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신세계관 ⓒ이화여대
이화여대 신세계관 ⓒ이화여대

국내 최초 대학 내 고위과정

47년간 수료생 3766명 배출

대부분 고위직 또는 전문직

회계관리부터 빅데이터까지

경영에 실질적 도움되는

강의 중심으로 교육

‘이영회’ 통해 수료 후에도

지속 교류·사회공헌 활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늘었다고 하지만 기업 경영인과 임원 대부분은 여전히 남성이다. 지난 5월 세계여성지도자회의(Global Summit of Women)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인맥이 사업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여성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1970년도에 시작된 이화여대 이화여성경영자과정은 여성 경영인과 각계 전문직 여성들에게 든든한 네트워크가 되고 있다. 한국의 첫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당시 법정대학장) 박사가 전문직 여성인력을 위해 개설한 여성경영실무강좌가 한국 대학 역사상 최초의 고위과정으로 발전해 오늘에 이르렀다. 47년이 지난 올해 여름까지 배출한 수료생은 모두 3766명. 오는 9월에는 제96기 신입생들과 가을 학기를 시작한다.

김성국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각 대학마다 비슷한 과정이 많지만 이화여성경영자과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고위자과정이라는 점에서 전통과 역사에 부합하는 최고의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 목표는 여성 경영자의 전문성과 윤리성, 유연성을 겸비한 국제적 감각의 최고경영자(CEO)형 인재 양성이라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수료생의 70% 이상이 경영인이나 임원 또는 전문직이다.

 

김성국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왼쪽)과 최후자 이영회연합회장. ⓒ이화여대
김성국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왼쪽)과 최후자 이영회연합회장. ⓒ이화여대

교육과정도 조직경영의 핵심이 되는 지식 습득이 그 목적이다. 경영학은 물론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강의도 제공한다. 특히 빅데이터는 이화여대가 2년 전 선도적으로 도입한 과목이다. 당시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만 강의가 개설됐던 것을 이화여대도 학부와 경영전문대학원에 정식 학위과정으로 개설했고, 이어 경영자과정에서도 강의를 제공한다. 단,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화여성경영자과정 수업이 실제로 학생들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CEO는 특히 회계를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생산·판매를 많이 해도 회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회계는 경영에서 최종단계의 학문이라고 해요. 경영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회계관리의 개념을 배운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강의를 듣고 나면 재무제표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회계부서도 긴장하고 기업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어요. 미국에서 성공한 CEO들이 회계에 밝은 분들이 많습니다.”

이화여성경영자과정의 장점은 수료 이후 이영회연합회(이하 이영회)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영회는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교육사업과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여성단체다. 이영회는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교육사업과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여성단체다. 43기 김용순 신성반도체(주) 대표이사, 51기 홍명희 (재)아름다운가게 이사장, 57기 이복자 은산문화재단 이사장, 59기 이경옥 (주)동구바이오제약 회장, 65기 김정자 유진기공산업(주) 회장, 68기 이영복 메이필드호텔 사장, 71기 최선희 (주)케어 대표, 92기 서기분 (주)이화유니폼 대표이사 등 수료생들은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네트워크의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화여대 신세계관 ⓒ이화여대
이화여대 신세계관 ⓒ이화여대

지난 4월부터 이영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후자 (주)순우리인삼 대표는 이영회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기업 CEO 입장에서 경영 이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수료생과 재학생이 함께 들을 수 있는 강좌를 마련할 예정이며, 앞으로 경영계의 이슈인 국제회계기준인 IFRS에 관한 특강도 계획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화여성경영자과정에 입학하는 후배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라며 “경영을 공부하고 싶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참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남편 대신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IT가 발달하면서 여성들의 창업이 늘고 있는 변화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4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이영회의 역사와 정신을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학교가 직접 이화여성경영자과정을 개설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강의 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졸업한 많은 선배들이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많이 쏟아왔기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화여성경영자과정과 이영회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저도 선후배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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