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엔 진보-보수 따로 없어

여성성 입각한 통합 리더십 필요

 

표 얻으려고 안보 장사 안될말

승자는 없고 모두 패자될 수도

 

10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차기정부 중소기업 정책 관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강연회’에서 중소기업인의 정책 건의를 들으며 박수를 치고, 같은 날 안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BE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차기정부 중소기업 정책 관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강연회’에서 중소기업인의 정책 건의를 들으며 박수를 치고, 같은 날 안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BE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대선 판세가 급격히 요동치면서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보름새 3배 이상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의 3월 3주(21~23일)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도는 10%로 민주당 문재인 후보(31%)에게 21%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4월 1주(4~6일)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도는 35%로 치솟으면서 문 후보(38%)와 초박빙의 경쟁 구도로 바뀌었다. KBS·코리아리서치가 D-30일 시점에 실시한 여론조사(4월8~9일)에서는 5자 구도에서 안 후보가 36.8%로 문 후보(32.7%)를 오차 범위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하튼 한국 대선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지지율이 3배 이상 급등한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현상이다. 그렇다면 왜 안 후보의 지지율이 갑자기 치솟은 것일까? 안 후보 지지율이 급등하는 시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각 정당의 경선이 마무리되는 시기와 일치한다. 안 후보가 예상을 깨고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안풍(安風)이 재점화됐다. 안 후보의 시의적절한 변신으로 호감도도 덩달아 급상승했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각 당 대선 후보 호감도 조사에서 안 후보에 ‘호감이 간다’는 58%,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35%였다. 반면 문 후보에 ‘호감이 간다’는 48%,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46%로 나뉘었다. 그런데 안 후보에 ‘호감간다’는 응답은 3주 전에 비해 20% 포인트 늘고 ‘호감가지 않는다’는 22%포인트 줄어 후보 중 변화가 가장 컸다.

민주당 경선이 끝난 후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의 표가 문 후보에게 가지 않고, 분산된 것도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급부상하는 요인이 됐다. 지난 4일 JTBC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경선 이후 안철수 후보는 안 지사 지지층의 40.3%, 이 시장의 지지층의 28.1%를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가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다시한번 확인된 셈이다. 안 후보 지지율 급등의 또 다른 이유는 보수층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결집하면서 ‘전략적 단일화’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문재인 정서와 함께 보수층이 보수 후보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대신 경쟁력이 있는 안 후보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갤럽 조사결과, 보수의 핵심지지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안 후보는 38%의 득표로 홍 후보(14%)와 유 후보(15%)를 압도했다. 더구나 보수층에서조차 안 후보(42%)는 홍 후보(22%)와 유 후보(5%)를 크게 앞섰다. 11일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진보(25.4%)를 제외하고 중도(40.9%)와 보수(43.4%)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았다.

반면 문 후보는 진보(60.5%)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중도(36.6%)와 보수(17.4%)에서 상대적으로 편차가 컸다. 요약하면 안 후보가 중도·보수층 끌어안기에 성공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후보간 본격적인 검증에 돌입하면 지지율은 조정기에 들어갈 수 있다.

문제는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날선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40석 후보가 독자적으로 뭘 할 수 있겠나”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의석 수보다 대통령이 잘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두 후보 선거 캠프에서 중요 직책을 맡고 있는 인사들이 “안철수는 제2의 박근혜다” “문재인은 제2의 이회창이다”는 프레임을 씌우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4월 위기설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네거티브 공방을 벌일 정도로 한가할 때가 아니다. 물론, ‘4월 위기설’의 근거는 없지만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다. 한반도에 절대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따라서 안보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여성성에 입각한 통합의 리더십만이 필요할 때다. 어떤 경우에도 대선 후보들은 표를 얻으려고 안보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 악마와 키스하면 승자는 없고 모두 패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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