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 및 여성발명품박람회

생활 속 경험에서 탄생한 다양한 ‘아이디어 발명품’ 전시

'설거지용 수세미장갑‘ 등 “주부 경험이 발명에 도움”

 

2017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호신용 디바이스 ‘아퓨’로 대상을 받은 파디엠 강혜림 대표. ⓒ여성신문
2017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호신용 디바이스 ‘아퓨’로 대상을 받은 파디엠 강혜림 대표. ⓒ여성신문

‘호신용 디바이스’ ‘터널진입 차단시설’ ‘설거지용 수세미장갑’ ‘패치형 청소시트….’ 올해 여성발명대회는 ‘안전’과 ‘편리함’에 방점이 찍혔다. 특히 생활 속 경험을 통해 탄생한 다양한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한국여성발명협회는 여성 발명품의 국내외 판로 개척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 및 여성발명품박람회’를 열었다. 10회를 맞은 이번 여성발명대회에는 약 240여점의 발명품이 출품됐다. 부스 곳곳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아 끄는 발명품 중에는 일상에서 부딪치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생활 발명품이 많았다.

파디엠 강혜림 대표는 여성·노인·아동을 위한 원격 호신용 디바이스 ‘아퓨’(IPU·I’ll Protect U)를 개발해 올해 대상을 받았다. 아퓨는 기기의 전원을 켜고 앱을 실행하면 인체감지 센서와 카메라가 작동되는 호신용 디바이스다. 센서와 카메라가 부착돼 있어 밤늦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알 수 있다. 센서가 뒤에서 다가오는 사람을 자동 감지하면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사진이나 영상을 전송해준다.

아퓨는 현재 1차 개발이 끝난 상태다. 현재의 카메라 크기를 축소해 7월 중순쯤 20~30개의 제품을 미리 선보일 예정이다. 아퓨는 작년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우수’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일본 관련 업체와의 미팅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미국 크라우드 펀딩인 킥스타트에 아퓨를 출품해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앱과 함께 향후 통신사, 지자체 쪽으로 연계하는 방향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에 참여한 장현실 두리시스템 대표. ⓒ여성신문
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에 참여한 장현실 두리시스템 대표. ⓒ여성신문

 

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에 참여한 오아름
보그앤보야지 대표가 제품 설명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여성신문
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에 참여한 오아름 보그앤보야지 대표가 제품 설명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여성신문

장현실 두리시스템 대표는 터널 내 교통사고나 화재 발생 시 후속 차량 진입을 막아주는 ‘터널진입 차단시설’을 개발했다. 터널진입 차단시설은 터널 내부의 교통사고나 화재 발생 시 ‘터널사고 진입금지’라고 쓰인 차단막이 내려와 후속 차량의 진입을 막아준다. 2차 교통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법정 방재 시설인 셈이다. 원격제어가 가능해 핸드폰 모바일 통신으로도 자동 작동된다. 장 대표는 “지인이 사고 나는 것을 목격한 후 안타까운 마음에 안전시설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고 밝혔다.

여행 기간과 용도에 따라 변형되는 ‘모듈형 여행가방’을 개발한 보그앤보야지 오아름 대표는 원래 출장이 잦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녀는 “회사에 다닐 때 해외 출장이 너무 많아 일정에 맞게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캐리어를 구매해야 했다. 때에 따라 다르게 여행 가방을 준비해야 하는 불편함에 착안해 제품을 만들게 됐다”며 “1000개 이상 판매를 목표로 조만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듈형 여행가방은 세 가지 사이즈의 각기 다른 가방이 한 개로 합쳐져 변형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용 가방이다. 여행을 가거나 해외 출장을 가게 될 때, 그 용도에 따라 변형이 가능하다.

 

정은경 리빙스텝 대표가 패치형 청소시트인 ‘매직시트’를 직접 붙이고 있다. ⓒ여성신문
정은경 리빙스텝 대표가 패치형 청소시트인 ‘매직시트’를 직접 붙이고 있다. ⓒ여성신문

살림 경험을 살려 만든 다양한 제품들 또한 인기였다. 정은경 리빙스텝 대표가 개발한 패치형 청소시트 ‘매직시트’는 터키특허청으로부터 특별상(해외기관장상)을 받았다. 매직시트는 찌든 때나 곰팡이에 붙여 오염을 제거하는 패치형 청소 시트다. 오염을 제거하기 위해 힘들게 문지를 필요가 없고, 부착이 가능해 벽면 오염 제거가 수월하다. 또한 세제의 증발을 막아 증기 흡입 위험을 해소할 수 있다.

정은경 대표는 “보통 집 안에 있는 곰팡이나 찌든 때는 세제로 한 번 뿌리면 표면만 없어진다. 안에 있는 뿌리까지 없애려면 4시간 정도 세제에 노출돼야 하는데 이 때문에 많은 분이 세제를 오래 노출하기 위해 휴지에 뿌려 사용한다”며 “매직시트로는 한 번만 붙이면 끝나고 곰팡이 재발생 빈도도 줄어들게 된다. 하반기에는 세제가 도포돼 있어 묻히지 않고 물만 뿌려도 되는 제품이 출시 예정이다. 주부님들한테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친환경 장갑과 수세미를 일체형으로 만들어 손의 피로를 덜어주는 실리콘 설거지용 수세미장갑 ’매직싹싹‘은 발명대회 인기상품이었다. 주민정 엠티엠 유니온 대표가 만든 이 수세미장갑은 대만 발명협회로부터 특별상을 받았다. 실리콘 장갑과 수세미를 일체형으로 만들어 손의 피로를 풀어준다. 친환경 실리콘 소재를 사용해 100℃에서 가열해 소독할 수 있고, 오븐 장갑, 샤워 장갑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실리콘 설거지용 수세미장갑 ’매직싹싹‘ ⓒ여성신문
실리콘 설거지용 수세미장갑 ’매직싹싹‘ ⓒ여성신문

 

접시 기능을 하는 서랍 칸이 있어 식재료를 편리하게 옮겨 담을 수 있는 ‘더블세이브S도마’ ⓒ여성신문
접시 기능을 하는 서랍 칸이 있어 식재료를 편리하게 옮겨 담을 수 있는 ‘더블세이브S도마’ ⓒ여성신문

접시 기능을 하는 서랍 칸이 있어 식재료를 편리하게 옮겨 담을 수 있는 ‘더블세이브S도마’는 이정미 제이엠그린 대표 작품이다. 일반 도마와는 다르게 도마에 접시 기능을 하는 서랍칸 2개가 있어 잘게 다진 식재료들을 담아 냄비에 털어 넣기 편리하다. 특히 국물 받이 부분이 넓어서 김치를 썰 때도 도마 밑으로 국물이 흐르지 않아 위생적이다.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아이디어 제품 개발은 도마 밑에 흐르는 김칫국물을 보고 만든 ‘더블세이브 도마’로 이어졌다. 도마에 홈을 만들어 김칫국물 혹은 다양한 재료를 담을 수 있도록 구획을 나눈 것이다. 제품의 독창성을 인정받은 이 대표는 현재 지식재산권 45건을 보유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장관상, 중소기업청장상 등을 수상했다.

이 대표는 정부지원사업을 활용해 아이디어 냉동계량용기 ‘알알이쏙’으로 제이엠그린을 창업했다. 매일 아침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면서 비닐에 넣어 납작하게 얼린 마늘양념을 잘게 나누기 어려웠던 경험이 알알이쏙 개발의 시작이었다.  그는 “세상 모든 주부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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