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대한민국을 이끌 19대 대통령에게 “국민과 소통하고 차별 없는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15세 청소년부터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구직자와 일과 가정 양립에 애를 먹는 워킹맘, 비혼 여성과 노후를 보내는 여성노인까지 각기 처한 상황은 달라도 하나같이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여성들이 새 대통령에 바라는 점을 정리했다.

 

청년들이 먹고살만한 나라 만들어 달라

-대학생 김민경씨(24)

“모두가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목소리를 내야할 일이 있을 때 당당하게 거침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나라, 나의 몫을 챙길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한국의 유능한 청년들이 열심히 살아도 안 되니까 자꾸 해외로 나가고 있는데, 이것도 엄청난 자원 유실이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먹고살만한 나라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서인애씨
서인애씨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 기대하겠다

-대학생 서인애씨(22)

“국정농단 사태를 겪고 전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기까지 많은 국민의 노력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정치에 관심을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고 그에 따라 국민에게도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새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하는 정치에 대해 청렴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으며 의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순실게이트’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지만, 그 전에도 비선 실세에 대한 논란은 계속해서 존재해왔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한국정치도 바뀔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새 대통령이 그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기본과 원칙이 당연히 지켜지는 나라로

-직장인 남지현씨(가명·25)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사회가 구현되길 바란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서 ‘한국사회는 기본과 원칙이란 게 많이 무너져 있었던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 정권에서는 기본과 원칙이 당연하게 지켜지는 나라, 청년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박종순씨
박종순씨

미국·중국에 휘둘리지 않는 외교 펼쳤으면

-주부 박종순씨(55)

“다음 정부 대통령은 통일국가를 지향하고 자주적이면서도 중립적인 정책 방향으로 미국, 중국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외교를 펼쳤으면 좋겠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지만, 스위스는 어느 나라 편도 들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면서 지역 문화와 자연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는 청정 국가다. 한국도 스위스처럼 우리 문화와 자연이 유지되는 문화강대국이 됐으면 좋겠다. 또한 이전까지 독재적인 권한은 법으로 규제하고 세금이 어떠한 기업이나 집단에 의해서 쓰이지 않고 골고루 쓰이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한다.”

 

서현영씨
서현영씨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 정규직 채용 늘려야

-서현영(24·대학생)

“취업을 준비하면서 졸업하자마자 정규직으로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을 피부로 깨닫게 됐다. 청년 실업률이 높은 이때 계약직 채용보다는 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자리가 없어 청년 창업 또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데 이를 나라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맡고 있지만, 그에 비례하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소방관, 과학수사대 등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예산을 늘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 지원 차별 없애야

-어린이집 원장 이근배씨(50)

“교육·보육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민간어린이집과 국공립어린이집을 나눠 차별을 두지 말고 똑같은 수준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어떤 보육기관에 다니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은 국공립·민간 어린이집에 대한 보육료 지원이 달라 민간에 다니는 아이들은 부모 부담금을 내야 한다. 모두 다 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똑같은 세금을 내는데 왜 국공립에 다니는 아이들만 무료 보육을 받고, 민간 다니는 아이들의 자녀는 돈을 내고 다녀야 하나.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이 동일 수준으로 지원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윤경씨
김윤경씨

엄마들의 목소리 반영해 보육 정책 마련해야

-주부 김윤경씨(26)

“정부의 맞춤형보육 도입으로 어쩔 수 없이 위장 취업하는 엄마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 엄마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만들었다면 이런 시행착오가 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음 정부는 정책을 만드는데 있어 정책 대상자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주길 바란다. 또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 양육수당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예산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엄마들이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에도 신경써달라

-직장인 이영미씨(39)

“여전히 1인 가구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3~4인 가구를 꾸리지 못하는 비정상적이고 불완전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특히 여성 1인 가구는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위험이나 안전까지 걱정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1인 가구를 위한 지원 정책은 미흡하다. 앞으로는 조금 더 다양한 가구형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지원해줬으면 한다.”

 

김세경씨
김세경씨

여성폭력, 여성의 입장에서 보고 개선해야

-직장인 김세경씨(24)

“새 대통령이 노후가 보장되는 나라, 노동자를 기계부품이 아니라 사람으로 인정해주는 나라로 이끌어주길 바란다. 여성폭력을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개선해나가려고 노력하는 나라, 일한 만큼 보상받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각 가정의 경제적 능력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아이의 능력을 키워주고 뒷받침해주는 나라,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이동권·노동권을 보장해주는 나라를 원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하지 말라

-청소년 이수아씨(15)

“박근혜처럼 하지 말라. 자유학기제 없애 달라.”

 

이한나씨
이한나씨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의 모습 보여주길

-직장인 이한나씨(25)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가 되어 달라. 국민 의견을 듣고, 올바른 것은 받아들이고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보여 달라. 또한 중소기업 대부분은 출산 후 3개월을 쉬고 다시 복직해야 한다. 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게 해 달라. 걱정 없이 아이 낳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게다가 여자는 결혼, 출산,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보다 취업이 어렵다.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칼퇴근 법’이 시행됐으면 좋겠다. 눈치 안 보고 퇴근하고 싶다.”

마음 놓고 아이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해주길

-워킹맘 이선녀씨(52)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직장 내에 육아휴직 제도가 있으나 눈치가 보여 사용을 못한다. 또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차별이 없다지만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육아휴직으로 인한 차별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강력한 제도 개선을 바란다. 또한 소아과 야간 진료 병원 운영이 필요하다. 퇴근 후 아픈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오후 9시까지 진료하는 병원이 많아지도록 정부에서 지원해 주길 바란다.”

국민의 안전 최우선하는 대통령 돼달라

-이기무씨(81)

“새 대통령은 불안함에 떨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미래 통일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평화적으로 잘 풀어나가고 협력할 수 있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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