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욱 마술사 ⓒ뉴시스·여성신문
노병욱 마술사 ⓒ뉴시스·여성신문

[인터뷰] 노병욱 마술사  

이은결 마술사 권유로 마술세계 입문

내년 부산세계마술올림픽…“마술사들 사랑해달라” 

“여성이 결혼하면 일하기 힘들다는 선입견과 여자 마술사는 시댁에서 좋아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래서 실제로도 그만 둔 여자 마술사들이 많았다. 프로 마술사 중 여자가 많지 않지만, 올해 마술대회에 여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부산 경성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제12회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이 열렸다. 페스티벌 나이트 매직 갈라쇼 사회자로 노병욱 마술사가 등장했다. 사회자는 마술사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갈라쇼 전체를 이끌어간가는 역할을 맡는다. 자신의 마술을 선보이는 동시에 대중과 소통까지 해야 하는 셈이다. 노병욱 마술사는 볼, 꽃, 옷 등을 이용한 마술을 주로 선보인다. 그는 결혼 관련 마술인 ‘웨딩 마술’이 중심인 액터다.

5일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 전시장에서 노병욱 마술사를 만났다. 그는 학생 기자 활동을 하던 중 이은결 마술사의 권유로 마술을 시작했다. 그는 “연습을 많이 한 친구보다 기본기가 없는 상태로 시작했고, 마술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처음에는 무대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정도였다. 기본기를 쌓을 시간이 없어 쫓기면서 달려왔지만 남들보다 빨리 시작했기에 기회도 많았고 설 무대도 많았다. 특히 여성이기에 기회도 많았다”고 말했다.

여자이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여자이기에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남자 마술사밖에 없었다. 외롭기도 하고 여성이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할 여성 마술사도 없었다. 동료들에게 고민을 상담하기가 힘들었다. 넌 여자구나, 어리광을 부린다. 불만을 토로한다는 식으로 보여질까봐 말도 못 꺼냈다”고 회상했다. 

 

마술계에 입문한 지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그는 “마술이 남성적인 공연이라고 봤을 때 여자 마술사는 희소성이 있다. 취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다”며 “하고 싶지만 못하는 것이 많다. 표현하는 것도 달라서 비경쟁 분야에서 여자이기에 다른 마술느낌이 나는 장점도 있다. 서로 상생이 되기에 불만을 하다가도 좋은 점을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꿈과 비전을 찾고 있는 시기다. 나이가 들어 무대에 서기 힘들 때가 되면 어떤 식의 마술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술을 이용한 뭔가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전부터 미술치료에 관심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미술과 마술을 결합해 치료해 준다면 좋을 것 같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력하면 가능할 것 같다.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마술사는 마술 기술뿐만 아니라 끼를 표출해야 하는 직업으로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쳐진다. 노병욱 마술사가 무대에 설 때 사회자는 그를 ‘미녀 마술사’로 소개를 한다. “사람들이 마술사보다 미녀에 초점이 맞춘다. 그래서 무대에 올라가며 마술사가 아닌 미녀 보조자로 인식할 때가 있었다. 마술이 대중화가 되기 전에는 미녀 보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무대에 오른 한 명의 마술사로 봐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병욱 마술사 ⓒ뉴시스·여성신문
노병욱 마술사 ⓒ뉴시스·여성신문

오는 2018년 세계마술올림픽 부산에서 개최된다. 마술은 특별한 날에만 보는 것이 아니다. 현재 젊고 세련된 마술을 선보이는 마술사 이은결과 최현우를 통해 마술은 서서히 대중에게 친숙해지고 있다. 그 결과 세계마술대회에서 입상하는 마술사들 또한 늘고 있다.

노병욱 마술사는 “내년에 부산에서 세계마술올림픽이 개최된다. 마술사의 축제이다. 일반 관객들이 오셔서 볼 수 있는 세계적인 마술사도 온다.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며 “성공적으로 치러지면 우리나라 마술사들이 힘을 얻고 한국 마술의 발전한다. 대중들이 마술사들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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