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주최,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안명옥 추진위원장)와 한국여자의사회(김봉옥 회장)의 공동 주관으로 제7차 여성사박물관 국회포럼이 개최됐다. ⓒ신용현 의원싦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주최,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안명옥 추진위원장)와 한국여자의사회(김봉옥 회장)의 공동 주관으로 제7차 여성사박물관 국회포럼이 개최됐다. ⓒ신용현 의원싦

박인숙 의원·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여자의사회

8일 국회서 제7차 여성사박물관 국회포럼 개최

‘여의사, 근대 사회변화의 주체로 서다’

 

한국의 근대화 시기 근대과학의 선구자였을 뿐만 아니라 전문직 여성으로 사회 발전에 기폭제 역할을 했던 여의사들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주최,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안명옥 추진위원장)와 한국여자의사회(김봉옥 회장)의 공동 주관으로 제7차 여성사박물관 국회포럼을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여의사, 근대 사회변화의 주체로 서다’라는 주제로 한국 근현대사 속 여의사들의 역사적 발자취를 정리하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기회가 됐다.

포럼에는 행사를 주관한 박인숙의원과 김봉옥 여자의사회장은 물론 심재철 국회부의장,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박경아 전 세계여자의사회장, 이길여 가천대 총장,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 차기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여성 의사 등 80명이 넘게 참석했다.

정현백 (사)역사․여성․미래 상임대표는 개회사에서 ‘기억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 주체의 행동들은 기억되지 않으면 하지 않은 것처럼 된다. 그래서 우리 땅에서 여의사들이 행한 역할의 진면목을 밝혀내고 기억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여의사들이 겪었던 여러 고난과 역사적 기여를 기억하고 제대로 알리는 대장정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의사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인숙 의원은 “여성 역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양성평등의 균형 잡힌 역사관을 확립하려는 방편으로 세계 곳곳에서 여성사박물관을 건립하려는 노력이 일고 있다”고 전하고 “지금까지 사회에 기여한 역사적 여성 인물을 발굴하고, 미래세대의 여성들에게 역할모델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국가적 사업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박인숙 의원실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박인숙 의원실

김봉옥 한국여자의사회 회장도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자의사는 전체 의사 중 24%인 약 2만5000명에 달하고 앞으로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수적 증가와 함께 역할도 높아짐에 따라 한국여자의사회는 근현대 여성사에서 여의사의 역사가 잘 발굴돼 남겨질 수 있도록 여성사박물관의 건립 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조발표로 (사)역사․여성․미래 이배용 이사장이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운 여성들을 조명했다.

이 이사장은 여의사의 출현 배경으로 조선시대 의녀의 활동이 있었다는 점에 이어, 서구식 의료기술을 여성 최초로 배웠던 박에스더(김점동)의 업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문직 여의사들은 한국 근대사회 발전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면서 다섯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박애정신이 중심에 있었다는 점 △인술의 힘으로 신뢰를 얻으면서 남성과 대등한 지위를 확보하면서 남녀평등의 단초를 여는데 앞장섰다는 점 △봉사와 헌신의 자세로 사회적 신망과 존경을 받았고 특히 박에스더의 희생정신이 여의사들에게 귀감이 돼 대를 이어 실현됐다는 점 △위생과 건강관리 등 근대적 생활의 합리화에 기여 △여성이 사회적 주체로 등장하는데 표본이 됐다는 점 등을 꼽았다.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주최,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안명옥 추진위원장)와 한국여자의사회(김봉옥 회장)의 공동 주관으로 제7차 여성사박물관 국회포럼이 개최됐다. ⓒ신용현 의원싦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주최,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안명옥 추진위원장)와 한국여자의사회(김봉옥 회장)의 공동 주관으로 제7차 여성사박물관 국회포럼이 개최됐다. ⓒ신용현 의원싦

한국 여의사들의 활동은 세계무대에서도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지난해까지 세계여자의사회(MWIA) 회장을 맡았던 박경아 연세대 의대 특임교수는 한국여자의사회 설립부터 세계여자의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활동과 2013년 세계여자의사회 회장 당선과 서울대회 개최 등 역사 등을 소개하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반면 오늘날 크게 늘고 있는 젊은 여의사들이 사회에 기여해야 함에도 보수적인 분위기의 의료계 내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신현영 한국여자의사회 국제이사는 “여의사로서 남성의사와 동등하게 경쟁하고 공정하게 평가받는데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건들이 산재해 있다”면서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또 “의사협회 내에 여성이 25%인데도 대의원 여성 수가 매우 적다. 의료계 내 여성 할당제 논의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명옥 위원장은 참석자들에게 1898년 9월 1일 여성권리선언문의 의미를 가진 ‘여권통문’이 발표된지 올해 119주년이 되는 해임을 강조하며 의료계의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 앞서 우리나라 여의사의 표상인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이 참석해 사용하던 청진기 등을 기증했다. 기증품은 향후 건립될 여성사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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