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 갈 길 바쁜 문재인 정부
‘외화내빈’ 갈 길 바쁜 문재인 정부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7.07.12 09:21
  • 수정 2017-07-12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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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80%, 외교는 화려한데

내각 구성 못해… 정치 실속 없어

 

문재인, 정치 문제 정치로 풀어야

여야 대표들과 만나 협조 구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5부요인 초청 오찬이 열리는 청와대에서 복도를 걷고 있다. 왼쪽부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정세균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문재인 대통령, 김용덕 중앙선관위원장, 양승태 대법원장.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5부요인 초청 오찬이 열리는 청와대에서 복도를 걷고 있다. 왼쪽부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정세균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문재인 대통령, 김용덕 중앙선관위원장, 양승태 대법원장.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두 달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80%대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외화내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교는 화려한데 국내 정치는 실속이 없다는 뜻이다.

새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 일본 아베 총리,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은 것은 적지 않은 성과다.

문 대통령의 최근 해외 순방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반년 이상 ‘방치’돼온 외교 공백을 메우고 주요국 정상들과의 개인적 신뢰관계를 쌓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한반도 최대 현안인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합의를 도출했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더구나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내놓은 ‘베를린 구상’은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달성해내기 위한 기본 원칙과 제안을 집대성한 것으로서 주목받을 만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논평했듯 이번 G20 다중 외교로 “더 이상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한국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

그런데 시선을 국내 정치로 돌리면 답답하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두 달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내각이 구성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는 18일, 박근혜 정부는 57일 만에 초기 내각을 구성한 것과 비교하면 늦은 편이다. 더욱이 한 달 전에 국회에 제출된 일자리 추경 예산안은 예결위에 상정됐지만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 논의도 아무런 진전이 없다. 오죽하면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야당이 다른 것은 몰라도 추경과 정부조직 개편을 인사 문제나 또는 다른 정치 문제와 연계시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겠는가.

그러나 정국 경색의 원인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싸고 발생한 것이다. 아무리 청와대가 두 후보 문제와 일자리 추경·정부조직법 개편은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야당을 설득하려며 정치로 풀어야 한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두 장관 후보자 임명을 연기하도록 간곡히 요청했었다. 그런데 작금의 정국 경색은 집권당 원내대표가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정국 경색이 대통령의 인사에서 시작된 만큼 문 대통령이 풀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회복세에 있는 세계 경기 흐름에 맞춰 우리도 추경을 조속히 통과시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하고, 미국이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요구를 하고 있는 만큼 통상교섭본부를 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절박하면 절박하게 행동해야 진정성이 보인다. 통상 한국정치에서 재래식 문법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선 야당에게 명분을 줘야 한다. 현 정부는 출범 때부터 유독 협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진정 협치를 원한다면 힘을 과시하면서 야당을 굴복시키기보다는 여야 대표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마침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정의당 모두 새 대표가 선출됐다. 문 대통령은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날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여기고 소통하겠다. 일회성이 아니라 임기 내내 그런 자세를 지키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을 방문해서는 “안보와 관련해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이 바로 문 대통령이 이 약속을 지킬 적기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 조속히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북핵, 한미 FTA와 관련해 무슨 얘기를 했고, 시진핑 중국 주석과 사드 문제에 대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이 ICBM 기술 제원과 특성을 확보했는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제보 조작 사건으로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구속된 만큼 문 대통령은 청와대의 검찰 무개입 원칙과 이 정부에서 정치 보복은 절대 없다는 것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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