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남성 강사들이 최근 강의실에서 성소수자·여성혐오적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Wikipedia
홍익대학교 남성 강사들이 최근 강의실에서 성소수자·여성혐오적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Wikipedia

홍익대학교 남성 강사들이 최근 강의실에서 성소수자·여성혐오적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한 강사는 당시 학생들의 집단 퇴장, 수강 철회 등 항의에도 사과나 후속 조처 없이 수업을 진행해 파문이 일었다.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Y강사는 지난 3월 8일 홍대 서울캠퍼스에서 서양 철학 강의 중 “남자들끼리 이상한 짓 하는 걸 호모라고 하고, 여자들끼리 이상한 짓 하는 걸 레즈비언이라 한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강의의 맥락과 동떨어진 이상한 발언이었다” “맥락상 불필요한 이야기였고 명백한 혐오발언이었다”라고 했다. 당시 Y강사의 발언에 불쾌감을 느낀 학생 10명가량이 강의를 거부하며 퇴장했다. 수강정정 기간이었기 때문에 상당수가 해당 수업 수강을 철회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3·8 세계여성의날 홍대 미대 학생회가 주최한 ‘페미니즘 포럼’에선 한 참석자가 Y강사의 발언을 언급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Y강사는 12일 여성신문에 “해당 발언만 떼어 놓고 보면 이상하게 들리지만, 개념을 정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학생들에게 ‘호모 사피엔스’에 대해 강의하면서 사람들이 ‘Homo’라는 라틴어를 왜곡해 사용하고 있다. 원래 뜻은 ‘같은’ ‘동일한’인데, 역사가 흐르면서 와전돼 남자끼리 이상한 짓을 하는 용어로 변했다. 레즈비언도 원래 그리스 ‘레스보스’ 섬이 와전돼 이상하게 변했다라고 설명했다”는 주장이다. “학생들 앞에서 조심스럽게 표현한다고 ‘성’ 대신 ‘이상한 짓’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7일엔 커뮤니케이션 교양 수업을 맡은 J강사가 홍대 서울캠퍼스 강의 중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J강사는 “출근길에 대중교통에서 화장하는 여성을 봤다”며 “유럽에선 누가 보는 상황에서 화장하는 게 창녀의 표시”라고 말했다. 또 “초커도 창녀의 표시다” “남성이 귀 한쪽에만 피어싱하는 것은 동성애자의 표시다”라며 “세상이 많이 변하고 있지만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둬라”라고 말했다.

홍대 재학생으로 당시 수업을 들었던 A, B씨는 “충격적인 발언이라 할 말을 잃었다. 학내에선 ‘원래 그런 분이니 수강을 철회하고 피하자’라는 여론도 일부 형성됐다. 그러나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제보했다”고 했다. 그러나 J강사는 여성신문에 “초커가 무슨 뜻이냐. 그런 발언을 한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대학 내 성평등 의식이 확산됐다지만, 여전히 학내에서는 이러한 강의실 내 혐오·차별적 발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부터 학생들로부터 관련 제보를 받고 있다는 홍익대 총학생회 산하 성인권위원회는 “학생들이 나서서 인식을 바꿔야 하는 문제다”라며 “제보자들에게 사건 처리 절차 안내 후 학내 성평등상담실로 연계하고, 사안에 따라 공론화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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