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깨야 나라다운 나라 된다
유리천장 깨야 나라다운 나라 된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7.05.17 11:16
  • 수정 2017-07-12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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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취임 1주일 행보는

탈권위, 민생과 개혁, 파격 인사

국민 10명 중 8명 “잘하고 있다”

높고도 높은 유리천장 깨질 때

진정한 성평등국가 자리 잡을 것

 

문재인 대통령과 신임 수석· 비서관들이 11일 오후 청와대 본관을 나와 차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권혁기(왼쪽부터) 춘추관장,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문재인 대통령,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윤영찬 홍보수석비서관.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과 신임 수석· 비서관들이 11일 오후 청와대 본관을 나와 차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권혁기(왼쪽부터) 춘추관장,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문재인 대통령,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윤영찬 홍보수석비서관.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현재까지 문 대통령의 행보는 크게 네 가지 축에서 이해된다.

우선 탈권위주의적 행보다. 취임식도 국회에서 간소하게 했고, 대통령 일정을 자세히 공개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자유롭게 산책하며 토론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구중궁궐’ 청와대 본관이 아니라 참모들이 업무를 보는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취임하는 날엔 이례적으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당사를 찾고, 야당 지도부와 연달아 회동을 했다. 여하튼 문 대통령이 권위와 격식에서 벗어나 활발하게 소통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둘째, 적폐 청산이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재조사와 박근혜 정권 당시의 최순실 게이트 등에 대한 재수사”를 언급했다. 또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지하고, 올해 5·18 기념식 제창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하도록 국가보훈처에 지시했다. 조국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4년 말 있었던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모든 것이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새 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소산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적폐 청산 없이 정의로운 통합은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셋째, 민생정책 행보다. 문 대통령의 업무지시 1호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대통령이 위원장이 돼 그동안 국민에게 약속한 ‘일자리 대통령’을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일환으로 문 대통령은 첫 현장방문 장소로 인천공항을 방문해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현재 공무원을 포함해 공공 부문 185만 여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31만 여명이다.

이에 화답하듯 인천공사는 “비정규직 1만명 전원을 연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를 깜짝 방문해 학생들과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응급 대책으로 가동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가동을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전국 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는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14%, 수도권의 경우 3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가는 일련의 민생정책 행보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곳부터 어루만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넷째, 파격적인 인사다. 문 대통령은 탕평과 협치 차원에서 총리 후보자에 ‘비주류’ 이낙연 전 전남지사를 임명했다. 청와대는 50대 비서실장을 축으로 민정수석에는 비검찰 출신 조국 서울대 교수를, 인사수석에는 조현옥 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총무비서관에는 정통 관료인 이정도 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을 발탁했다. 그동안 우려됐던 이른바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 등 핵심 측근들 모두 공직을 맡지 않고 백의종군하기로 했다. ‘친문 패권주의’라는 말은 잠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여하튼 문 대통령의 취임 1주일 행보는 탈권위와 소통, 민생과 개혁 그리고 파격적인 인사로 요약된다. 이런 행보에 힘입어 문 대통령에 대한 업무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한겨레신문 여론조사(5월 12∼13일)에 따르면 국민의 10명 중 8명(77.9%)이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새 정부에도 옥의 티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성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내각에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애석하게도 대통령 취임사에는 성평등과 관련된 대목이 없었고, 현재까지 청와대 여성수석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오찬을 한 다음 양복 상의를 벗고, 한 손에 커피를 들며, 조현옥 인사수석과 여성인재 발굴을 주제로 대화도 했다. 이 대화가 현실로 다가오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높고도 높은 유리천장이 깨질 때 진정한 성평등국가와 나라다운 나라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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