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여성민우회’는 여성건강권의 확보와 왜곡된 출산문화를 바로 잡기 위한 ‘엄마와 아기가 함께 하는 출산문화 바로 세우기’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캠페인은 진주에서 임산부들이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후 뇌사상태에 빠지고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안향심(26세, 남해)씨는 지난해 5월 진주 가야자모병원에서 출산한 후 지금까지 의식이 깨어나지 않은 상태다. 보호자들은 “진찰과정에서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하다고 했다. 그러데 병원으로부터 양수가 적어 제왕절개분만을 제의 받았다. 수술 후 아기는 건강한 상태였는데 산모의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따라서 의료 과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수술 후 회복단계에서 일어난 일이다. 양수전색증-양수방울이 노출된 혈관을 타고 들어가 순환하다가 중요 혈관을 폐쇄시킨 것-으로 보인다. 의료사고이지만 의료과실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환자가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다른 사건은 지난 1월29일 일어난 이현주(33세, 주약동)씨 사건이다. 그는 둘째 아이를 진주제일병원에서 제왕절개수술로 분만했다. 그런데 다음 날 30일 산모가 경련과 함께 쇼크상태에 빠져 경상대병원으로 후송했으며 당시 진료의뢰서에는 ‘폐색전증, 혹은 뇌내경변-응고된 혈액이 주요 혈관(뇌, 심장, 폐)에 가서 막히는 경우’이 의심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씨의 남편 김씨는 “수술 후 아이를 낳았고, 멀쩡하던 아내가 갑자기 뇌사 상태에 빠진 것은 의료과실이 확실하다. 낮에 주사를 맞고 쇼크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얼마 전 사망했고 부검 결과를 통해 사인이 밝혀질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제왕 절개율 10%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전국평균 43%로 세계에서 최고로 높다. 이는 선진국 중 제왕 절개율이 가장 높다는 미국(1998년 20%)보다 배 이상 높은 것이다. 특히 진주지역 병·의원들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7월말에 조사한 99년도 하반기 분만실적에 따라 밝혀졌다. 경상대병원은 전국 3차 의료기관중 인천 길병원(62.6%) 고려대 구로병원(61.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59.8%를 보였다. 산부인과 의원들은 경우에 따라 세계보건기구 권고치의 6∼7배 이상 제왕절개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상대 병원산부인과 관계자는 “우리 병원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된다. 서부 경남과 전라도 일대의 위급한 환자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제왕절개 비율이 높은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국은 1985년 25%로 제왕절개율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대대적인 감소운동을 벌여 2000년 15% 줄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1985년 6.0%에서 99년49%로 15년만에 7배나 늘었다.

이에 진주여성민우회 부설 ‘가족과 성상담소’ 김소영 소장은 “환자가 사고를 당한 이후 보상을 받고 받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인 보상 차원을 떠나 출산 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의료진들은 아이 낳는 일을 질병처럼 여기고 있다. 의사의 말 한마디면 제왕절개를 행해야 하는 현실이다. 산모는 환자가 아니다. 잘못된 출산 문화를 바꾸어야만 자연 분만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올바른 출산문화를 위해 의료진은 무엇보다 임산부의 입장에서 양심적인 진료를 해야 하며 정부는 제왕절개 분만율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이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경남 진주 권은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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