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뉴시스·여성신문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뉴시스·여성신문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수원대학교 법학과의 강의계획서가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잇따라 반박하는 입장을 내놨지만 여론이 싸늘하다.

지난 21일 SNS에 공개된 류 최고위원의 2017년도 2학기 교양과목 ‘포스트모던사회에서의 여성과 법’의 강의계획서에는 ‘법 속에서 여성의 지위를 찾아보고 남성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현실을 통해서 현대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 본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정작 내용은 성차별적이고 남성중심적이다. 총 15주차의 강의 주제 중에는 △2주차 ‘성범죄가 왜 발생하게 되는가? 간통죄 폐지를 살펴보면서’ △3주차 ‘성매매는 정말 나쁜 범죄인가? 성은 판매할 수 있는가? 위헌이 될까? 독일은 왜 성을 허용하는가’ △4주차 성희롱과 성추행은? 왜 여성은 아니라고 말을 하는데 주저하는가? 남자는 항상 가해자인가’ △5주차 ‘남자도 억울해요! 남자들이 억울한 여성을 위한 법’, △6주차 ‘스토킹은 범죄인가요? 나는 사랑한 죄 뿐입니다. 열번 찍는 중입니다’, 7주차 ‘데이트 폭력, 떠나는 사랑을 잡기 위한 몸부림’, 11주차 ‘임신한 여자는 직장에서 공주인가요 아니면 눈치봐야 하는 입장인가요?’ 등이 포함돼있다.

SNS에는 류 최고위원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류 최고위원은 논란이 시작되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반어적 표현”이라면서 “수업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서 그렇게 썼다. 수업 내용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제발 반어법이길 바란다”면서 조롱섞인 우려를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페미니즘까지 갈 필요도 없이 황당하다. 스토킹이나 성범죄를, 떠나는 사랑을 잡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하다니 기절할 지경”이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과목명이 여성과 법인데 강의 주제가 하나같이 남자 입장만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SNS에서 김모 씨는 “다른 강의 주제내용도 놀랍지만 특히 2강에서 성범죄 발생원인과 간통죄 폐지가 같이 묶여 있는게 가능하냐, 영업도 좋지만 ***이 따로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오모 씨는 “교수 맞아요? 저희 학교 ‘여성과 법’과는 전혀 다르다. 기본적으로 젠더폭력 다룰 땐 여성주의 관점이 필수인데, 이건 뭐 기계식평등주의나 가르치고 있으니”, 전모 씨는 “지금이 18세기도 아니고 21세기에 이런 과목을 개설할 생각을 하셨다니, 빨리 폐강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한테 공감을 잘해준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후 류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강의계획서가 기사화되었다니 많은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린다“면서 “그런데 참 단순한 것 같다. 글자 그대로 읽고 비난하려 애쓰는데. 강의에 초대하려한다"고 재반박하면서 비판하는 이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데이트폭력과 스토킹법은 법에 대한 깊은 고뇌가 있어야지만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주제”라면서 있는 (현행)법을 제대로 적용하는 것과 새로 만드는 것 중 무엇이 나은지, 데이트의 개념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질문했다.

특히 “포퓰리즘적으로 입법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법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법을 간단히 만들어서 해결하려는 근시안적인 방법은 결국 법률공화국이 될 뿐”이라며 “입법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는 걸 잊지말라”고 류 최고위원은 주장했다.

한편 수원대 제보 당사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수업도 안들어 보고 제목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보기엔 반어법적으로 보인다... 실제 강의를 저렇게 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류 최고위원의)실제 수업을 들었던 분의 증언에 따르면 수업 중 ‘맘충’이라는 워딩을 수차례 사용하셨다는 것부터 문제적”이라고 반박했다.

제보자는 그러면서 “개요에 쓰여 있는 ‘성별을 떠나서’라는 문장은 엄연히 사회적 차원에서 존재하는 차별을 개별 사건의 문제로 축소하는 거라 생각한다. 또 데이트폭력이라는 국지적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게 된 맥락을 지우려고 하는 것 또한 사실은 중립적인 얘기 같으면서 기존의 질서에 힘을 실어주는 말”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