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일하는 북유럽 정치인들… 한국은?
365일 일하는 북유럽 정치인들… 한국은?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
  • 승인 2017.07.01 19:21
  • 수정 2017-07-12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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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1년 내내 정책 구상

국민이 덕분에 편안한 일상

 

국민보다 당 이익 위해 혈안된

한국 정당 언제나 달라질까

스톡홀름에서 스웨덴 남북을 잇는 도로인 E4가 자동차 주차장이 된 듯하다. 스톡홀름을 벗어나는 지방도로와 국도도 예외는 아니다.

스웨덴은 여름이 짧다. 그래서 강렬하게 여름을 즐기고 행복을 만끽하려 하는 듯하다. 여름은 하지 축제로 시작된다. 거의 모든 국민이 가족과 고향을 찾는 날이다. 가족과 모여 동네 하지 축제에 참가해 여름의 시작을 함께 즐긴다.

모든 국민이 여름을 즐길 때 정치인들은 가장 바쁘다. 일주일 전 예르바(Järva) 정치주간에 9개 정당 당수들이 참가해 각 당의 가장 중요한 정책 현안에 대한 정견 발표를 했다.

정책 내용도 다양하다. 여성당은 소외여성, 중도우파인 자유당은 범죄예방과 국민안전, 환경당은 소외지역 교육과 학교의 질, 보수당은 노동시장 양극화, 중도우파인 중앙당은 소외지역의 산업활동, 좌익당은 주택정책 양극화, 기독민주당은 건강, 의료 그리고 노인돌봄, 극우당인 스웨덴 민주당은 선거투표율과 대표성, 마지막으로 집권당인 사민당은 미디어에 비친 소외지역과 사회통합 주제가 이어졌다.

2016년부터 시작한 예르바 정치주간은 9일 간 각 정당의 정책을 들으며 국민이 정치인과 소통하는 창구 역할로 자리 잡았다. 정당 당수뿐 아니라 각 당의 정책 최고 입법책임자들이 나와 정책 현안에 대해 시원하게 답변해 준다. 따가운 초여름 햇볕을 즐기며 각 당의 정책보따리는 그렇게 국민의 궁금증과 불안감을 씻어준다.

하지 축제 주간을 징검다리로 1주일 후에는 알메달 정치주간이 있다. 1968년 시작된 정치 축제로 모든 정당,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스웨덴 국책연구소, 언론, 시민단체 등이 고틀란드섬에서 삶의 질과 미래와 연관된 주제로 정책 토론을 펼친다. 8일 간 3795개의 세미나가 거리의 카페, 레스토랑정원, 호텔 회의장 건물 등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골목골목마다 흥미진진한 정책 이슈들이 메뉴처럼 진열돼 골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행사에는 각 정당 국회의원, 지방자치의원 등이 총망라된다. 650명의 기자와 언론인이 참가해 전체 일정을 TV, 신문, 인터넷 매체 등에 생중계로 국민에게 알려준다. 각 정당 당수들이 저녁마다 행하는 정치 연설은 9월 시작하는 다음 국회 회기 기간 동안 추진할 정책을 미리 알려주는 정책 연설로 하루의 공식 일정은 마무리된다.

정치인의 정치활동 강도와 업무의 양과 국민 행복은 무슨 관계일까? 스웨덴의 의원활동지원법 3조 조항에 따르면 정치인의 365일 일하는 것을 기준으로 일급을 계산한다고 돼 있다. 무엇을 뜻할까? 정치인은 국민이 축제를 즐기는 시기에도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만큼 국민의 안전과 복지 그리고 행복에 대한 정치인들의 정책 활동은 1년 내내 이뤄져야 봉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곧 국민의 행복은 정치인이 일하는 양과 강도에 정비례해 이뤄진다. 정치인이 365일 정책 구상을 할 수 있어야 국민이 편하게 일상을 살 수 있다. 또 국민의 행복은 정치인의 특권과 반비례해 이뤄진다. 북유럽 정치인들은 개인 정책 보좌관도 없으며 국가에서 제공하는 승용차도 없고, 자전거나 일반교통수단으로 출근을 해야 한다. 개인사정으로 출근을 위해 택시를 탈 경우 당연히 의원 개인이 지불해야 한다. 의원활동지원법 4장 8절에서는 공무출장 시 가장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며 가장 빠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돼 있다. 친환경적 교통수단으로 가장 저렴하게 이용하는 방법은 기차가 가장 보편적이며, 항공편을 부득이 이용해야 할 경우 당연히 이코노미석으로 여행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인의 특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정치인들은 국민 위에서 군림하게 된다. 단순한 수학적 함수 관계일지는 몰라도 뒤에 숨은 뜻은 분명히 있다. 국민이 행복해지려면 특권 없는 정치인이 자신을 희생하고, 정책에 헌신하며, 1년 365일 일해야 한다. 국민이 목말라하고, 아파서 신음하는 곳을 찾아내 예방적으로 법령을 만들어내고, 경제와 국방을 통해 국민이 안전과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일할 때 가능하다.

북유럽의 행복한 국민 뒤에는 365일 일하는 정치인이 있다. 우리도 언제 정치인의 무능, 정당들의 오기 정치, 국민보다 당 이익만을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정당들을 일소하고 정치인 덕에 행복한 날을 경험해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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