 숲’을 찾은 방문객이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파주시청 제공

■책과 지식의 향연

나들이를 부추기는 9월, 책과 지식의 향연이 펼쳐지는 파주로 가자. 국내 최대 복합 지식문화 축제 ‘파주 북소리’가 9월 15~17일 경기 파주 출판도시 일대에서 열린다. 심야에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지혜의 숲 심야 책방-읽어 밤’을 비롯해 ‘접속’, ‘건축학개론’ 등 한국영화 OST를 재즈로 만나보는 ‘Jazz Meets Cinema’, 정호승·이병률·은희경 등 한국작가와 함께하는 ‘작가와 마주앉다-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피노키오뮤지엄, 미메시스아트뮤지엄 등 출판도시의 개성 있는 문화예술 공간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과 지식의 향연을 만끽한 후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벽초지문화수목원, 통일 안보교육의 현장 오두산통일전망대, 헤이리예술마을도 둘러보자. 출판도시문화재단 031-955-0050

 

백일홍 꽃밭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 ⓒ평창군청 제공
백일홍 꽃밭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 ⓒ평창군청 제공

 

축제의 흥을 돋우는 농악대. ⓒ평창군청 제공
축제의 흥을 돋우는 농악대. ⓒ평창군청 제공

■100만 송이 붉은 꽃바다

해마다 9월이면 강원도 평창은 희고 붉은 꽃이 만발한다.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메밀꽃 필 무렵』)인 메밀꽃이 먼저 눈에 띈다. 봉평의 메밀꽃이 질 무렵에는 붉은 꽃바다가 펼쳐진다. 약 3000㎡인 평창강 둔치에 가득 핀 백일홍을 즐기는 평창 백일홍축제는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열린다. 2015년 첫 선을 보인 백일홍축제는 새내기 축제에 가깝다. 하지만 100만 송이 백일홍이 바람에 출렁이는 꽃물결로 입소문을 타며 해마다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축제장 인근의 평창올림픽시장은 전통의 평창 오일장이 간판을 바꿨다. 이곳에선 철 따라 평창 대표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키점프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월정사 천년의 숲길, 무이예술관 등도 가볼 만하다. 평창백일홍축제위원회 033-333-6033

 

영동 난계국악축제에서 마련한 가야금 체험. ⓒ영동군청 제공
영동 난계국악축제에서 마련한 가야금 체험. ⓒ영동군청 제공

■온 가족이 신명나는 국악 한마당

9월 21~24일까지 충북 영동군 영동천 일대에서는 국내 유일의 국악 전문 축제인 영동 난계국악축제가 열린다. 난계 박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시작돼 이제는 국악 연주자와 학자, 시민 모두가 한데 어울리는 국악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축제에서는 난계국악단의 흥겨운 공연과 다양한 퓨전 국악 연주, 조선시대 어가 행렬과 종묘제례악 시연이 이어진다. 미니어처 국악기 제작 등 체험 기회도 마련된다. 영동난계국악축제 기간에는 영동천 일원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와인축제도 함께 돌아보면 좋다. 박연 선생이 피리를 자주 불었다는 일화 덕분에 박연폭포라고도 불리는 옥계폭포, 초가을 정취가 그윽한 강선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일품인 송호국민광광지, 영화 ‘집으로’ 첫 장면을 촬영한 도마령 등 영동의 명소도 볼만하다. 피라미를 튀긴 도리뱅뱅이와 금강에서 잡은 생선으로 끓인 어죽도 일품이다. 영동군청 문화체육관광과 043-740-3223

 

■역사에 새겨진 영웅을 만나다

9월 22~24일 홍성 홍주읍성에서 열리는 홍성 역사인물축제는 홍성이 배출한 역사 인물 6인을 배우고 알아가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축제다. 최영 장군과 사육신 성삼문,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과 한용운 선사, 현대미술가 이응노 화백, 전통춤 대가 한성준 선생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위인의 삶을 경험하는 ‘생생한 역사현장 체험’을 비롯해 ‘역사 인물 보드게임’, ‘홍주읍성 소원 걸기’, ‘역사 인물 아트 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밤이면 역사 인물을 주제로 한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진다. 축제장에서 20분 거리에는 김좌진 장군 생가지와 백야기념관이 있고, 홍북읍 노은리에는 최영 장군 사당과 성삼문선생유허비가 자리해있다. 축제 다음 날은 홍주성 천년 여행길을 추천한다. 홍성역에서 출발해 홍주의사총, 홍주향교, 홍주성을 거쳐 홍성전통시장까지 홍성 1000년 역사를 아우르는 걷기 코스다. 홍성군청 문화관광과 041-630-1255

 

불갑사로 드는 길목에 꽃무릇이 가득 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불갑사로 드는 길목에 꽃무릇이 가득 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붉은 꽃 융단을 타고

영광 불갑산상사화축제에서는 붉은 꽃바다에 풍덩 빠져보자.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에서 열리며, 꽃무릇을 포함해 진노랑상사화와 분홍상사화 등이 서식한다. 올해 17회째를 맞는 축제는 9월 15~24일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에서 열린다. ‘상사화 꽃길 걷기’, ‘상사화 결혼식’, ‘참사랑 소원 등 달기’, ‘상사화 야간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특히 인도 공주와 경운스님의 설화를 배경으로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상사화 야간 퍼레이드가 눈길을 끈다. 시간이 넉넉하면 9월 14~17일 두우리갯벌에서 열리는 영광천일염·갯벌축제도 추천한다.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백수해안도로에서 낙조를 감상하거나 법성포에서 굴비정식을 맛봐도 좋다. 영광군청 문화관광과 061-350-5224, 5750

 

함양 산삼축제 ⓒ함양군청 제공
함양 산삼축제 ⓒ함양군청 제공

■꽃무릇 즐기며 산삼 한뿌리 꿀꺽

산 좋고 물 좋은 경남 함양은 9월에 더 특별하다. ‘100세 청춘 실현’을 내건 함양 산삼축제와 신명 나는 물레방아골축제 즐겨보자. 축제의 장 상림공원은 꽃무릇으로 치장된다. 올해 14회를 맞는 함양산삼축제는 함양의 산삼을 맛보고 즐기는 건강 축제다. 산삼골과 산삼숲, 산삼아리랑길, 심마니 저자거리 등 네 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황금산삼을 찾아라’, ‘산삼캐기 체험’에선 직접 황금산삼을 찾거나 산삼을 채취해볼 수 있다. 산양삼 떡 만들기, 산삼 꿀단지 담기 등 산양삼을 이용한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함양산삼축제가 건강 축제라면, 물레방아골축제는 문화예술 축제다. ‘보고 즐기고 화합하고’를 주제로 전국지리산트로트가요제를 비롯해 각종 예술경연과 주민 참여행사가 열린다. 신나는 축제를 즐긴 뒤에는 함양의 양반 문화를 엿볼 차례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 일두 정여창의 흔적을 따라 개평 한옥마을과 남계서원을 둘러보고 시원한 너럭바위와 그림 같은 정자가 인상적인 화림동 계곡을 거닐어보자.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055-960-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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