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개 국내외 여성단체,

정전협정 체결 64주년 맞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촉구

협상단에 여성 50% 참여·

과도한 국방예산, 약자 위한

복지비로 전환 등 촉구

 

정전협정 64주년인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YWCA연합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여성본부, 경기여성네트워크 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정전협정 64주년인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YWCA연합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여성본부, 경기여성네트워크 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30년간 이뤄진 다양한 분쟁 해결 과정에 여성이 참여하면 평화 구축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그 협정이 보다 지속가능하거나 영구적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 구축에 여성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7월 27일 정전협정 64주년을 맞아 (사)우리누리평화운동,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여성본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등 국내외 94개 여성단체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건없이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 △남북한의 모든 민간인 교류와 협력 사업 전면 허용과 단절된 여성교류의 재개 △UN안보리 결의안 1325에 근거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단에 여성 50% 참여 보장 △과도한 국방예산을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비로 전환 △해외평화민주활동가들의 입국금지 조치 전면 해제 등을 다섯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이들은 “3개국 군사령관의 서명으로 전투행위의 중단만을 서명한 정전협정은 이후 제네바 정치회담의 실패로 오늘날까지 한반도에 전운을 감돌게 하고 있다”면서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지 못한 상태에서 한반도 사람들은 오늘날까지 전쟁과 갈등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정부는 7·4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그리고 10·4선언 등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은 남북한의 건설적인 협조와 합의를 보여줬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이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한반도의 분단과 전쟁은 여성들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현재도 여성에게 빈번하게 가해지고 있는 여러 종류의 폭력사건과 밤길 불안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당시 무수한 여성들이 특수 위안대, 미기지촌 여성, 전쟁 미망인, 이산가족,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되어야 했으며, 이들은 결핍과 공포, 폭력을 점철된 피폐한 삶을 살아내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평화와 정의의 행진을 시작하려 하지만 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정전협정”이라며 “만일 우리가 냉전체제의 비극과 적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다시금 한반도와 동북아를 전쟁으로 내몰 것”이라고 말했다.

 

정전협정 64주년인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YWCA연합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여성본부, 경기여성네트워크 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오른쪽부터 경기여성단체연합 이정아 공동대표, 615여성본부 최진미 공동대표,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안김정애 대표, WomenCrossDMZ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 기획실행위원, 전 미 육군 앤 라이트(Ann Wright) 대령, 통역자, 전 북한주재 국제기구 에와 에릭슨(Ewa Eriksson Fortier) 총책임자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정전협정 64주년인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YWCA연합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여성본부, 경기여성네트워크 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오른쪽부터 경기여성단체연합 이정아 공동대표, 615여성본부 최진미 공동대표,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안김정애 대표, WomenCrossDMZ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 기획실행위원, 전 미 육군 앤 라이트(Ann Wright) 대령, 통역자, 전 북한주재 국제기구 에와 에릭슨(Ewa Eriksson Fortier) 총책임자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김성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사장은 “휴전협정 후 지금까지 64년간 평화협정으로 바꾸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울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그때 평화협정을 못 맺고 휴전협정햇던 것은 강대국들 때문이고, 우리는 냉전의 희생자였다. 또 다시 강대국들의 무기산업과 패권경쟁에서 한반도가 다시 전쟁터가 될 수도, 돼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입국금지 조치를 당했다가 해제된 여성 평화운동가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 위민크로스DMZ 기획실행위원은 “입국금지조치 해제는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상징이라 생각한다. 평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향한 발걸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다른 평화활동가들,민주주의운동가들의 입국금지조치를 전면 해제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북한을 방문한 뒤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남한으로 건너온 후 입국이 금지됐다.

전 미 육군 앤 라이트(Ann Wright) 대령은 “한국에만 2만8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의 평화협정에 반대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여러 이유 중에 군수산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엄청난 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전직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와 평화협상을 시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40년 넘게 국제인도주의 지원활동을 해온 전 북한 주재 국제기구 에바 에릭슨(Ewa Eriksson Fortier) 씨는 “새 정부는 유엔(UN)이나 국제기구, 시민 등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정치적인 이유로 막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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