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4~5월 공공기관 20곳 SNS홍보물 대상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

성역할고정관념·외모지상주의 조장 표현에 개선 권고

 

근로복지공단의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 홍보물. ⓒ근로복지공단 페이스북 캡처
근로복지공단의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 홍보물. ⓒ근로복지공단 페이스북 캡처

날씬해지기 위해 울면서 운동하는 여성? 사장은 남성만, 주방 담당은 여성만? 최근 공공기관 SNS엔 시대에 뒤떨어진 성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내용이 포함된 홍보물들이 눈에 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20개 공공기관의 페이스북에 게시된 1261건의 홍보 동영상과 이미지에 대해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를 실시해 12개 기관의 17개 홍보물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해당 기관에 개선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공공기관 홍보물을 대상으로 한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개선 권고 내용을 보면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내용(13건), 여성이 남성 의존적이라는 편견을 강화하는 내용(2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홍보물(1건),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내용(1건) 등이다. 이 중 근로복지공단의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 홍보물은 날씬하지 않은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운동에 매진하고, 날씬한 여성은 흐뭇해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할 우려가 제기됐다. 

 

안전보건공단의 ‘산재예방요율제 안내’ 홍보물. ⓒ안전보건공단 페이스북 캡처
안전보건공단의 ‘산재예방요율제 안내’ 홍보물. ⓒ안전보건공단 페이스북 캡처

 

안전보건공단의 ‘근로현장의 안전, 그것이 알고 싶다’ 홍보물. ⓒ안전보건공단 카카오스토리 캡처
안전보건공단의 ‘근로현장의 안전, 그것이 알고 싶다’ 홍보물. ⓒ안전보건공단 카카오스토리 캡처

안전보건공단의 ‘산재예방요율제 안내’ 홍보물은 건설업, 제조업 등의 직종은 남성을, 서비스업 직종 종사자는 여성으로 묘사했다. ‘근로현장의 안전, 그것이 알고 싶다’ 역시 ‘사장은 남성, 주방 담당은 여성, 배달원은 남성’ 등 성별고정관념에 기반한 인물 묘사가 눈에 띈다. 이는 성별에 따라 직업이 분리된다는 편견을 가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권고를 받았다. 

 

한국환경공단의 ‘물 부족 문제해결’ 홍보물. ⓒ한국환경공단 페이스북 캡처
한국환경공단의 ‘물 부족 문제해결’ 홍보물. ⓒ한국환경공단 페이스북 캡처

한국환경공단의 ‘물 부족 문제해결’ 홍보 포스터엔 물 부족 상황에 직면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소극적인 여성과, 컴퓨터 앞에 앉아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남성이 그려졌다. 여성이 남성 의존적이라는 편견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의 ‘가정의 달 4행시 이벤트’ 홍보물. ⓒ근로복지공단 페이스북 캡처
근로복지공단의 ‘가정의 달 4행시 이벤트’ 홍보물. ⓒ근로복지공단 페이스북 캡처

 

한국도로공사의 ‘네가 가는 길이 정답이야’ 홍보물 캡처 ⓒ영상 캡처
한국도로공사의 ‘네가 가는 길이 정답이야’ 홍보물 캡처 ⓒ영상 캡처

여성과 남성이 다양한 활동에 균형 있게 참여하는 모습을 그리거나,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한 공공기관 홍보물 우수사례도 9건 발굴됐다. 근로복지공단의 ‘가정의 달 4행시 이벤트’ 홍보물은 남성이 여성과 함께 자녀를 돌보는 모습을 그려 남성육아 인식 확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도로공사는 ‘네가 가는 길이 정답이야’라는 홍보물에서 정비 분야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여성의 모습을 통해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정부 부처별 대표 공공기관과 SNS 홍보가 활성화된 기관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공공기관 SNS의 파급력과 선도적 역할을 고려할 때 성평등 의식 확산에 큰 의미를 지닌다”며“각 기관이 소속 직원에 대한 성인지 교육을 실시하고 홍보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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