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보고회 현장서 만난 국회의원과 주민들

유승희 의원, 성북구 돈암2동 의정보고회

한달간 11개 동 방문...바닥에 넙쭉 큰 절

원내 활동, 지역 민원 해결 홍보, 고충도 토로

 

지난 15일 오후7시 서울 성북구 돈암2동 주민센터에서 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3선)의 의정보고회가 개최됐다. ⓒ유승희 의원실
지난 15일 오후7시 서울 성북구 돈암2동 주민센터에서 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3선)의 의정보고회가 개최됐다. ⓒ유승희 의원실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받았어요. 열심히 뛰어서 예산을 받아 공사를 시작하려 하니 또 다른 주민분들이 반대하십니다. 대신 횡단보도를 설치하라고 하셔서 또 경찰청에 뛰어가서...”

지난 15일 오후7시 서울 성북구 돈암2동 주민센터 3층 강당. 중장년층 남녀 60여명이 지역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원 처리 상황에 귀를 기울였다. 마이크를 잡고 설명하는 이는 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3선)으로, 지난해 총선 1년 만에 첫 의정보고회를 마련했다.

의정보고회는 국회의원이나 시의원 등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주민들을 만나 의정활동 성과를 소개하고 지역 민원을 듣고 소통하기 위해 마련하는 공개 행사다. 여의도 국회에서의 입법이나 당 내 활동만이 아니라 지역 내에서 풀뿌리 정치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엿볼 수 있다.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의 경우 지난 2월 ‘찾아가는 의정보고회’라는 제목으로 지역구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사를 나누고 길거리에서 의정보고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북구(갑)에 거주하는 기자는 집 근처에서 의정보고회를 개최된다는 공지를 유 의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하고, 어떤 사람들이 참가하고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보기 위해 찾아갔다.

이날 의정보고회는 6월 한달 간 지역구 내 11개 동을 찾아다니는 유 의원의 일정 중 6번째 일정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동장, 통장, 새마을부녀회장, 방제단장, 자치위원, 아파트 동장 등 지역 활동을 하는 주민들을 비롯해 시의원, 구의원, 전직 구의장 등 지역정치인들도 적지 않았다. 또 처음 참석했다는 주민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연령대는 60대 전후 장년층이 많았고 30대 중반인 기자가 최연소자였다.

사회자의 소개로 무대 앞으로 나온 유 의원은 주민들을 향해 “바쁜시간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면서 거리낌없이 맨바닥에 엎드려 큰 절을 했고 박수 갈채가 나왔다.

 

지난 15일 오후7시 서울 성북구 돈암2동 주민센터에서 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3선)의 의정보고회가 개최됐다. ⓒ유승희 의원실
지난 15일 오후7시 서울 성북구 돈암2동 주민센터에서 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3선)의 의정보고회가 개최됐다. ⓒ유승희 의원실

유 의원은 의정보고에 앞서 “의정보고회에서 제가 무엇을 했는지도 말씀드리고 주민들께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들을 수 있고, 주민들이 어떻게 생활해왔는지 나누는 시간이라 생각하셨으면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촛불집회 20회 참석, 문재인 후보 직속 기본소득위원회 상임위원장 활동 다양한 활동 내용을 열거했다. 또 표현의자유위원장, 미군 기지촌 위안부 진실 규명 활동 등 주력해온 분야의 업적도 소개했다.

또 “20대 국회 들어 발의한 법안 중에서 가로수 등을 함부로 자를 수 없게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는데 국회에서 생각보다 빨리 통과됐다”고 소개하자 주민들이 박수를 쳤다.

지역 현안으로는 도로확장 공사, 엘리베이터 설치, 횡단보도 설치,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 지역민원과 현안 처리 사례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민 간 이견이나 갈등으로 인해 겪는 고충도 토로했다. “손뼉도 소리가 나려면 같이 쳐야 한다. 같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가장 중요한건 민원, 주민들 목소리다. 주민이 오라고 하면 무조건 가는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주민들의 민원을 청취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어떤 민원이든 좋다”면서 참여를 유도하자 파출소 앞 새로 보도블럭을 깐 곳의 가스배관을 점검해달라는 요구부터,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목에 공사를 잘 해 감사하다는 칭찬 등이 나왔다.

쓴소리도 빠지지 않았다. 고령의 한 주민은 “민주당이 잘해서 정권이 교체된 게 아니다, 보복정치라는 말이 늙은이 귀에도 들릴 정도”라면서 “건강 유념하고 더 열심히 뛰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의정보고회에도 단체 사진은 빠지지 않았다. 사회자는 “화이팅” 대신 “돈암2동 사랑합니다”, “유승희 의원님 사랑합니다” 구호를 선창했다. 이날 의정보고회는 1시간 10분간 진행 후 종료됐다.

의정보고회에 처음 참석했다는 주민 구찬희(57)씨는 소감으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게시돼 있던 안내문을 보고 찾아왔다. 각 동별로 일일이 열어주니 주민 입장에서는 집 근처에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어서 좋다”며 높이 평가했다. 또 “기본소득제에 관심이 있었는데, 좀 더 자세히 알게 됐을 뿐만 아니라 지역구 의원이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하는 유 의원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른 주민은 “촛불집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정치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 참석하게 됐다”면서 “국회의원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접 접할 수 있게 됐고 반대로 내 의견도 적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정보고회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이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의정보고회의 성격마다 다르다. 이번 보고회는 대선 투표 참관인을 중심으로 한 자리여서 특수한 상황이었다. 평소 아파트를 찾아가서 하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도 많이 참여하고 관심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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