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성폭력상담소, 대학 내 성폭력근절 긴급토론회 개최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는 지난 4월 17일 부산지방검찰청 중회의실에서 ‘대학 내 성폭력,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가졌다.

부산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와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대학생 및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현재 대학 내에서는 남톡방, MT문화, 삼수생 오빠, 예비역 선배, 교수님 등 성차별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알아서 조심해’로 문제인식을 박탈하는 대학 공동체의 문제점과 그 원인들을 진단하고 차별에서 평등으로 배제에서 포용으로 성평등한 대학 만들기 일환으로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발표를 한 이나영 중앙대 교수는 “성희롱 예방을 위한 국가적, 사회적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희롱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는 특정 대상이나 집단, 특정 장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서 여성에 대한 인식과 차별적 현상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그 배경 속에는 남성중심의 성문화로 여성을 단순히 성적대상으로 규정하거나 남성성을 구축하는 군대, 이성애 남성지배 구조 등을 원인으로 보며 특히 성폭력에 대해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무지에서부터 비롯됐다”고 말했다.

또 ‘젠더차별이다, 성희롱이다’라고 말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으로 괴리감이 발생해 가해자는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 “재수 없다, 억울하다” 등으로 처음에는 가해자를 원망하고 결국 피해자를 고발하는 모순된 상황을 꼬집었다.

특히 피해자들은 △학교가 교수편을 들 것 같아서 △제대로 처리 안 될 것 같아서 △분위기 깰까 봐 싫다고 못하고 최대한 피했다 △도저히 결심이 안 서서 등 이유로 피해를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유토론을 통해 오정진 부산대 교수는 “대학내 성폭력에 더 취약한 원인이 ‘어차피’의 세계관이 지배하게 될 수 있기에 서로 다른 역할에 대해 잘 지내야 한다는 이유로 위계에 기대기 때문이다”며 “학교내에 믿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이 필요해 관련 기구를 만들었다. 학교 내 명예때문에 쉬쉬하는 경우가 많기에 사전에 상담을 통해 조기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생들이 말하는 대학 내 성폭력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에는 부산대 페미니즘 소모임인 ‘싫다잖아’, 경성대 ‘파워페미레인저’, 서울 ‘폥귄프로젝트’ 등 참여했다.

이날 ‘싫다잖아’ 김정원은 "학교내 페미니즘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특히 동아리 내 연애를 강요하지 않고, 여성혐오 등 성폭력에서 안전한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며 "교내 커뮤니티를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니 여자들이 좋은 것만 챙겼다. 여자가 군대를 가면 남여평등이다. 페미니즘은 극단적 이기주의다라고 말한다"며 학교 내에서 만연한 성폭력과 성차별적인 발언에 대해서 제대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했다.

'파워페미레인저' 김도경은 "외모지상주의가 여성에게 작용된다는 것을 대학에서 알았다. 한 교수는 여학생 사진을 카톡을 받아 순위를 메기기도 했고, 단톡방에서 성희롱 발언도 당당하게 한다. 일상속에 여성이 성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이런 것까지 예민해야 하나?며 조롱한다. 이로 인해 동기로부터 성희롱을 당할때조차 예민한가?하고 여러 번을 생각했다"며 발언을 통해 예리하게 집단내에 차별성을 점검해야 하고 자율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말할때 비난을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