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출마 여성은 누구?

주부, 직장인, 전문직 등

경험·경력 등 다양

여성이 의회에 진입해

생활정치 실현하려면

조직활동 과정 필요

 

김원홍·이현출. 2010. 지방의회 여성의원 의원경력 지속 및 확충 방안 연구 중.
김원홍·이현출. 2010.' 지방의회 여성의원 의원경력 지속 및 확충 방안 연구' 중.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들이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이 되고자 할 때 지방의회는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지방자치단체장부터 기초의회 의원까지 4000여명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에는 어떤 여성들이 출마해왔을까. 여성들의 정치 진입이나 성장·좌절 과정의 경험과 정보가 있다면 지방의회에서 여성정치세력화의 양적·질적 성장에 도움될 것이다.

그러나 여성 지방의원들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자료는 많지 않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통계는 정보가 제한적이며 현직 여성 지방의원들의 단체인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에도 의원들의 경력 등을 조사한 정보가 없다. 비교적 최근 상세하게 조사한 자료 중 하나가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후 10명의 전·현직 의원들을 상대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원홍 연구위원이 조사·분석한 보고서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로 참여한 10명 중에는 정당의 공천 약속을 받고 영입된 경우와 지역위원회를 통해 정당 활동을 시작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또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가족의 선거활동을 돕기 위해 정당에 입문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전문경력자든 전업주부든 직업의 구분을 떠나서 대다수가 지역사회나 공동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공통분모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최초 당선의 결정적인 요인은 크게 정당과 후보자로 요인을 분류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위원장과 지역 공조직의 지원과 소속 정당의 지지도가 영향을 미쳤다. 또 후보자의 경력과 활동영역에 따라서 인지도가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큰 것으로 보인다.

해당 조사 중 정당 입문 이전의 경력, 정당입문 방법, 최초당선까지의 소요기간 등에 관한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한다.

지역공동체에 관심이 공통점

조사 대상자들은 정당 입문 이전에 주로 재야단체, 여성단체, 지역사회에 기반한 사회단체 활동에서 활동했다. 석·박사 과정의 전문 학위과정을 수행한 경우도 많았다. 특히 직장인, 전업주부, 의료법인 경영 등 경력이 다양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정당입문의 계기로는 응답자 중 3명이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약속받고 외부 영입된 경우에 해당하며, 또 다른 3명은 지역위원회(구 지역정당)를 통해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2명은 중앙당의 당직자로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외부 영입의 경우 대부분 공천 목적으로 선거 전에 임박해 정당에 입문하기 때문에 최초 당선까지의 소요 기간이 대부분 6개월 미만으로 짧은 편이다. 응답자 H는 여성단체 연합에서 활동하면서 여성할당제 도입운동을 하던 와중에 만났던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선거 6개월을 앞두고 입당권유를 받아 출마해 당선됐다. 응답자 C는 의료법인을 경영하면서 지역사회 활동을 하던 중, 선거를 얼마 앞두고 지인의 권유 및 추천으로 현재 소속정당의 시도당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되어 바로 당선됐다. 응답자 E는 공공분야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던 중, 한 공식석상에서 모 국회의원으로부터 자신의 지역구 시의원 후보직을 권유받고 정당 입당과 공천, 선거운동을 거의 동시에 진행해 당선됐다.

반면, 지역 시도당과 중앙당을 통해 입당해 정당 경력을 쌓아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응답자의 경우 최초당선까지의 소요기간은 외부영입자들에 비해 상당히 길었다. 최초 당선까지 최소 5년에서 10년, 15년, 18년까지 소요됐다.

응답자 G는 학생운동, 재야민주화단체활동을 거쳐 당직자로 5년간 활동했다. 지역 시도당 행사 뿐 아니라 소속 지구당 국회의원 선거 시 총선기획실장직을 수행하는 등 지역 선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공조직 사람들과 교류하고 지구당위원장과도 가깝게 지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지방선거에서 첫 출마해 광역의회 의원으로 당선되었다.

또 다른 응답자 A는 남편의 권유로 지역 시도당에 가입했고, 지방선거에 첫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다음 선거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했고, 그 다음 선거에서 교체된 지역위원장에게 공천받고 출마하여 당선돼 총 10여년이 소요됐다. 마찬가지로 응답자 D의 경우도 지역시도당에 입당해 활동하다가 여성정치인으로서 전문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던 중 정치전문 여성단체가 실시하는 여성정치지도자 교육, 후보자 교육 등을 받으면서 정치에 대한 꿈을 본격적으로 키워가기 시작했으며, 정당에 입문한지 약 15년 만에 처음 광역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됐다.

한편 여성이 의회라는 공적제도에 진입해 생활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직업훈련과 마찬가지로 공적 활동에 대한 훈련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현직 지방의회 의원들은 강조했다. 시민단체든 생활협동조합이든 조직활동을 통해 훈련이 돼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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