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민, 액티브 시니어③] 시니어노믹스, 관건은 결국 ‘일자리’
[새로운 시민, 액티브 시니어③] 시니어노믹스, 관건은 결국 ‘일자리’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7.05.02 17:08
  • 수정 2017-05-07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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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실업자 10만명 넘는데

시니어 뽑는 일자리 턱없이 적고

일자리 자체도 비정규직이 태반

공공근로 임금 12년째 월 20만

‘노인 열정페이’ 논란까지 낳아

시니어 일자리 양 늘리고 질 높여야

 

시니어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는 모습.  일 하려는 시니어가 많아지면서 65세 이상 실업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데다 시니어 일자리 대부분이 저임금 비정규직인 상황이다. ⓒ뉴시스·여성신문
시니어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는 모습. 일 하려는 시니어가 많아지면서 65세 이상 실업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데다 시니어 일자리 대부분이 저임금 비정규직인 상황이다. ⓒ뉴시스·여성신문

‘고령사회’ 진입으로 일 하려는 고령층이 많아지면서 65세 이상 실업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치다. 그러나 일자리 자체가 부족해 대부분 노인이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대부분 저임금 비정규직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인일자리 사업마저 월 20만원 수준의 저임금 일자리여서 ‘노인 열정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령화 문제의 해법으로 꼽히는 ‘시니어노믹스(Seniornomics=Senior+Economics)’는 결국 시니어 일자리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은 올해 1분기(1∼3월) 65세 이상 실업자는 12만3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만1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3월 이래 최고치다. 1999년 3분기에 8000명이던 65세 이상 실업자는 2010년 1분기 8만8000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65세 이상 실업률도 6.1%로 2010년 6.5%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높은 실업률의 원인은 고령층 인구의 증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999년 3분기 324만4000명이던 65세 이상 인구는 올해 1분기 710만2000명으로 2.2배나 늘었다. 게다가 노후준비를 못한 고령층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탓도 크다.

고령화는 장기적인 경기침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고 고령 인구가 늘면서 소비와 대출이 위축된다는 지적이다. 결국 고령화가 경제 성장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이야기다. 고령화 해법은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시니어 인력의 활용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하는 시니어, 즉 ‘액티브 시니어’가 늘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시니어가 소득과 소비의 주체가 돼야 경제 파이 전체를 키울 수 있고, 관련 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의 노동참여를 통한 경제성장을 뜻하는 시니어노믹스가 고령화의 열쇠라는 뜻이다.

 

장년 일자리박람회에서 어르신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장년 일자리박람회에서 어르신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에 민간 부문에서는 직접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해 시니어 시장을 키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부터 전문직 은퇴자 또는 경력단절 시니어들의 전문 경험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 새 모델 ‘시니어케어 매니저’사업을 시작했다. 은퇴한 간호사,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시니어케어 매니저는 요양시설 등을 방문해 치매 어르신의 돌봄, 심리치료 등을 돕는다. 55세가 넘은 시니어로 구성된 '라이프 케어 매니저'도 운영하는 등 시니어 지원과 일자리에 창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 부족 시대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시니어가 청년과 취업 경쟁을 벌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100세 시대에 연금만으로 노인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노동여건은 열악한 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16년 고령층 노동시장 특징’ 보고서를 보면 55~79세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53.8%로 절반이 넘었다.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30%대 초반인 점과 비교하면 1.5배를 넘는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42.2%로 전체 근로자 중 저임금 근로자 비중의 두배에 달했다. 특히 28.9%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근로자 3명 중 1명은 한 달에 126만원도 벌지 못하는 것이다. 임금은 낮은데 노동시간은 길다. 서울연구원이 65세 이상 일하는 노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근로시간은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보다 긴 12.9시간에 달했다. 또 시간당 임금도 5457원으로 조사 당시 최저임금 5580원보다 낮았다.

정부도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차 고령사회기본계획을 토대로 지난해보다 5만개 늘린 44만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든다. 여기에 466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그러나 노인 대상 공공근로 일자리의 급여는 월 20만원으로 10년 넘게 제자리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노인일자리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사업의 67.7%를 차지하는 공익활동의 보수는 2004년 20만원에서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최저임금에 보수를 맞추다보니 일자리 수는 늘었지만 일하는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익활동 일자리 참여시간은 2009년 48시간에서 올해 30시간으로 축소됐다. 사실상 시니어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소득을 보전한다는 사업 취지와 현실의 괴리감이 큰 셈이다.

게다가 보건복지부는 지난해부터 공익활동을 ‘자원봉사’라고 규정하고 참여시간은 ‘30시간 이상’으로 하는 내용으로 사업지침을 개정했다. 이는 생계비 등 노후소득을 보전하려는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동기와 어긋나며, 저소득 노인들에게 최저시급 이하를 지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이 ‘노인 열정페이’를 낳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우주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은 “노인일자리 사업은 다른 부처의 노인대상 일자리사업들과 비교했을때 상대적으로 개별 일자리의 질적 측면보다는 전체 일자리 물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왔다”고 평가했다. 김 평가관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을 줄이면서 최소한 노인일자리 질적 저하를 방지할 수 있도록 노인일자리 보수를 최저임금이나 물가에 연동해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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