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인력거
아리랑인력거

군산에 사람이 끄는 진짜 ‘인력거’가 나타났다.

인력거는 구한말 고관대작이나 돈 좀 있는 상인들이 가마의 불편함을 대체하기 위해 한두 대 들여왔으나 본격적으로 인력거가 이 땅에 들어온 것은 1894년(고종 31년)이다. 일본인이 10대를 수입해 서울 시내와 서울과 인천 간에 운행한 것이 처음이다.

1911년 말 현재 전국의 인력거는 1217대-당시 자동차는 2대, 객마차는 110대-였으나 1923년 4647대로 늘어났으며, 서울에서는 1816대가 운행됐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사라진 후 실질적인 인력거의 운행은 이 땅에서 종적을 감췄다.

군산은 일본의 흔적이 유달리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일제 강점기 중에 호남평야의 쌀을 군산항으로 빠르게 수송하기 위해 고속도로인 전군가도가 1908년 만들어졌고, 아스팔트 포장도 했다고 한다. 길 가장자리를 따라 100리 벚꽃 길을 조성해 해마다 4월이면 전군가도는 흐드러진 벚꽃이 바람에 날리는 장면을 연출하곤 했다.

군산은 일제 강점기의 유산이 많다. 당시의 생활풍습과 자료를 모아 놓은 근대역사박물관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데,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유료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었다. 박물관에는 일제 때 생활풍습을 알 수 있는 자료들과 함께 인력거를 두 대 전시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올라타 사진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진품을 보호하는 대체재일 뿐이다.

사람이 끄는 진짜 인력거를 타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아리랑인력거를 주목해보자. 서울 종로 일대나 부산·경주 일대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인력거가 운행되고 있지만 개조된 자전거 인력거가 대부분이다. 아리랑인력거는 1930년대의 인력거를 일본에서 직수입해 당시와 동일하게 재현했다. 생동감 있는 관광 체험을 통해 눈높이가 다른 추억을 만들어준다.

21세기 인력거꾼을 자처하는 이종수씨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인력거에 사람들이 몰려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시 영화동 10-6번지(구영7길 125). 063-446-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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