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하우스, 한부모가정 주거빈곤 문제 돌파구될까”
“쉐어하우스, 한부모가정 주거빈곤 문제 돌파구될까”
  • 이유진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8.21 22:38
  • 수정 2017-08-2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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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정 ‘주거빈곤’ 심각 

주택상태·만족도 평균 이하 

일본은 2008년부터

한부모가정 쉐어하우스 증가

“한부모 정책, 주거·케어

복지서비스 통합돼야” 

 

김승희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21일 오후 2시 서울시 동작구 서울여성프라자 2층에서 열린 한부모 가정과 주거 주거복지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승희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21일 오후 2시 서울시 동작구 서울여성프라자 2층에서 열린 '한부모 가정과 주거' 주거복지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주거는 생존의 기반이고, 인권이다.”(하야카와 카즈오, 주거복지론, 1997) 국내외 거의 모든 연구의 삶의 질 지표에 ‘주택’ ‘주거환경’ 등 주거 관련사항이 포함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저소득 계층이 불안정한 주거형태 속에 살고 있다. 특히 한부모가정의 경우 주거문제에 있어 매우 불안정한 형태를 보였음에도 이제까지 복지서비스 대상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한부모가정의 주거문제에 집중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주거복지세미나: 지역재생과 주거복지 - 한부모가정과 주거’가 21일 오후 2시 서울시 동작구 서울여성프라자 2층 성평등도서관에서 열렸다. 

먼저 김승희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부모가정의 주거비 부담이 굉장히 심각한 편”이라며 “임차가구의 RIR(소득대비 임대료)가 28.1%로 ‘임대료를 내기 위해 밥을 굶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주거수준 또한 1인당 주거면적이 21.8㎡로 전체평균과 11.4㎡ 차이가 난다”며 “주택상태와 주거환경 만족도 또한 전국평균과 비교해 굉장히 낮은 축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부모가정의 주거실태는 주택유형과 점유형태에 있어서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2016년도 여성가족부의 주거실태조사 결과, 전국평균의 ‘자가’ 비율은 56.8%인데 비해 한부모가정의 자가 비율은 33.8%로 전국평균보다 현저히 낮았다. 또한 ‘전세’ ‘보증부 월세’ ‘무상’의 비율이 모두 전국평균보다 높아 타인의 집에 거주하며 비자발적으로 주거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한부모가정의 주거 지원방향은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까. 김 교수는 “기존의 복지와 달리 주거와 케어의 복지서비스가 통합되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일본의 한부모가정 ‘쉐어하우스’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빈집을 활용한 주거와 케어의 통합지원 방안이나 ‘기업형 한부모가정 쉐어하우스’의 도입 가능성, CSR을 통한 확산 등을 논의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즈니시 리사 교수가 일본 쉐어하우스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쿠즈니시 리사 교수가 일본 쉐어하우스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쿠즈니시 리사 일본 릿교대학 커뮤니티복지학과 교수는 대안 중 하나로 일본 내 쉐어하우스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일본에는 총 123만7700세대(이혼, 미혼모 등 90%)의 한부모가정이 있다”며 “이들의 취업률은 85%로 높은 편이지만 아르바이트 형태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또한 평균수입은 223만엔(근로수입 181만엔) 정도로, 이혼 후 높은 이주율과 주택확보에 있어 큰 어려움을 갖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싱글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해 보니 좋은 일자리가 있어도 ‘육아’ 때문에 혹은 좋은 주택이 있어도 ‘케어’를 받지 못해 원하는 곳에 못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희망하는 지역에서 계속 거주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육아나 가사 등의 케어가 생활 속에 세팅되어 있을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2008년 이후 모자세대용 쉐어하우스 사례가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쿠즈니시 리사 교수에 따르면 쉐어하우스는 당초 수도권에 집중됐으나 지금은 일본 전국으로 퍼져 있다. 나고야의 한 기업은 전국 100개소의 프랜차이즈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이 빈집을 활용하며 복합건물의 한 층 전체를 사용하거나 독채 혹은 집합주택의 메조네트식(한 가구가 2층 구조로 된 것) 형태를 띤다. 욕실, 화장실은 공유하며 발코니나 정원 등이 있는 주택도 있다.

케어는 강제적이지 않지만 조금씩 서로 돕는 형태로 이뤄진다. 주 2회 저녁시간 아이들을 돌보거나 탁아소병설형으로 탁아소를 지역에 개방해 수지를 맞춘다. 또는 공동육아 활용을 장려하고 관리비를 육아지원비로 활용한다. 케어비용을 줄임으로써 주거비를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케어의 필요횟수는 거주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외부서비스 이용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러한 쉐어하우스에도 분명히 한계점이 존재한다. 쿠즈니시 리사 교수는 “보육적인 부분에서 집 주변의 어린이집에 보낼 자리가 없거나, 공간적인 부분에 있어 쉐어하우스 공간의 한계로 과도기적인 주거로 사용될 경향이 있다. 또한 저소득 계층의 경우, 케어부담이 커져 임대료 미납 리스크가 크고 기업의 경우 사업성이 낮다. 쉐어하우스의 주요 소비층인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NPO와의 연대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현아 의원이 강연에 앞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현아 의원이 강연에 앞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부모가정의 주거지원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영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서울시 한부모복지시설은 25개로 작게는 5세대에서 30세대가 함께 거주한다. 그러나 집만 제공되고 있을 뿐이지 다른 서비스와 연계되고 있지는 않다”며 “국내의 제한된 한부모 주거정책을 일본 사례를 통해 돌파구를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노인들과 함께 거주한다면 ‘공공성 획득’이라는 부분에서 정책지원의 타당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한 쉐어하우스의 경우 주로 외부 케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이는 개인적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외부서비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보다는 공동으로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던가, 급할 때 육아부담을 덜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또한 “현재의 ‘주거약자법’으로는 한부모가정, 청년 등의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주거복지 정책과 일반 복지정책의 간극이 생각보다 멀다. 입법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한부모 가구는 375만으로 전체 인구의 8%에 해당한다”며 “한부모가정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거안정’이 기본이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한부모 주거지원의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 또한 “대도시에 거주하는 한부모들은 주거문제만 해결돼도 안정적인 삶이 가능하다”며 “토론회에서 그치지 않고 대안을 계속해서 찾아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한미여성리더십네트워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한국한부모연합이 공동주최했으며, 커뮤니티컨설팅 꾸림이 주관, LH경기지역본부 여성신문이 후원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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