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총장 선거에서 당선된 김혜숙 철학과 교수. ⓒ이정실 사진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선거에서 당선된 김혜숙 철학과 교수. ⓒ이정실 사진기자

이화여자대학교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131년 학교 역사상 최초의 직선제 선거를 통해 제16대 총장으로 당선됐다.

김 교수는 지난 이화여대 학내 분규 및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학내 비리 당시 학생들의 편에서 교수들의 시위를 주도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학생들이 점거한 본관에 경찰이 투입된 영상이 나오자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이화여대 16대 총장후보 추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실시된 총장 결선투표를 통해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57.3%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함께 결선 투표 후보에 오른 김은미 국제학과 교수는 42.7%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김혜숙 교수는 앞서 지난 22일 치른 사전투표와 24일 1차 투표를 통해 2위인 김은미 교수보다 16.4%가 높은 33.9%의 지지를 받으며 교수, 교직원, 학생, 동창 모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과반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까지 실시됐다.

결선투표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결선투표 투표율은 45.3%를 기록했다. 사전투표와 1차 투표 때는 투표율 45.6%를 기록했다.

이번 총장 직선제 선거에서 교수, 직원, 학생, 동창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놓고 진통이 있었으나 교수 77.5%, 직원 12%, 학생 8.5%, 동창 2%의 비율이 결정됐다.

김혜숙 교수는 세계여성철학자대회 조직위원장과 철학연구회 연구이사, 한국인문학총연합회 대표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현재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 이화의료원 글로벌소녀건강연구원장 등을 맡고 있다. 과거 국제개발협력학회 학회장과 국무총리실 산하 국제개발협력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1월에는 유엔(UN) 글로벌 지속가능개발 보고서 작성을 위한 저자 그룹 1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최경희 총장 당시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본관을 점거하며 시작됐던 이화여대 학내분규 사태는 ‘정유라 특혜 비리’를 통해 전환점을 맞았고, 결국 최 총장이 물러나며 총장 공석 사태를 맞게 됐다.

신임 총장 취임식은 오는 31일 오전 10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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