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화가 최우선 과제

냉정하고 실리적으로 접근해야

 

노무현 정부 때 한미 관계

실패사례 반면교사로 삼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취임 뒤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6월 2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취임 뒤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6월 2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했다. 역대 정권 출범 후 가장 빠른 정상회담이다.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불협화음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논란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4기가 이미 반입돼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에서 누락했다며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그후 나머지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도록 했다.

청와대는 “사드 배치 결정을 변경하기 위한 게 아니라 민주적 절차성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문제로 미국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었는데 문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당초 합의됐던 배치 절차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빨라졌다고 언급했다. 원래 올 하반기까지 발사대 1기만 실전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하기로 했는데 탄핵 국면에서 서둘러졌다는 것이다. 과연 사드 같은 한미 간 민감한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세세하게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옳은 지 논란이 제기됐다. 한·미 양측에 부정적인 파장을 낳아 예상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급기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인 공화당 코리 가드너 의원 등 19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드의 조속한 완전 배치를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사드의 완전한 배치를 저해하는 절차적 검토 작업(procedural review)을 촉진할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며 “사드 배치는 동맹의 결정이고 미군과 수백만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서한에서는 ‘절차적 검토 작업’이 무엇인지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문재인 정부가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이지만 내용은 문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만큼 미국 조야에서는 여전히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꺼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사드 배치는 단순한 미사일 방어체제 문제가 아니라 한미동맹의 시금석이라 할 정도로 중대차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최근 워싱턴에서 “북한 도발 중단 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미 정부와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원 의원들은 서신에서 “양국은 북한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지속해서 전방위 방어 능력을 전개하고 무력시위 연습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공동성명도, 질의응답도 없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성격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이례적인 것은 분명하다.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치밀한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방미의 가장 큰 목표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신뢰를 쌓는 것에 둬야 한다. 첫 회담부터 너무 많은 것을 걸지 말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방미를 앞두고 가진 전직 주미 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를 쌓은 후 이를 토대로 한·미동맹 강화의 기반을 탄탄히 하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방외교(노태우), 자주외교(노무현), 자원외교(이명박), 신뢰외교(박근혜) 등 대통령마다 외교에 임하는 원칙이 조금씩 달랐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동맹외교의 근간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둘째, 외교와 내치는 달라야 한다. 다시 말해 국내 문제 다루듯 외교를 해서는 안 된다. 감성적이거나 논쟁적으로 흐르지 말고 냉정하고 실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셋째, 노무현 정부 때 한미 관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진보 성향의 문재인 대통령과 보수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부시 때와 같이 이념적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협상의 최고 전략은 당사자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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