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질의 횟수가 턱없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단순질의
에다 후보자들의 답변조차 부실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한국여성민우회(공동대표 이경숙 정강자)가 지난 8월 1일 마련
한 “진단, 3당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나온 평가이다.‘3당
대통령 후보 초청토론회 모니터결과 및 제안사항’을 발표한 이경숙
대표는 “지난 예비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토론회 역시 정책대결
의 장으로서 갖는 본래의 성격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
다”고 총평한 뒤 “특히 여성문제의 질의 경우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며 질의자와 답변자의 낮은 여성의식을 지적했다. 전체질의
1백66회 가운데 여성질의는 겨우 3회. 이것으로 후보들의 소신있는
정책을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 그리고 후보들
의 답변들은 한결같이 불성실했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이다.
실제로 이회창 후보에게 “남성정보화 지수 100을 기준으로 볼 때
여성이 32인데, 이에 대한 대안이 무엇이냐”는 질의를 하자 이후보
는 “에?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보화의 촉진이 이뤄질 것이다
”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이러한 대답에 질의자는 “여성이 정
보화 접촉을 많이 해서 우리 사회 발전에 여성이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는 건의형식으로 결론을 마무리했다.
김종필 후보의 경우에도 “여성고용할당제가 검토되면서도 도입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여성들에 대해서
이제까지 별로 위정자들이 신경을 쓰지 않은 결과이다”등의 정책과
는 무관한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평. 김대중 후보의 경우에도 마찬가
지이다. 남녀성비 파괴에 대한 현안과 이후 대책을 여성문제의 본질
적인 측면으로 파헤치지 못하고 정치나 경제 등 주요한 질의에 덧붙
여지거나 아니면 쉬어가는 질의로 생각하는 식의 여운을 남겼다는 분
석이다. 또 지난 토론회부터 이번 토론회에 이르기까지 정치, 경제,
외교 등의 주 질문자는 남성이고 사회, 문화분야는 여성으로 역할이
고정돼 질의에 있어서도 남 녀 성역할 분리 현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고 이대표는 지적했다.
이 대표는 “여성가운데에도 정치, 경제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성 패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고 밝혔으며 “각 분야의 의견을 반영하고 자문하는 위원회나 토론
회에 출연하는 패널 구성에 있어 여성은 단 1명만 참여했는데 이는
구색맞추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의 의견이 반
영될 수 있는 최소한의 비율인 30% 할당이 여기서도 적용되어야 한다
는 주장이었다.
이어 ‘대선토론회에 관한 성찰’을 주제발표한 김학천 건국대 신문
방송학 교수는 “토론횟수는 줄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한
뒤 “여러 후보가 참석하는 토론회로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제안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