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자생적 여성 소모임 탄생

“평등해야 할 대학 공간이 남성적 코드에 지배당하고 있다.”

“안 좋아, 학내에 여성으로서 발붙이고 있을 환경이 너무 취약해.”

“사례가 필요해. 그리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성문화가 조성될 필요가 있어.”

30대 70의 불균형한 성비, 그 밑에 숨죽이고 있던 인하 여학우들의 억눌린 성의식이 조금씩 분출구를 찾아가고 있다. 인하대 최초 자생적 여성 소모임인 ‘네버어겐’(Never Again)이 지난 달 5일 발족했다. 95학번 류현경 학우, 97학번 윤수진 학우를 비롯한 97, 98학번 여학우 5명으로 결성된 ‘네버어겐’은 국문과 여성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그 출발점으로 하고 있는 모임이다.

“아직은 단체라기보다는 ‘중재자’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해요”라고 말하는 윤수진 학우. 모임의 실질적인 장인 윤학우는 1월 설립된 비대위에서 위원장으로 활동을 했다. 국문과 카페에서 벌어진 성폭력 문제 토론과정에서 설치된 비대위는 윤학우를 중심으로 한 메일을 통한 사례접수와 피해자, 가해자로 나뉘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상황을 중재해왔다. ‘네버어겐’은 이러한 비대위의 성격을 그대로 가지고, 자료집 발간 등 좀 더 구체적인 활동을 위한 중간단계의 소모임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네버어겐’이 하고 있는 활동은 크게 교육과 흔적 남기기. 설립이후 인천여성의 전화와 연대해 몇 차례의 교육을 받고 커리 공유와 자료집 사례 모으기 등이다.

그러나 ‘네버어겐’은 잦은 모임에 비해 그 성격은 과에 한정된 비공식 모임으로 남아있다. 모임의 주요 주제인 사례 모음과정에서 대다수가 공개를 꺼리는 데다 과 이미지 문제 등을 들어 외부로 확대시키는 것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 이들을 좀더 소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그간의 학교 전체적인 분위기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에서 여성관련 정책이 대거 등장했지만 그간의 여성정책은 계속 ‘계획’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학생회, 학교본부 모두 방관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 이 때문에 타 과 연대나 모임의 확대는 아직 시기상조로 보고 있는 것이 이들의 반응이다.

그러나 과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해도 대책위, ‘네버어겐’ 양자가 그 동안 단 한 차례도 공론화 되지 못했던 학내 성폭력 문제에 접근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담배 필 때, 밤늦게까지 작업할 때, 술자리에서 하는 남학우들의 행동을 그냥 불쾌하다고 넘기거나 창피하다고 피하면 지금의 상황은 변화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은 지난 토론 이후의 과 분위기 수습에 더 많은 힘을 쓰고 있지만 피해자나 가해자 나뉘지 않는,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성문화 개발이 저희의 궁극적인 목적이에요”

김은혜/인하대 4년

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