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굴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국궁을 체험해보고 있다. ⓒ골굴사
골굴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국궁을 체험해보고 있다. ⓒ골굴사

“몸으로 느끼고 생활하다 보니 나 자신이 많이 부족하고 누구를 바꾸기 전에 나부터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 생각들이 오래갈 수 있게 자주 생각하고 곱씹으며 힘이 들 땐 다시 이곳에 와서 힘을 얻고 싶습니다. 1박 2일이 짧아 다음엔 더 긴 시간 와서 템플스테이를 해볼까 합니다.” -6월 10일 전등사 행복동행 템플스테이 후기.

전국 50여 개 주요 사찰들이 7월 초부터 ‘여름 템플스테이’를 일제히 선보이고 있다. 봉은사, 회계사, 관문사, 길상사 등 서울 주요 템플스테이 또한 마찬가지로 8월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길을 오르며 숲을 해설해주고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명상을 하거나 전통무술을 체험하는 등 프로그램 또한 풍성하다. 당일 코스와 일주일 등 기간도 개인에 맞게 맞춰 고를 수 있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부터 성인과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대상도 다양하다. 지역별로 추천할 만한 템플스테이 코스를 추천해본다.

 

중흥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숲해설을 듣고 있다. ⓒ중흥사
중흥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숲해설을 듣고 있다. ⓒ중흥사

서울 중흥사, 역사해설·숲해설 템플스테이

북한산은 삼국시대 이래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산이다. 이 산의 중심에 중흥사가 있다. 중흥사는 고려 초기 창건된 사찰로 북한산성 내 가장 큰 규모였다. 중흥사에서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북한산성의 아침’은 북한산성의 중심 도량에서 북한산성의 자연과 역사를 탐방하는 특별한 사찰 문화 체험 형태로 진행된다. 오후 1시부터 북한산성을 오르고 북한산성 유적을 탐방한 뒤 발우공양, 저녁 예불, 차담, 소등 및 취침으로 이뤄진다.

‘북한산 숲 해설이 있는 템플스테이’는 북한산성 입구에서 산에 오르기 전 가볍게 몸을 풀며 시작된다. 해설사의 북한산성의 숲과 나무, 풀, 동물에 관한 해설을 들으며 중흥사까지 오르게 된다. 짧게 지나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약 2시간 반 동안 걸어가면서 자연을 느끼는 명상여행이다. 단지 꽃이나 나무 이름을 알려주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중흥사의 전반적인 역사와 숲에 대한 풍성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

 

골굴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선무도를 체험 하고 있다. ⓒ템플스테이
골굴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선무도를 체험 하고 있다. ⓒ템플스테이

‘선무도 체험’ 경주 골굴사 템플스테이

경상북도 경주에 위치한 ‘골굴사’는 국내 템플스테이의 시초가 된 절이다. 한국 불교와 전통 무예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찾아오면서 1992년부터 자연스럽게 ‘사찰 숙박 체험’이 시작됐다. ‘선무도’는 스님들의 심신 수련법 중 하나로 신라·고려·조선 승병들의 호국정신의 맥을 이은 전통 무예다.

골굴사에서는 고요한 산중에서 ‘선무도 체험’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 명상이나 승마, 선요가 등 불교의 다양한 전통 수행방법을 따라 해볼 수 있다. 2~3시간이 소요되는 당일형 프로그램부터 1박 2일 동안 진행되는 휴식형 프로그램까지 총 4가지 코스가 있다.

오는 5일부터 개장되는 ‘나를 위한 하루 동안의 행복여행’은 당일형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골굴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선무도’와 ‘선무도 공연’, 신라 화랑의 기상을 계승한 체험형 프로그램인 ‘국궁’과 ‘승마’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선무도와 전통예술 공연을 관람하고 직접 수련해보는 ‘움직이는 선의 숨결’ 프로그램도 있다. 번잡한 일상과 도시를 떠난 공기 속 움직임과 고요함 속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다.

 

흥국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사람들이 국궁을 체험해보고 있다. ⓒ흥국사
흥국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사람들이 국궁을 체험해보고 있다. ⓒ흥국사

여수 흥국사, 국궁·드론 체험

전라남도 여수에 위치한 흥국사는 이름에서처럼 나라가 잘되길 기원하는 비보 사찰이다. 글자 그대로 ‘돕고 보호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여수 흥국사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의승수군 훈련장을 복원해 선조 스님들의 교육훈련 활동과 호국정신을 계승하고자 ‘국궁과 명상의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새벽 4시 예불로 시작된다. 예불은 하루 세 번 있다. 아침 예불은 오전 10시, 저녁예불은 해가 질 무렵인 오후 6~7시쯤에 진행된다. 예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한 여러 불제자께 예의를 갖춰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 예불에는 부처님에 대한 존경의 의미와 함께 자신의 수행을 돌아보는 의미가 담겨 있다. 드론과 명상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드론 프로그램 이론 강의와 드론 날려보기 실습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범어사 여름수련회 현장 ⓒ범어사
범어사 여름수련회 현장 ⓒ범어사

심원사·백담사·범어사 등 각종 특화 프로그램 운영

경상북도 성주군에 위치한 심원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사찰이다. 심원사는 오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 꿈등 만들기, 물놀이, 캠프파이어, 향낭 만들기, 천년 문화유산답사 등을 내용으로 하는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백담사는 ‘꿈 희망 도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만해 한용운이 머물던 사찰답게 자아 찾기 과정이 준비돼 있다. 이 밖에 숲 명상, 돌탑 쌓기, 만다라 만들기 등을 하면서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운다. 부산 범어사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스님과 하는 토론, 물총 놀이와 캠프파이어 등 내용도 다양하다.

템플스테이 관계자는 ”2017년에도 바쁜 현대인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관련 관광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겠다“며 ”템플스테이가 관광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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