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공개 편지 보낸 12세 소녀

 

대선 후보들에게 편지를 쓴 네팔 소녀 수비양 ⓒ우리 네팔의 집 청년모임
대선 후보들에게 편지를 쓴 네팔 소녀 수비양 ⓒ우리 네팔의 집 청년모임

“대선 후보님들! 네팔 이주민과 한국사회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함께 해주세요.”

충북 청주에서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네팔 출신 수비(12)양이 대선후보들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다. 수비양의 편지는 트위터에서만 9일 현재 6048회 리트윗됐다. 이 편지는 주요 대선후보들의 이메일로도 보내졌다.

수비양은 ‘청주네팔쉼터’를 운영하는 수니따·고니스 부부의 딸이다. 2006년 한국에 유학 온 부부는 2013년 청주네팔쉼터를 연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여성쉼터를 열어 네팔 이주노동자들을 돕고 있다.

수비양은 편지에서 “나이, 학력, 업무와 상관없이 많은 한국 사장님들이 이주노동자들을 ‘새끼’라고 부르며 험한 말을 한다. 저도 학교에서 피부가 검고 코가 높다고 놀림을 받아 마음이 안 좋았다”고 썼다.

그는 이어 “한국에 있는 이주민이 200만명이지만 인종차별을 없애고자 하는 노력은 거의 없다”면서 “법적으로도 외국인은 사장님이 허락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괴롭혀도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길 수 없어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서 자살을 했다. 농업비자로 온 외국인들을 하루에 18시간씩 일주일 내내 농사일을 시키고도 월급도 제대로 주지 않는 사장님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사회의 보이지 않은 인종차별 문제를 알리고 싶다”며 대선후보들에게 “네팔이주민과 한국사회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수비양은 ‘우리 네팔의 집 청년모임’이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알리기 위해 이번 편지를 공개했다. 와디즈에서 진행 중인 크라우드 펀딩은 한국사회의 보이지 않은 인종차별 문제를 알리고, 네팔이주민들이 지역주민들과 동등한 사람으로써 함께 어울리며 네팔 문화를 알리는 ‘네팔문화의 날’ 행사를 하기 위해 기획됐다.

다음은 수비양이 대선후보들에게 쓴 편지 전문이다.

대선후보님들께

네팔 이주민과 한국사회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함께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네팔에서 온 수비입니다.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와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을 혹시 아시나요?

정답은 “야, 이 새끼야!” 입니다.

나이, 학력, 업무와 상관없이 많은 한국사장님들이

이주노동자들을 ‘새끼’라고 부르며 험한 말을 하십니다.

저도 학교에서 피부가 검고 코가 높다고 놀림을 받아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한국에 있는 이주민이 200만명이지만

인종차별을 없애고자 하는 노력은 거의 없습니다.

법적으로도 외국인은 사장님이 허락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괴롭혀도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길 수 없어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서 자살을 했습니다.

농업비자로 온 외국인들을 하루에 18시간씩

일주일 내내 농사일을 시키고도

월급도 제대로 주지 않는 사장님도 많습니다.

저는 한국사회의 보이지 않은 인종차별 문제를 알리고 싶습니다.

대선 후보님들!

네팔이주민과 한국사회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함께해주세요.

- 청주네팔쉼터 수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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