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강금실 등 전직 장관과

한비야, 문경란, 정진경 등

여성 리더들 지지 선언 잇따라

 

정의기억재단, 일본군‘위안부’연구회

시민사회도 국회에 인준 촉구

“낙마하면 일본과 아베가 좋아할 것”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대우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대우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성계에서 강 후보자에 대한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과 일본군‘위안부’연구회 등 위안부 문제 해결에 힘써온 시민사회부터 여성계 리더들이 줄줄이 강 후보자 지지를 표명해 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원만히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계에선 “강 후보자의 흠결을 부인하진 않지만 외교 장관으로 최적임자라는 판단이 지배적인 만큼 최초 여성 외교 장관의 탄생에 대한 여성들의 여망을 국회가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지은희 정의기억재단 이사장은 “여성 외교부 장관 탄생을 바란다”며 “강 후보자는 유엔 내 인권정책기구 활동을 통해 여성과 성소수자 인권문제와 난민문제 해결 과정에서 원칙과 외교 능력을 보여준 인물”이라고 평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강경화 장관의 외교 시대를 기대한다’는 글을 통해 “강 후보자는 아시아에서 앞서가는 나라 한국을 위한 외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2006년 여성인권 직명대사를 할 때 외통부 국제기구 국장이던 강 후보자를 만났다.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업무 지원을 해결해줬다”며 “참 명석하고 온화하며 일솜씨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분이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외교통상부의 고위 공직자로, 유엔의 고위 직책을 맡아왔던 국제 전문가로 오래 쌓아온 역량을 이제 우리나라를 위해 쓸 기회를 맞았다”며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 최강대국과의 외교가 매우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고 국제외교 차원에서 적정 수준을 유지하며 한반도 평화의 과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때다. 국제무대에서 전문 기량을 갖췄고 업무 능력이 뛰어난 분을 책임자로 맞아들이는 것은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씨도 언론에 기고한 ‘강경화를 옴팡지게 부려먹자’라는 글에서 “강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이 되면 풍부한 경험으로 국제적인 합의와 원칙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국익을 도모하는 ‘스마트한’ 외교를 펼칠게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격도 더불어 확실하게 높일 것을 기대한다”고 썼다. 이어 “강 후보자의 화려한 경력이 누구의 힘을 빌리거나 기대지 않고 오직 자신의 노력과 열정만으로 만들어 왔다는 자체가 이 땅의 딸들에게 얼마나 큰 도전과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씨는 “청문회를 앞두고 후보자에 대한 이런저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해명할 건 성실히 해명하고 잘못한 건 깔끔하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일”이라며 “2017년 대한민국은 강경화라는 참으로 쓸모 있는 국가적 자산을 어떻게 깎아내릴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고 ‘옴팡지게 부려먹을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강 후보자가 무사히 청문회를 통과했으면 한다”고 했다.

문경란 전 서울시인권위원장은 “강경화 후보가 낙마하면 누가 제일 좋아할까? 문제제기하는 야당도 아니고, 언론도 아니다. 일본이고 아베”라며 “강 후보만한 인물은 없다. 국제 감각과 네트워크, 현장의 경험과 전문성, 화려한 커리어 등 성장해가는 젊은 여성들에게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최고의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문 전 위원장은 “청문회 의원들도 후보자가 문제가 좀 있더라도 침소봉대하거나 정치적 제물거리로 삼지 말고 종합적으로 삶 전체를 보고 판단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진경 전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강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이 된다는 것은, 오늘도 힘겹게 버텨내고 있는 전문직 여성들뿐 아니라 전체 여성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했다. 정 전 교수는 “나아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려고 하는 젊은이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 그가 자신의 힘으로 그 세계를 돌파해 왔기 때문”이라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한국외교를 책임지고,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도 강 후보자를 직·간접적으로 지원 사격을 했다. 여협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를 지명한 것은 외교부와 국토교통부의 최초의 여성 장관후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고 지지 선언을 했고, 여성연합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는 인사 검증 기준에 성평등 관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민사회도 강 후보자 인준을 국회에 촉구했다. 10만명의 시민 지지를 받고 출범한 정의기억재단은 3일 성명에서 “강 후보자 지명에 대한 조속한 인준으로 2015 한일합의를 비롯한 외교 현안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재단은 “강 후보자를 둘러싼 논쟁이 과연 외교부 장관으로 직무 수행이 불가할 만큼 치명적 사안인지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한다”며 “강 후보자는 국제사회에서 여성·인권에 대한 가치를 우선하며 한국의 외교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힘써온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결성한 일본군‘위안부’연구회도 5일 “일본의 정세, 후보의 경력과 관점 등을 고려했을 때 강 후보자가 위안부 문제의 정의 로운 해결에 적임자라 판단한다”며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위안부 문제는 여성인권과 세계평화 그리고 인류공영의 시각에서 다뤄야 하고 정의의 구현을 위해 일본에게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 후보자는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해내는 데 최적임자라고 생각하기에 지지의 뜻을 보낸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제안했으며 5일 오후 5시 현재 1만5585명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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