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여다남 구도, 정책선거 꽃피우려면
일여다남 구도, 정책선거 꽃피우려면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7.03.29 14:15
  • 수정 2017-07-12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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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서 승리 후보가 압승 거둬

될 사람에게 표 몰아주는

‘밴드왜건 효과’ 위력 발휘

치열한 정책 경쟁 일으켜야

품격 있는 선거로 거듭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대전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민주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경선 순회투표에서 승리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대전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민주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경선 순회투표에서 승리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각 정당들의 경선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바른정당 경선에서 유승민 의원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유 후보는 3월 28일 경선에서 62.9%(3만6593표)를 얻어 37.1%(2만1625표)에 그친 남경필 후보를 큰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1차 관문은 넘었지만 유 후보의 향후 행보는 ‘산 넘어 산’이다. 무엇보다 한 자릿수인 낮은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 한편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철수 의원이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대 관문으로 여겨졌던 3월 25일 광주·전남·제주 지역 경선에서 60.69%(3만7735표)의 지지로 1위를 한 데 이어 26일 전북 지역에서도 72.63%(2만1996표), 28일 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도 74.5%로 1위를 했다.

일부에서는 과거 결정적인 순간에 간을 보면서 철수만 했던 간철수가 아니라 이제는 강철수, 심지어 독철수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승패의 분수령으로 꼽혔던 27일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60.2%(14만2343표)의 압도적 득표로 안희정 후보(20.0%)와 이재명 후보(19.4%)를 제압했다. 당적 여부와 상관없이 경선 참여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문호가 개방된 ARS 투표(22만2439명)에서 문 후보는 59.9%(13만3130표)를 득표했다. 이 수치는 문 후보의 득표력이 자신의 핵심 지지층뿐만 아니라 모든 계층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호남 경선 결과로 ‘문재인 대세론’이 입증됐다.

안희정·이재명 두 후보는 전체 선거인단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4월 3일 수도권(약 130만명) 경선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전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왜 경선에서 승리 후보들이 압승을 거두는 것일까? 문 후보는 호남 압승 이유로 “호남에서 정권교체 염원이 강하고 자신이 도덕성에 흠결이 없고 가장 잘 준비돼 있고 그리고 또 모든 지역에서 지지받을 수 있는 국민통합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이른바 우세를 보이는 후보,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는 이른바 ‘밴드왜건(bandwagon) 효과’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 더욱이 경쟁 정당 경선에서 압승 결과가 나오면 곧 이어 치러지는 다른 정당 경선에서도 압승이 나오는 이른바 ‘압승 도미노 현상’도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

이렇다보니 짧은 기간 내에 치러지는 경선에서는 후발 주자에게 막판 표가 몰리는 ‘언더 독(under dog)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4월 초에 각 정당들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4월 15일과 16일 이틀간 후보 등록을 거쳐 22일간의 공식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하게 된다. 선거는 후보들이 자신의 공약을 갖고 유권자와 만나는 장이다. 따라서 후보들이 정책과 공약을 부실하게 만들고 그저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에만 집중하면 선거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른바 ‘타이어 논쟁’이다.

문재인 측 선대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은 호남에서 압승한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일종의 보조타이어 격으로 지지해 준 게 아닌가”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발끈했다. 박지원 대표는 “문 전 대표는 대선 기간에 펑크 난다”며 “펑크 타이어는 중도에 포기하기 때문에 국민의당 후보가 결국 이기는 것을 민주당이 잘 알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런 저급한 논쟁은 백해무익하고 결국 정책 선거에 걸림돌이 된다. 이런 와중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행보를 하고 있다. 심 후보는 슈퍼우먼 방지법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일여다남(一女多男) 구도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산소 같은 심상정 후보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만이 후보들 간에 치열한 정책 경쟁을 일으켜 이번 대선이 품격 있는 선거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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