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페미니스트 직접행동’ 15일 서울 광화문서 열려

주최 측 추산 1100명 참가... 자유발언, 선언 낭독 등 의견 풍성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VoteforFeminism) 행사가 열렸다. ⓒ여성신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VoteforFeminism) 행사가 열렸다. ⓒ여성신문

제19대 대통령선거가 24일 앞으로 다가온 4월 15일, 페미니즘을 기조로 하는 정치와 사회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는 정치 세력화 집회가 마련됐다. 이날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 후보 등록 접수를 개시한 날이다.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행사가 #VoteforFeminism기획단의 주최로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VoteforFeminism기획단은 온라인 페미니스트 그룹과 대학 내 페미니즘 단위, 성소수자단체, 그리고 수많은 여성단체 등 70여곳의 연대로 구성됐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1100여명의 페미니스트가 참가해 페미니스트 유권자로서 바라는 더 나은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결기있게 피력했다. 주최 측은 정치권에 별도의 참가 요청을 하지 않았지만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이 피켓을 들고 자리를 채웠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오후 1시부터 피켓 제작 부스 운영이 시작됐으며 오후 2시 본행사로 ‘페미니스트 마이크’ 무대, ‘나의 페미니즘 정치’ 그룹토크, 100명의 선언 릴레이 낭독을 진행했다. 이후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까지 피켓 행진을 했다.

‘페미니스트 마이크’ 무대에 올라 ‘자신을 ‘2등 시민’이라고 표현한 김동희씨는 젊은 여성노동자가 노동 현장에서 겪고 있는 성차별과 불합리한 대우를 고발했다. 중소기업의 사무보조로 일하면서 대리, 과장 등이 직함 대신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고, 자신은 ‘미스 김’으로 불린 경험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남자들을 향해 “남자라는 이유로 적은 급여, 립스틱, 몸매 드러나는 치마를 강요당한 적이 있는가”를 물으며 비판했다.

이어 이지원씨는 여성들이 당하는 폭력 피해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2016년 한 해 동안 남편·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당하거나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이 최소 187명”이라며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피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하고 나아가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오른 장애인 여성은 물리적인 독립뿐만 아니라 관계적으로 평등해지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고, 30대 레즈비언은 대통령후보들이 말하는 적폐청산 속에 성소수자 차별 청산도 없고 성소수자 인권도 없다고 비판했다. 10대 여성 페미니스트는 매체 등장하는 여성 청소년들은 성적 대상으로 비쳐지는 반면, 현실 속에서 여성 청소년은 성적인 존재임을 부정당한다며 이중적 시선을 꼬집었다. 또 일하는 40대 여성은 육아와 살림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맡기고 있는 사회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VoteforFeminism) 행사가 열렸다. ⓒ여성신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VoteforFeminism) 행사가 열렸다. ⓒ여성신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VoteforFeminism) 행사가 열렸다. ⓒ여성신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VoteforFeminism) 행사가 열렸다. ⓒ여성신문

이어 모든 참석자들이 10여명씩 광장에 자유롭게 둘러앉아 “페미니즘은 < > 세상을 만들 것이다”라는 문구의 괄호 속에 페미니스트로서 꿈꾸는 사회의 모습을 선언문 형태로 채워넣었다. 수백 장의 피켓 속에는 일상 속 불편함부터 뿌리깊은 차별적 문화의 단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들은 무대로 나가 작성한 선언을 낭독하며 투표하는 모습을 취했다. 이들은 “페미니즘은 택시 아저씨들도 젊은 여성에게 존댓말하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페미니즘은 머리길이, 치마길이, 자궁과 얼굴이 나를 재단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혼자 사는 여성이 당당히 배달음식을 시킬 수 있는’ ‘나이, 성별, 성 정체성 상관없이 나 자신으로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등을 외쳤다.

이어 참가자 전원은 피켓을 들고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종각역, 안국역을 거쳐 평화의소녀상 앞까지 1.7km가량 행진했다. 200m 정도로 이어진 대열이 세종로를 지나며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고 구호를 외치자 “페미니즘이 뭐냐”고 묻는 행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평화의 소녀상 앞에 도착한 이들은 ‘다시 만난 세계’ 등을 노래를 부르며 결속을 다지고 더 나은 사회로의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임을 다짐했다.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VoteforFeminism) 행사가 열렸다. ⓒ여성신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2017 페미니스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VoteforFeminism) 행사가 열렸다. ⓒ여성신문

한편 주최 측은 이날 참가자들이 작성한 “페미니즘은 < > 세상을 만들 것이다”를 전부 정리해 기록으로 남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자료를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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