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제타존스 주연 TV 영화화...내년 미국 개봉 예정

 

1970~1980년대 악명을 떨친 콜롬비아의 마약상 그리셀다 블랑코 ⓒ유튜브 영상 캡처
1970~1980년대 악명을 떨친 콜롬비아의 마약상 그리셀다 블랑코 ⓒ유튜브 영상 캡처

콜롬비아의 전설적인 마약 거래상, ‘코카인의 대모(Godmother of cocaine)’ 그리셀다 블랑코의 일생을 그린 영화가 나온다. 

TV영화 ‘코카인 대모(Cocaine Godmother)’는 내년 미국 TV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영국 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48)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판의 미로’ 촬영감독으로 유명한 기예르모 나바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촬영 중이다. 

 

1943년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블랑코는 12세 때 처음으로 사람을 살해했다고 한다. ⓒ유튜브 영상 캡처
1943년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블랑코는 12세 때 처음으로 사람을 살해했다고 한다. ⓒ유튜브 영상 캡처

블랑코는 1970~1980년대 콜롬비아와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수천만 달러를 챙긴 마약 밀매 조직의 보스였다. 마이애미를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 마약 밀매 네트워크를 형성, 사상 최대 규모인 1500kg 이상의 마약을 거래해 매달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사업에 방해가 된다면 아이도, 가족도 무참히 살해해 악명을 떨쳤다. 특히 오토바이를 탄 채 총을 쏴 살해하는 수법으로 유명해졌다. 플로리다 주 경찰청은 블랑코와 그의 조직이 이 기간에만 약 200명의 죽음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했다. 

1943년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그는 평소 영화 ‘대부(The Godfather)’에 나오는 마피아 우두머리 돈 콜레오네를 동경해 자신도 돈 콜레오네처럼 ‘대모’로 불리길 원했다고 한다. 막내아들의 이름도 극중 돈 콜레오네의 아들과 같은 ‘마이클 콜레오네’로 지었다. 

블랑코는 총 세 번 결혼했고, 남편들은 모두 살해당하거나 실종됐다. 블랑코가 이들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1975년 블랑코의 남편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알베르토 브라보가 수백만 달러를 횡령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32세의 블랑코는 그에게 총을 겨눴다. 보고타의 한 나이트클럽 주차장에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브라보와 보디가드 6명은 사망했다. 블랑코는 복부에 경미한 총상을 입은 채 살아남았다. 그는 회복 후 마이애미로 건너가 악명 높은 마약 제국의 우두머리가 됐다. 

 

 

1997년 플로리다 감옥에서 복역 중인 블랑코 ⓒ마이애미주 경찰청
1997년 플로리다 감옥에서 복역 중인 블랑코 ⓒ마이애미주 경찰청

1975년 블랑코는 공갈협박, 살해 등 혐의로 30명의 조직원과 함께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체포됐다. 그는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19년간 복역했으며, 감옥에서도 조직을 이끌고 마약 사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DEA는 당시 보고서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문화권에서 여성이 마약 조직의 보스로 군림하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의심과 공포를 이용해 조직을 지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4년 석방되자마자 콜롬비아로 강제추방된 블랑코는 메데진 근처의 별장에서 은둔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경찰에 따르면, 이웃들은 그가 “자상한 할머니”였다고 증언했다. 블랑코는 2012년 9월 4일 거리를 걷던 중, 오토바이를 탄 신원 미상의 남성에게 총을 맞아 사망했다. 69세의 나이에 자신이 즐겨 쓰던 수법 그대로 암살당한 셈이다. 현지 언론들은 그의 죽음을 두고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란 격언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한편, 미국 케이블TV채널 ‘HBO’도 블랑코의 일대기를 다룬 TV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아직 기획 단계로 주연 배우로는 제니퍼 로페즈가 물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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