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올해 차 음료 시장 3000억

2020년에는 4000억 규모로 전망

아시아 차 시장, 커피의 2.3배

2030 위한 ‘블렌딩 티’에 관심

 

국내 티(Tea) 시장 급성장

커피 대체재로 여겨지며 외면받아온 국내 차(Tea) 음료 시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몸에 좋은 음료를 찾으며 차를 찾기 시작하자 유명 커피 업체뿐 아니라 스타트업 업체들까지 관련 사업에 뛰어들며 차 음료 시장 키우기에 나섰다.

업계는 올해 국내 ‘차 음료 시장’의 규모를 약 3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2015년 차 음료 시장 규모가 2500억원이었던과 비교해 매년 200~300억씩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올해 차 음료 시장이 지난해 2800억원대보다 커진 3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추세면 2020년에는 약 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 차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차 생산량은 약 100% 증가하면서 연평균 25%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23만1970톤에서 2014년 46만3975톤으로, 같은 기간 다(茶)류 수입량도 52.3% 늘었다. 아시아 차 시장 규모도 커피 시장의 2.3배로 2020년까지 연평균 7.5% 성장할 전망이다.

티 프랜차이즈 업계 가맹점 확장

오가다, 공차, 오설록 등 국내 티 프랜차이즈 업계도 덩달아 급성장했다. 2009년 세계 최초 한방차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시작한 카페 오가다는 수많은 커피 브랜드 사이에서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설립 8년 만에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티 브랜드가 됐다. 오가다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오가다의 현재 국내 매장 수는 90여개, 2017년 상반기 신규 매장 수는 15개로 집계됐다. 이은혜 오가다 팀장은 “상반기 15개점을 오픈했고, 하반기 25개 추가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작년 총 24개 오픈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오가다는 전국 90여개 매장에 ‘배도라지 블렌딩티’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신메뉴를 시즌마다 선보이며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2012년 대만 본사로부터 한국 브랜드 판권을 받아 국내 시장에 론칭한 공차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764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상각전영업이익률이 22%로 이는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 20% 안팎과 비교되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공차의 인기메뉴인 ‘밀크티’는 론칭 이후 누적 판매 1억잔을 돌파하기도 했다.

공차의 7월 기준 전국 매장 수는 370여개다. 공차 홍보 담당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51개 매장이 신규 오픈했다”며 “전년도와 비교해 2017년 상반기까지 15개 점포가 더 증설됐다. 올해만 90여개 점포를 새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창업자인 고 서성환 회장이 설립한 차 전문 브랜드다. 오설록은 7월 국내 기준 티하우스 14개, 티뮤지엄 1개, 티샵 39개 등 총 54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오설록 담당자는 “올해 8월 스타필드 고양점 및 하반기 1~2개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티 시장 진출

이처럼 티(Tea)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발 빠르게 다양한 티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티 메뉴 확대가 한계에 다다른 신규 가맹점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해 10월 전국 매장에서 티 전문 브랜드 ‘티바나’를 출시해 열흘 만에 100만 잔을 판매했다. 그 후 지난해 말까지 약 4개월간 팔려나간 차는 700만잔으로, 월평균 175만 잔이 판매됐을 정도다. 티바나는 1997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사업을 시작한 차 전문 매장이다.

단지 스타벅스에서 판매됐기 때문에 많이 팔린 것일까. 사례를 이디야로 확대하면 정답이 명쾌해진다. 비슷한 시기 커피 전문가맹점 1위 이디야가 론칭한 차 브랜드 ‘블렌딩 티’도 역시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이디야 블렌딩티는 지난해 12월 이디야가 차 시장 공략을 위해 선보인 자체 티 브랜드로 월평균 52만잔씩 판매되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밖에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5월 커피 전문점 업계 최초로 차 브랜드 ‘TWG’와 독점계약을 맺고 전 매장에 티 메뉴를 선보였다. TWG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명품 차(茶) 브랜드로, 매년 전세계 차 재배지에서 수확한 최상급 찻잎으로 제품을 만들어 마니아층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유명하다. 커피 앤 머핀 전문점 마노핀과 설빙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티 시장에 뛰어들었다. 마노핀은 유자 음료 3종을 출시했고 설빙은 ‘통통 유자차’ 2종을 새로 추가하며 전통차 메뉴 라인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티를 통해 체내에 독소를 제거해준다는 디톡스 효과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며 “티 메뉴 확대는 포화상태에 이른 커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렌딩 티’ 스타트업 속속 등장

무엇보다 최근에는 20~30대 등의 입맛과 라이프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재료를 혼합한 ‘블렌딩 티’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건강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직접 내려먹는 티를 선호하는 것을 주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블렌딩 티를 내세운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2016년 창업한 티앤에이치코리아 ‘큐가든’에서는 전 세계 각국의 찻잎과 한국의 특산물을 혼합한 이른바 ‘한국형 블렌딩 티’를 만들고 있다. 티앤에이치코리아는 오는 8월 큐가든의 모든 티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직영 매장을 오픈한다. 현재까지 큐가든에서 판매 중인 티는 총 21개로 체험형 매장에서 이를 맛볼 수 있다.

힛더티는 ‘블렌딩 티’ 전문 스타트업을 표방하며 등장했다. 힛더티는 한식과 육류, 빵, 면 등 한국인이 즐겨 먹는 대표 음식에 어울리는 차를 개발해냈다. 푸드 시리즈로 총 5종의 블렌딩 티를 선보였다. 여러 재료를 혼합해 맛과 향이 다른 수천여 종의 차를 만들어내는 게 티의 매력.

공차 홍보담당자는 “차(茶) 혹은 티(Tea)라고 하면 전통적이고 고루하게 생각하며 마시기 어려운 음료로 인식하던 것이 조금씩 친근하게 다가오는 계기로 보인다”며 “이제는 가능성 있는 시장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시장으로 나아가 커피만큼이나 티가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운 일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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