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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현/ 한국NGO네트워크 코오디네이터

6일~16일까지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45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 줄여서 CSW라 함)과 주제는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S)와 인종차별 그리고 향후 5년간의 계획-이렇게 3가지였다. 에이즈의 세계적 확산, 특히 나이 어린 소녀층에의 확산은 전 인류에게 위협이 되고 있으며 특히 남자에 비해서 여자의 감염률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은(아프리카의 경우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의 감염률이 남성의 2배 가량) 여성이 현실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특히 무력분쟁지역에서 집단적인 강간, 강제된 매춘등이 이런 불이익을 증대시키고 있기 때문에 정책결정에 여성 참여의 당위성이 강조되었다.

또 인종차별은 유엔헌장에 나와있는 인종, 성별, 피부색, 종교, 언어, 정치적 신념 등 그 어느 것에 의해서도 차별받을 수 없는 인간의 평등한 권리가 현실적으로는 심각한 차별현상을 보이며 그중에서도 여성에 대한 차별은 성차별과 겸하여 이중적 차별이 되고 있음이 논의되었다. 이 여성차별을 포함한 인종차별의 의제를 가지고 오는 8월말 남아공에서 세계대회가 준비되고 있다.

이 주제들은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은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에이즈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외국인노동자의 증가로 민족간의 이질감 표현의 차원을 넘어서서 집단적인 차별과 혐오의 조짐이 보인다는 점에서 주의해 볼만한 의제였다.

그러나 이번 CSW참가의 국내적 의의는 처음으로 출범한 여성부가 UN에서 한국의 여성지위 향상의 결과와 노력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데 있다고 하겠다. 여성부에서는 자축의 의미도 겸하여 여성부장관을 수석대표로 각 부처 여성정책관과 NGO대표들을 포함하여 대표단을 만들었고 불과 몇년 전까지 NGO로서 여성운동의 현장에 있었던 이연숙, 김정숙, 최영희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들의 참가는 풍성한 화제거리였다.

한국여성 NGO 네트워크에서는 ‘한국여성운동에 있어서의 GO와 NGO의 협력관계’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뉴욕의 교민사회에서 활동하는 여성인사들을 초청하였다. 여협과 여연은 각기 준비한 발표문과 영상물을 통해 두그룹이 해온 여성운동을 요약하여 보여주었고 네트워크측은 NGO운동의 전망과 제안을 함으로써 외국인 참가자들과 교포들에게 한국여성운동의 개요를 보여주었다.

특히 뉴욕의 교포들은 처음으로 교포들을 포함한 기획이 이루어진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해외에 있는 교포여성들의 엄청난 능력과 경험이 국내 여성운동에 유입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라는 제의를 하였다.

여성문제에 있어서 GO와 NGO의 구분을 넘어 함께 협력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도 아닌 당연하다면 당연한 현상이지만 GO는 건실한 NGO의 육성을 위해, 그리고 NGO는 진정한 의미의 공익단체로서 GO의 감시자인 동시에 GO의 향방을 선도하는 이념적 주체로써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쌍방의 협력과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세계의 어느 나라도 독자적인 정책결정이 어려운 세계화의 시대에 국제활동의 중요성은 더욱 증가될 것이 분명할진대, 이런 협력은 국제 활동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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