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 신고 무효 판결

“전적인 저의 잘못… 평생 후회하며 살아”

 

퇴학 처분 아들 구명 위해 탄원서 제출

“학교 요구로 냈을뿐… 영향력 행사 안해”

 

‘왜곡된 여성관’ 논란 불러온 칼럼·저서 

“여성 비하 의도 없어… 전체 맥락 읽어달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법률구조공단 파산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강제 혼인신고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사죄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법률구조공단 파산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강제 혼인신고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사죄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안경환(69)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안 후보자는 상대 여성의 인감을 위조해 몰래 혼인 신고를 했다가 무효 판결이 난 첫 번째 결혼신고 과정에 대해 “그때의 잘못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며 사죄를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법무 장관직 수행에 의지를 밝히면서 “(법무부 장관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해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초구 법원청사 인근에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이뤄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결혼 과정에 대해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며 “그 후로 저는 오늘까지 그때의 그릇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아왔다”고 사죄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에서 ‘사죄’ ‘후회’ ‘반성’이란 단어를 세 번씩 써가면서 과거에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어 “하나 말씀드리는 것은 그 후의 후회와 반성을 통해 저의 이기적인 모습을 되돌아보고 참된 존중과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아내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안 후보자는 27살이던 1975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 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부적격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고교 재학 시절 퇴학 위기에 놓인 아들의 구명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 징계가 경감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결코 없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법률구조공단 파산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강제 혼인신고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사죄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법률구조공단 파산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강제 혼인신고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사죄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안 후보자는 “학교 측에서 징계 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기에 부끄럽고 참담한 아비의 심경으로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당시 탄원서에는 ‘제 자식은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하더라도 상대방 학생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라고 썼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자 아들은 서울의 한 명문 사립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4년 부적절한 이성 교제로 퇴학 위기에 처했다가 탄원서 제출 이후 재심의로 징계 수위가 대폭 낮아졌다는 사실이 공개돼 안 후보자 부부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왜곡된 여성관’ 논란을 불러온 그의 칼럼과 저서의 표현과 관련해서는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전체 맥락을 유념해 읽어달라”는 이전의 해명을 되풀이했다. 이어 “제 칠십 평생을 청문회에서 총체적으로 평가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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