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환경연대 31개 의류브랜드 조사

여성의류 브랜드 70%는 XL 안 팔아   

여성단체 “비현실적인 체형 기준 바꿔야 

왜곡된 마네킹이 여성들 몸 불만족 키워”

 

여성환경연대, 불꽃페미액션, 언니미티드 등의 여성단체들이 26일 서울 중구 명동역 근처에서 여성 건강권과 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문제는 마네킹이야’ 기자회견을 열어 실제 모델과 일반 마네킹이 포즈를 취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환경연대, 불꽃페미액션, 언니미티드 등의 여성단체들이 26일 서울 중구 명동역 근처에서 여성 건강권과 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문제는 마네킹이야’ 기자회견을 열어 실제 모델과 일반 마네킹이 포즈를 취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단체들이 비현실적인 체형의 마네킹과 의류브랜드의 제한적인 옷 치수를 비판하고 나섰다. 여성에게 획일화된 몸매를 강요하고 몸에 대한 불만족과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여성환경연대는 26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류브랜드 31곳 중 여성의류 사이즈 중 엑스스몰(XS)부터 대형 치수인 엑스엑스라지(XXL)까지 모두 갖춘 브랜드는 1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여성환경연대는 7월 한 달간 후아유, FOREVER21, 지오다노, 유니클로, 로엠 등 31개 의류브랜드의 반소매·블라우스·청바지·미니스커트·원피스 등 5개 품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XS부터 XXL까지 모두 구비해 판매하고 있는 곳은 H&M 단 1곳뿐이었다.  

온라인 공식쇼핑몰 조사결과, 반팔의 경우 31개 브랜드 중 XS 이하를 갖춘 브랜드는 7개, XL 이상을 갖춘 브랜드는 11개에 불과했다. 미니스커트는 26개 브랜드 중 XS 이하를 갖춘 브랜드가 6개, XL 이상을 갖춘 브랜드가 2개 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라우스는 31개 브랜드 중 XS 이하를 갖춘 브랜드가 7개, XL 이상을 갖춘 브랜드가 8개였다.   

 

여성환경연대, 불꽃페미액션, 언니미티드 등의 여성단체들이 26일 서울 중구 명동역 근처에서 여성 건강권과 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문제는 마네킹이야’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환경연대, 불꽃페미액션, 언니미티드 등의 여성단체들이 26일 서울 중구 명동역 근처에서 여성 건강권과 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문제는 마네킹이야’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서울 중구 명동과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의 12개 브랜드 조사한 결과, XL 사이즈를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가 스파오, 유니클로, FOREVER21, H&M 등 단 4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여성환경연대는 “실태조사를 통해 여성 외모에 대한 압박과 잣대가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의류브랜드는 다양한 사이즈를 제작·판매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성환경연대는 “2015년 국가기술표준원 조사에 따르면 20∼24세 한국여성의 평균 키는 160.9㎝임에도 대부분의 마네킹은 175∼180㎝”라면서 “마네킹 허리둘레는 약 24인치이지만 한국 여성 표준체형은 약 28인치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비정상적으로 왜곡된 마른 마네킹의 몸이 정상인 듯 곳곳에 전시된 것을 볼 때 여성들은 ‘내 몸이 정상이 아니구나’라는 불만족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다”며 “표준체형에 맞거나 다양한 체형을 구현한 마네킹이 전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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