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일자리 상황판 개편 후

‘남성 대비 여성임금’ 지표 포함돼

 

청와대 홈페이지의 일자리상황판 ⓒ청와대 홈페이지
청와대 홈페이지의 일자리상황판 ⓒ청와대 홈페이지

대통령 집무실의 일자리 상황판에 여성에 관한 지표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에 임금격차 항목 가운데 남녀임금격차 지표가 빠졌다는 지적을 청와대가 수용한 것이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한 상시적인 상황 점검과 일자리정책 기획·발굴, 부처 간 일자리 정책 조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일자리 상황판을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해 직접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 5월 13일 상황판에 들어간 내용이 소개될 당시에는 여성에 관한 지표가 포함되지 않았다. 중점관리 6개 항목은 △공공부문 일자리 △근로시간 단축 △신성장·4차산업일자리 △지역 일자리 △일자리 환경 △국가재정 건전성 등이었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남녀임금격차 문제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 상황판에는 여성에 관한 내용이 세부항목 속에 포함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노동단체들이 수차례 요구한 결과다. 상황판 카테고리는 크게 ‘일자리 상황판’과 ‘대한민국 일자리현황’ 등 두 개로 나뉜다.

‘일자리 상황판’에는 4개 항목 △일자리 상황 △일자리 창출 △일자리 질 △경제지표 등이 제시된다. 여기서 ‘일자리의 질’ 지표의 세부 항목에 ‘남성 대비 여성임금’ 지표가 포함돼있다. 또 ‘대한민국 일자리 현황’에는 △고용률 △실업률 △취업자 수 △청년고용 동향-청년실업률 및 청년체감실업률 △비정규직 비중 및 정규직 임금격차 △사업체 규모별, 근로형태별 연간 근로시간 △일자리 창출 △일자리 질 △경제지표 등 9개의 항목이 있다. 여기서 고용률, 실업률, 취업자수가 여성·남성·청년·연령대 항목별로 세분화됐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여성 관련 지표가 있긴 하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지표 속에 숨어있어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여성이 처한 노동현실을 고려할 때 노출시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발 더 나아가 별도의 여성 일자리 의제로 세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자리 상황판에서의 젠더 문제를 최초로 제기했던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공동대표는 “개선 이전에 비해 진전되긴 하지만 형식적으로 구색 맞추기라는 느낌이다. 차별적 여성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해결 의지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대안으로 “젠더라는 건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차별을 낳는 근본 요인이다. 가령 ‘비정규직’, ‘청년 일자리’처럼 ‘여성 일자리’ 문제도 하나의 독자적인 의제로 세팅할 필요가 있다”면서 “비정규직 처우를 드러내는 다양한 지표가 만들어져 비정규직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듯이, ‘여성 일자리’ 문제 해결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려면 돌봄노동부터 노동시장 전반까지 생활 곳곳에 들어 있는 지표로 세팅해 문제를 드러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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