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 주간

8월 14일 기림일 맞아 곳곳서 행동

 

“재판에 졌지만 내 마음은 지지 않아.”

일본에 사는 유일한 일본군‘위안부’ 생존자 송신도(97) 할머니의 뜨거운 증언이다. 16살에 중국으로 끌려갔던 송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며 1993년부터 10년 동안 법정투쟁을 했다. 결국 패소했지만 그는 지치지 않고 지금도 일본 정부에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송 할머니 뿐 아니다. 아직도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 238명 가운데 37명이 생존해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매년 8월 14일은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이다. 올해도 기림일을 맞아 국내외 곳곳에서 다채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이하 정의기억재단)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제5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오는 9일~15일까지 기림일 주간을 지정해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정대협과 예일여자고등학교는 9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2017 김학순, 다시 태어나 외치다’를 주제로 세계연대집회를 연다.

이어 10일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그린 영화 상영회와 소설 작가 간담회가 잇따라 열린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어폴로지’가 상영된다. 상영 후엔 관객 간담회도 진행된다.

오는 11일 오후 7시~9시까지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는 소설 『한 명』을 집필한 ‘김숨 작가와의 대화’ 자리가 마련된다. 소설 『한 명』은 ‘위안부’ 피해자임을 숨긴 채 살아온 주인공이 과거 경험과 싸우며 현재의 ‘나’를 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측은 “김숨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권명아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교수가 맡는다. 참가 희망자는 온라인 링크(http://goo.gl/qSMjmx)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위안부 기림일 당일인 14일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14분까지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전시 및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 12시 40분부터 1시 10분까지는 국민모금선포 기자회견이 열린다. 20만 동행인 경과를 보과고 국민모금 출범을 보고·결의한다.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는 나비문화제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마련된다. 가수를 꿈꿨던 길원옥 할머니는 이날 음반을 발표하고 노래 공연에 나선다.

해외에서도 기림일 주간을 맞아 다양한 공동행동이 진행된다. 독일, 미국,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캐나다, 호주 등 7개국 19개 지역에서 연대 집회와 추모제, 콘서트, 강연 등이 열린다. 또 기림일 주간에는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운동 캠페인, ‘해방의 벽-해방을 위한 나비 메시지 캠페인’ 등 캠페인도 함께 진행한다.

매년 8월 14일은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이다. 1991년 8월 14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사실 최초 증언한 날이다. 김학순 할머니는 “내가 살아 있는 피해자다. (일본은) 어떻게 그런 뻔뻔한 거짓말을 하느냐!”며 가해국 일본 정부를 향해 ‘전쟁범죄 인정과 공식 사죄’를 촉구했다.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을 기억하고, 전시 성폭력 문제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2012년 11차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제정됐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8월 14일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로 지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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