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서 입각… 운동성+전문성, 여성들 새 정부서 일 낸다
문재인 정부서 입각… 운동성+전문성, 여성들 새 정부서 일 낸다
  • 박길자 기자
  • 승인 2017.06.27 18:03
  • 수정 2017-07-01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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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외무고시 출신 강경화 외교 장관,

정치인 출신 김현미 국토부 장관,

진보 색채 정현백 여가부 장관 후보

정부 정책 성주류화 역량 드러낼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괸회담을 앞두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괸회담을 앞두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인선이 끝내기 수순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안경환 쇼크’로 입은 내상을 이겨내고 6월 27일 새 법무부 장관과 장관급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명됐다. 이날 오후 현재 현행 정부직제상 17개 부처 중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제외한 15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가 발표돼 ‘인사청문회 3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이 중 여성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4명이다. 김은경, 정현백 후보자가 무난히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초대 내각 여성 비율은 24%다. 3일에는 김은경 후보자, 4일에는 정현백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각각 열린다.

여성 장관 외에 장관급인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장관급으로 격상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까지 포함하면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여성신문, 범여성계연대기구가 주최한 성평등정책 간담회에서 밝힌 ‘초대내각 여성 30% 출발, 임기 중 단계적 남녀동수내각’ 약속은 산뜻한 출발을 보인 셈이다.

다만 차관급 여성은 3명(박춘란 교육부 차관·이숙진 여가부 차관·김외숙 법제처장)에 그쳐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차관은 보통 관료층에서 발탁한다. 여성 관료층이 두텁지 않다보니 여성 차관 수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괸회담을 앞두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괸회담을 앞두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정부 초대내각은 여성, 지역, 계파를 초월한 인선이 특징이다. ‘국민 통합 정부’를 구성하려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여성 장관 인선에선 여성운동의 이념성, 운동이념의 정책화를 고루 갖춘 인물이 등용됐다. 운동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 발탁이란 점이 눈에 띈다.

예전에는 외무고시 출신의 관료, 혹은 관료 출신 정치인들이 수장으로 있던 외교부 장관직에 비고시 출신을 발탁한 것은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주택정책도 관심사다.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한 김 장관은 지난해 7월 주택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했다.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은 이전 정권의 패턴과는 확연히 다른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된다. 박근혜 정부 때는 여성 정치인이나 친박계 측근, 이명박 정부 때는 정치색을 잘 드러내지 않는 여성학자들이 장관이 됐다.

정현백 후보자는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비롯해 여성사학계를 이끌어온 학자 출신 인사로 진보적 색깔이 또렷하다.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다. 특히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서울시 성평등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으로 활동해 정부 정책의 성주류화에 역량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강경화 장관과 함께 여론의 비판을 받아온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여가부는 통상 외부에서 장관을 수혈해도 차관은 관료가 맡아왔는데 이번에는 외부 인사인 이숙진 한국여성재단 상임이사가 임명돼 ‘파격 인선’이란 평을 얻었다.

이는 환경부도 마찬가지다. 초대 환경부 장·차관이 둘 다 환경운동가 출신 외부 인사가 지명돼 4대강 문제와 기후변화, 에너지 등 주요 현안에서 전향적인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환경특보를 시작으로 청와대 비서관 활동을 하면서 환경행정에 뛰어들었지만 환경운동가의 색깥이 짙다.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에 대응해 시민운동을 주도한 ‘페놀 아줌마’로 유명세를 얻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선 진보 시민사회계 양대 축인 참여연대와 경실련이 정부 인선의 핵심 축으로 떠올라 ‘시민단체 내각’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는 청와대 여성 비서진 면면에서 뚜렷히 알 수 있다. 시민사회비서관에 김금옥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기후변화비서관에 김혜애 전 녹색연합 공동대표, 균형인사비서관에 신미숙 전 권미혁 의원실 보좌관이 내정돼 활동하고 있다. 신 내정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실행이사를 지냈다. 이와 함께 이구경숙 전 여성연합 사무처장이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박진경 전 여성연합 성평등연구소장이 사회적경제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각각 내정됐다.

특히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에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탁된 점이 단연 눈에 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정책의 성주류화가 어떻게 이뤄질지 기대된다”며 “은 비서관은 야성과 전문성을 고루 갖춘 인물이다. 가족 분야도 본인의 성향상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기조에서 가족정책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여성들이 각자의 활동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역량을 키워왔으나 이전 정권에선 발굴되지 못했다. 여성 인재들이 새 정부에서 적재적소에 장관으로 발탁됐다”고 평했다. 김원홍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는 “국토교통부, 외교부 등에서 여성 장관이 배출됐으니 이제 여성 수장이 불가능한 정부 부처는 없는 것 같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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