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노사 상생 선포식’에서 이갑수(왼쪽에서 둘째) 이마트 사장과 이마트의 3개 노조 위원장이 상생 선언문에 서명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마트
7일 오전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노사 상생 선포식’에서 이갑수(왼쪽에서 둘째) 이마트 사장과 이마트의 3개 노조 위원장이 상생 선언문에 서명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마트

주요 기업들, ‘상생경영’ 드라이브 

대기업 유통업체 노사 첫 상생협약에 

프랜차이즈업계는 갑질현황 개선나서 

주요 기업들이 ‘상생경영’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대기업 유통업체 노사가 첫 상생협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점의 최저수입을 보장하는 등 기업들이 나서서 ‘상생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면적으로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에 대응하겠다고 나서 기업들이 바짝 웅크린 모습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18일 ‘가맹점 분야의 불공정 관행 대책’을 발표했다. 하반기부터는 치킨, 피자, 햄버거 등 외식업종들에 대한 점검에 나서겠다는 것.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혁신위원회도 결성됐다.

김상조 위원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도입된 지 40년이 흘렀다. 매출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했고, 관련 종사자는 8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괄목할만한 성장과는 달리 오너의 추문과 연이은 갑질 논란이 빚어지면서 가맹점주들이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경영윤리와 상생의식은 질적으로 성숙하지 않았다”라며 “본사들이 통행세나 유통 마진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런 수익 구조는 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조윤성 GS25 대표(왼쪽 다섯째)와 전국 GS25 경영주협의회 회장단이 상생 방안에 합의한 후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GS25
조윤성 GS25 대표(왼쪽 다섯째)와 전국 GS25 경영주협의회 회장단이 상생 방안에 합의한 후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GS25

먼저 GS리테일(대표 허연수)은 ‘가맹점의 최저수입권 보장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최근 최저수입 보장 규모 확대 등 가맹점주와 상생 실천을 약속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 향후 5년간 가맹점주들의 비용분담 차원에서 매년 최저수입 보장금 및 전기료 지원금 등 750억원에 이르는 직접 지원방안을 포함 총 9000억원 이상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GS25는 △최저수입 보장 금액 매년 400억원 지원 △심야 운영점포 전기료 매년 350억원 지원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비 5000억원 투자 △모든 브랜드 편의점 근접 출점 자제 △재해 구호활동 등 사회 공익활동 확대에 대한 ‘5대 핵심 상생 지원 방안’을 제시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GS25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맹점주를 비롯한 파트너사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GS25가 모든 생활 편의 서비스의 중심으로 미래 유통산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대표 이갑수)는 지난 7일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이갑수 이마트 사장과 전국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민주노동조합 등 3개 노동조합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상생 선포식’을 개최했다. 양측은 ‘노사상생 선언문’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갈등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생산성 향상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3월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이마트노조와 ‘사원 보호 실천 노사공동 선포식’을 진행했지만, 3개 노조가 모두 참여한 노사 상생 선언은 노조 설립 이후 최초다.

 

김태천 BBQ 대표(왼쪽)와 박열하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 ⓒBBQ
김태천 BBQ 대표(왼쪽)와 박열하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 ⓒBBQ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갑질 논란’에 칼을 빼 든 공정위 방침에 따라 갑질 현황을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제너시스BBQ의 BBQ치킨은 지난달 27일 체인본부 필수 공급 품목의 최소화 등 가맹점과의 상생경영 추진 방안을 공개하고 나섰다. BBQ가 발표한 ‘패밀리(가맹점)과 BBQ의 동행 방안(이하 동행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동행방안은 총 9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우선 필수품목을 최소화하고, 필수품목을 제외한 항목들을 가맹점들이 자율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선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원가 관리를 좀 더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매장 인테리어 시애는 가맹점주 자체 공사를 가능하게 하고, 디자인 개발비·감리비 등을 현실화해 매장 환경에 대한 가맹점주의 자율성을 높인다. 과거 대외 공개가 제한됐던 유통마진도 정부의 가맹사업 정보 공개의 방향이 정해지면 충분히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맹사업에 필요한 주요 정책을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협의, 의결하는 ‘패밀리-BBQ 동행위원회’도 설치한다. 이에 따라 판매가격, 구매가격, 광고·판촉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가맹점과 가맹본부 간의 자율조정을 활성화하고, 가맹점주들의 의견 수렴 창구로 활용한다.

BBQ는 ‘로열티 제도’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최초로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이익을 공유하는 ‘패밀리 주주제도’도 도입한다. 김태천 BBQ 대표이사는 “가맹사업 분야의 거래 공정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번 동행방안 발표를 통해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가맹사업 분야가 더욱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hc치킨 박현종 회장(왼쪽)을 비롯해 bhc치킨 월곡점 가맹점주 등이 16일 한자리에 모여  BSR을 선포하고 있다. ⓒbhc치킨
bhc치킨 박현종 회장(왼쪽)을 비롯해 bhc치킨 월곡점 가맹점주 등이 16일 한자리에 모여 BSR을 선포하고 있다. ⓒbhc치킨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의 위생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교촌은 기존에 운영 중인 현장교육시스템 ‘아띠’ 제도를 활용해 특별히 가맹점의 위생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위생 점검에 그치지 않고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본사의 위생 노하우를 가맹점에 적용하기로 했다. 위생 관리 지원은가맹점의 별도 비용 부담 없이 본사 지원으로 이뤄진다.

특성상 배달을 통한 주문이 많은 가맹점의 현실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배달박스와 오토바이에 대한 위생 관리 지원도 진행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아띠제도를 통해 현장에서 문제에 대한 답을 함께 찾고 개선해나가니 가맹점주님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가맹점과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교촌치킨만의 QSC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bhc치킨(회장 박현종)은 새로운 개념의 사회공헌(CSR) 활동인 ‘BSR’을 선포하고 상생경영 활동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bhc치킨은 매장에서 치킨 한 마리가 판매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희망 펀드’를 조성한다. 매월 5000만원, 연간 6억원 규모로 이는 사회공헌활동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가맹점주와 같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모델이지만, 적립금은 가맹점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전액 본사에서 부담한다.

박현종 bhc치킨 회장은 “독자경영 4년 만에 치킨 업계 매출액 2위로 올라선 bhc치킨은 투명경영과 상생경영 그리고 나눔 영을 가장 큰 가치로 두고 있다”며 “치킨 업계 선두 기업으로서 한 단계 발전된 나눔 모델을 통해 더불어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쏟아지는 기업들의 상생방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지금의 사태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거쳐야 할 꼭 필요한 과정 중 하나”라며 “정권이 바뀌면서 대충 상생방안 시늉만 내는 겉치레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