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설치작가 양혜규, 재개장한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에 신작 공개

 

미니멀리즘 거장 솔 르윗 작품 차용

베니션 블라인드 추가 새롭게 해석

 

양혜규 작가 ⓒAbigail Enzaldo
양혜규 작가 ⓒAbigail Enzaldo

세계적 설치작가 양혜규가 재개장한 서울 강남 도산공원 앞에 위치한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에 신작을 선보였다.

이 건물 3층에 선보인 양 작가의 신작은 ‘솔 르윗 뒤집기’ 연작. ‘184배로 확장한 하나와 66배로 확장·복제하여 맞세운 둘, 다섯 개의 모듈에 입각한 입방체 구조물 #81-E’라는 아주 긴 제목의 작품이다. 흰색과 반짝이는 금색, 은색의 색상을 띤 웅장한 작품으로 미국의 미니멀리즘 조각가 솔 르윗의 작품 ‘다섯 개의 모듈에 입각한 입방체 구조물(1971-4)’에서 차용해 비어 있는 정육면체에 베니션 블라인드를 추가해 새롭게 해석했다.

솔 르윗은 미니멀리즘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양 작가는 백색 선과 입방체가 최소 단위로 이뤄진 다양한 기하학적 형태의 조각으로 잘 알려진 그의 작품을 인용해 색다른 창작의 세계를 보여왔다. 2015년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연 개인전에선 솔 르윗의 ‘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1986)이란 작품을 23배 확장한 블라인드 설치작품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형식적으로 기하학적 형태와 단일한 모듈이 반복돼 미니멀리즘적 요소를 지닌 블라인드의 특성을 잘 살린 작업이었다.

 

양 작가가 에르메스 건물 3층에 선보인 신작 ‘솔 르윗 뒤집기’. ⓒMasao Nishkawa
양 작가가 에르메스 건물 3층에 선보인 신작 ‘솔 르윗 뒤집기’. ⓒMasao Nishkawa

현재 스웨덴에 머물고 있는 양 작가는 2006년 첫 국내 개인전을 인천의 한 폐가에서 열면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2009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과 본 전시에 참가해 공감각적인 블라인드 작업과 공동체에 대한 진지한 작업으로 세계 미술계의 호평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 시대 담론을 문학적, 역사적으로 추상화해 시적인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양 작가는 서구모더니티의 역효과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우리 사회에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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