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진짜 통합 위한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려면

마음 비우고 성평등을 깊이

인식하면서 상대방 인정하는

뜨거운 학습을 해야 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전남 무안군 목포대에서 청년일자리 창출과 지역인재 육성을 주제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전남 무안군 목포대에서 청년일자리 창출과 지역인재 육성을 주제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5월 장미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지난 3일 문재인 전대표가 경선 4연승을 이루며 최종 57%의 득표로 더불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수락 연설에서 “분열의 시대와 단호히 결별하고 정의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깨끗해서 자랑스런 대통령, 공정해서 믿음직한 대통령, 따뜻해서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했다. 안철수 의원도 7차 순회 경선에서 전승을 거두면 최종 75.0%의 득표율로 지난 4일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낡은 과거의 틀을 부숴버리고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변수는 후보 단일화를 통한 연대다. 이른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반문 연대를 만들 수 있느냐 여부다.

안철수 후보는 이런 연대론 대신 ‘뚝심 있는 자강론’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 탄핵 반대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연대,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연대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문연대는 적폐연대라고 비판한 문 후보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이런 행동은 자신의 지지율이 최근 10% 이상 급등하면서 문재인과의 양자 대결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온 것 같다. 실제로 내일신문-디오피니언 4월 2일 여론조사 결과, 양자 대결구도에서 안 후보가 43.6%로 문 후보(36.4%)를 7.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이긴다는 최초의 조사결과일 뿐만 아니라 후보 간 득표 차이가 오차 범위(±3.1%)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으로선 충격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대응은 미숙했다. 민주당은 무선 전화를 사용하지 않은 조사 방식을 문제 삼으며 조사결과가 비상식적이라고 중앙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현실성이 없는 문재인-안철수 양자 대결 구도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열망을 배반하는 것으로 특정 후보를 띄우기 위한 이런 여론조사는 여론을 왜곡하거나 조작할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 당은 발끈했다. 동일한 기관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2, 3월 조사 시 문 후보 지지도가 높게 나왔을 때는 침묵하다 안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이를 문제 삼는데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문 후보의 확정성이나 고민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물론 여론조사는 조사 방식, 조사 시기, 조사 문항에 의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여론조사는 현재의 스냅 사진에 불과하고 참고 자료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정치조사기관 리얼 클리얼 폴리틱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주요 언론이 실시한 61번의 여론조사 중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예측한 것은 6번에 불과했다.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일부 미국 언론은 힐러리 클린턴만 패배한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도 패배했다고 논평했다. 그만큼 선거전 여론조사를 너무 맹신하지 말라는 경고다. 지금 국민의 관심은 온통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이냐에 쏠려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새 대통령이 과연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이냐다. 공정도 중요하지만 통합이 가장 필요한 시대적 과제다. 국민통합 없이 경제 발전 없고, 경제 발전 없이 희망찬 미래를 꿈 꿀 수 없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이 땅에서 좌우를 나누고 보수·진보를 나누는 분열의 이분법은 이제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 후보도 “이 나라, 진보의 나라도, 보수의 나라도 아닙니다. 국민의 나라입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문- 안 두 후보 수락 연설문에서 성평등이란 단어는 없었다. 통합을 오직 이념의 시각에서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성 평등 없이 무슨 통합을 이루겠다는 건가. 단언컨대, 성 평등과 비움이 통합의 시작이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에 이른다”는 말이 있다. 대선 후보들이 진정 통합을 위한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려면 마음을 비우고 성평등을 깊이 인식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뜨거운 학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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