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산산약초 영농조합 이현수 대표

유기농 인증, 생산이력제 도입

산양삼으로 비누, 치약도 개발

 

‘보물섬 황칠’ 이나미 대표

남해 기후 맞는 황칠나무 재배

“농가 지원 시스템 정비해주길”

 

향산산약초영농조합 이현수(가운데) 대표가 직접 캔 산양삼을 들고 있다. 아들 재용(왼쪽), 딸 영실씨도 임업 후계자로 지정된 임업인 가족이다. ⓒ이현수씨 제공
향산산약초영농조합 이현수(가운데) 대표가 직접 캔 산양삼을 들고 있다. 아들 재용(왼쪽), 딸 영실씨도 임업 후계자로 지정된 임업인 가족이다. ⓒ이현수씨 제공

1차 산업 위주의 산림산업이 문화와 서비스가 결합된 6차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산림이 미래 먹거리 산업이자 신성장 동력으로 뻗어 가는데 융복합 산업은 필수불가결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은 “산림은 특성상 장기간의 시간과 재원이 투입된다. 투자회수기간이 매우 긴 산업”이라며 “이 과정에서 융복합 산업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산림에서 수익이 나오고 다시 산림에 재투자되는 자립형 선순환 구조가 된다면 산림의 지속가능성은 높아진다. 전문가들이 임목재해보험이나 직불제를 강력히 주장해온 이유도 산림경영의 유인책으로 이들 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림조합중앙회 역시 사유림 경영 활성화, 임산물 유통시스템 혁신 등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기본방향으로 잡고, 다차산업을 통해 산림이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단기소득 임산물 재배와 가공, 유통 시장이 커지고 임업분야 6차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섬세하고 꼼꼼한 여성 임업인들의 활약도 커지고 있다.

“무서운 것 없던 시절이었죠.” 전북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에서 30ha 대면적 임야를 소유한 이형순(69)씨의 말이다. 이씨는 이곳을 우량 참나무 임지로 육성하고 표고버섯과 감 재배로 톡톡히 성과를 냈다.

표고버섯을 생산한 지 벌써 45년을 넘겼다. 2만본도 재배한 적 있다니 규모가 크다. 이씨는 “길이 15년 전에야 났다. 그전에는 집에서 저수지에 나룻배를 띄어 일했다”고 회상했다. 작업로 주변에는 떫은감을 식재했다. 곶감은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적인 임산물이다. 인공 건조나 유황 처리를 하지 않고 자연 건조를 고집했다. 다량 생산보다 고품질 청정임산물을 생산해 완주군 임산물의 질을 높였고, 지역 임업인들의 임산물을 수매해 재배자들에게 판로도 열어줬다. 산림복합 경영을 통해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게 산림조합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충북 단양군 향산산약초영농조합 이현수(56) 대표는 20년간 산양삼을 재배하면서 산양삼을 주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 판매하고 유기농 인증, 생산이력제 도입 등으로 품질 차별화를 꾀했다. 산촌미리살아보기 캠프 강의와 컨설팅을 통해 재배기술 전파에 노력해 40여 임가가 산양삼을 재배하고 있다. 산양삼 부문 유기농 전국 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씨뿐 아니라 아들 임재용, 딸 영실씨도 임업 후계자로 선정된 임업인 가족이다. 한국임업진흥원이 산양삼 재배 모범농가로도 선정했다.

“제가 보유 중인 삼이 많은데 가공품으로 술을 개발했어요. 기본 밑술에 산양삼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려 술에 담아 제품화하는데 꼬박 2년을 투자했죠.” 산양삼으로 비누와 치약도 개발했다. 요즘은 산양삼 치약이 미백이나 구내염에 효능이 있는 지 연구 중이다. “산에 많이 다니니 잔 상처도 나고 벌레에 물리는데, 산양삼 잎사귀나 줄기로 문질렀더니 상처 치료가 되더라고요. 술을 담그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산양삼으로 비누와 치약을 만들었죠.”

산양삼은 파종만 인위적으로 할 뿐 산삼처럼 자연방임 형태로 5∼7년 이상 재배해야 가치를 인정받는 고부가가치 임산물이다. 2012년 한국임업진흥원의 잔류 농약, 화학 비료, 중금속 검사를 거친 제품만 유통될 수 있도록 특별관리 임산물제도가 도입됐다. 진흥원과 협업해 품질 향상에 힘써온 그는 산양삼 홍보대사로 소문이 자자하다. “수입산은 모양이 좋을 수는 있지만 농약 잔류가 있고 우리나라 산양삼은 농약이 0.01%도 없어요. 대한민국의 산양삼은 산삼의 혼을 이어받은 명약입니다.”

 

이나미 ‘보물섬 황칠’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황칠건재 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나미씨 제공
이나미 ‘보물섬 황칠’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황칠건재 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나미씨 제공

‘보물섬 황칠’ 대표 겸 남해군산림조합 이사인 이나미(55)씨는 귀농인으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황칠나무 재배에 나섰다. 남해 기후에 맞는 황칠나무 2500주 식재를 시작으로 현재 15년생 성목 8000주와 묘목 생산에 그치지 않고 황칠나무잎과 가지를 활용해 황칠차, 엑기스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리차처럼 황칠건재차도 만들고 닭백숙, 곰탕 등 요리에 사용할만한 일회용 황칠 제품도 내놨죠. 요즘 백하수오 파동 이후 가공식품을 불신임하는 풍조가 생겨 소비자가 직접 엑기스를 만들 수 있는 제품도 개발했어요.”

황칠나무 재배 과정에서 식물 특성을 몰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경상대 내 산림청 산하 임업기술교육정보센터에서 재배기술, 판매 가공 교육을 마친 것이 힘이 됐다. 임업기술교육정보센터와 산림환경연구원 등과 정보 교류도 열심인 이씨는 정부에 바라는 점을 묻자 “일회성 지원보다 해당 농가들이 자립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와 달라”고 강조했다.

“가공 시설이나 체험장 등 대형 프로젝트보다 해당 농가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걸 파악해줬으면 해요. 특히 해당 농가 요청 시 적절하게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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