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기업경영 모두 팀워크가 중요”
미디어·하이테크 분야서 두각 나타내
남성들의 파워 각축장으로 여겨졌던 경제계에도 여성의 손길은 필요하다. 고위 경영진에 속하는 여성의 숫자는 매우 적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중요성이 작은 것은 결코 아니다.
미국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성 중 하나로 선정된 주디 에스트린은 21년 전 남편과 공동 설립한 ‘패킷 디자인’의 CEO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중 4위인 그의 회사는 하이테크 산업계에서 여성의 능력이 남성 못지 않음을 증명하는 좋은 예가 됐다. 그는 “어머니가 되고 난 후 아이를 가진 직원들을 훨씬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미국 국제 여행사의 사장이자 CEO인 노엘 어윈 핸트첼은 두 명의 아이를 낳고 다섯 명의 아이를 입양한 일곱 아이들의 어머니다.
그는 “대가족을 갖는 것과 기업을 경영하는 일은 모두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핸트첼은 노엘 재단을 설립해 매년 집안이 어려운 아이들이 전국을 여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성폭력·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돕는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였다.
하이테크 분야의 몇 안되는 여성 리더 중 하나인 비니타 굽타는 1985년 자신이 설립한 ‘퀵 이글 네트워크’의 이사장, 사장, CEO를 겸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해 그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새롭게 벌인 사업 덕분에 수익성이 높아졌다. 그는 남성들이 장악한 분야에서 남성처럼 행동하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개발하고 적용했다고 전한다.
“남편과 아이, 자신의 경력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미디어 분야에서 일하는 어머니들이다. 이들은 미디어의 영향력을 보다 건전한 방
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틴 잡지 ‘뉴 문’의 창립자이자 출판업자인 낸시 그루버는 어린 소녀들이 진정한 자아상을 갖도록 격려한다.
그는 피플지의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 50명’을 비롯해 미디어에서 미를 표현하는 방법에 항의하며 ‘건강한 아름다움’이란 이슈를 통해 8~14살 소녀 25명을 아름다운 사람들로 선정, ‘미’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유니버설 영화사의 부사장이자 ‘우먼 인 필름’의 사장인 호레이스 데이빗은 ‘우먼 인 필름’을 통해 차세대 영화제작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간디’ ‘필라델피아’ ‘허리케인’ ‘에린 브로코비치’를 위한 그의 캠페인은 이 영화들이 대규모 관객을 불러들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 호레이스는 평소 장애아들을 가르치면서 매스미디어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절감한다. 그는 집에서 일하는 남편 덕분에 아이들의 봄방학과 겹치는 아카데미 시상식 기간에도 걱정 없이 일한다.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없다는 말을 믿지 마십시오. 당신은 너무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100% 완벽하게 할 수 없을 뿐입니다”
‘생방송 라이프 타임’의 진행자이자 ‘수퍼맨’ 크리스토퍼 리브의 아내인 다나 리브는 5년 전 사고로 인해 남편이 전신마비자가 된 후 ‘미국 전신마비 재단’의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남편과의 생활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남편과 아내로서 함께 하지 환자와 간호자로서가 아니다. 나와 그는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어린 시절을 주는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답한다.
이 밖에도 당뇨병으로 장님이 된 딸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딸이 대학까지 마치는 것을 도왔던 린다 크리스, 하와이 철인경기에서 승리한 유일한 여성이자 다리 부상을 극복하고 다시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했던 유일한 어머니 캐런 스마이어, 싱글마더로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아이가 낮잠 자는 동안 ‘해리 포터 시리즈’를 쓴 조안 캐서린 롤링…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전세계 자랑스런 어머니들의 모습은 오늘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오수경/미국통신원 DigitalSME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