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친구 만나고, 대학생활에 결혼생활까지…. 우리네 일상을 담은 웹툰엔 편안함이 자리한다. 특별함은 없지만 평범함과 소소함 속에 녹아든 재미는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의 일상과 나의 삶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일상은 왠지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각자의 삶을 다양한 색깔로 그려낸 여성작가들의 매력 있는 ‘일상툰’을 만나보자.

➀즐거우리 우리네 인생(현이씨·케이툰·2013)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시즌3’ 1화 ‘보통의 인생’(3월 28일자) ⓒ케이툰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시즌3’ 캡처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시즌3’ 1화 ‘보통의 인생’(3월 28일자) ⓒ케이툰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시즌3’ 캡처

일상에 작가 특유의 눅진한 개그를 녹여냈다. 작가 지현이(필명 현이씨)씨의 일상은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다. 모든 일상을 작가 특유의 개그코드로 풀어내 한 편의 시트콤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마니아 독자층이 두터운 이유다.

술을 좋아하는 작가여서 작품엔 술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한 손엔 치킨, 한 손엔 소주를 들고 있는 섬네일 캐릭터에서부터 작가의 취향이 단박에 드러난다. 3월 28일 시작한 시즌3 첫 회에서도 작가는 느지막이 일어나 치킨과 소주로 아침을 해결한다. “음! 치킨은 맛있고, 무는 상큼하고, 소주는 달콤하군.” 호쾌하게 ‘치쏘’(치킨과 소주)를 즐기는 모습은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시즌3’ 2화 ‘어느 정도는 이루어진다’(4월 4일자) ⓒ케이툰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시즌3’ 캡처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시즌3’ 2화 ‘어느 정도는 이루어진다’(4월 4일자) ⓒ케이툰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시즌3’ 캡처

노란 너구리 캐릭터는 뚱해 보이면서도 왠지 모르게 정이 간다. 귀여운 그림체와 발랄한 색감은 작품의 매력요소로 꼽힌다. 하나같이 시크한 가족들과 작가를 닮아 특색 넘치는 친구들은 이야기를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비슷하지만 조금은 달라서 즐거운 우리 인생들. 알고 보면 우리 인생은 그리 평범하지 않다. 알고 보면 꽤나 웃기고 즐거운 우리 가족의 인생.’ 작품 소개말처럼 현이씨의 일상은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그리고 유쾌하고 즐겁다.

2013년 연재를 시작한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은 지난해엔 누적조회수 4300만 건을 기록했다. 독자들이 ‘좋아요’를 표하는 스티커는 현재 160만여 개를 기록 중이다.

➁대학일기(자까·네이버웹툰·2016)

 

‘대학일기’ 9화 ‘전공책’(지난해 6월 29일자) ⓒ네이버웹툰
‘대학일기’ 9화 ‘전공책’(지난해 6월 29일자) ⓒ네이버웹툰

 

‘대학일기’  1화 ‘수강신청’(지난해 6월 1일자) ⓒ네이버웹툰
‘대학일기’ 1화 ‘수강신청’(지난해 6월 1일자) ⓒ네이버웹툰

수의대생인 작가가 대학생활과 소소한 일상을 만화로 풀었다. ‘로망이 꽃피는 캠퍼스는 없다. 극사실주의에 기반한 너무나 현실적인 우리의 대학일기’. 작가는 대학생활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내 대학생들로부터 두터운 공감을 얻었다. “작가님, 나 사찰했죠?” “누가 내 얘기 그려놨네” 등의 댓글이 달리는 이유다.

수강신청 때의 압박감, 대학축제 주점 도우미, 시험기간 등 대학생으로서 겪는 일상이 작품의 주요 소재다. 자필로 레포트 작성했던 경험, 엠티 후기, 통학생으로서의 단상 등 평범한 이야기를 그리지만, 작가의 ‘글발’을 거치면 일상툰임에도 한 편의 잘 짜인 개그 단편이 된다. 핑크빛 캠퍼스 라이프를 꿈꾸는 이들에겐 환상을 ‘와장창’ 깨뜨리는 만화가 될 수도 있겠다.

대학일기의 캐릭터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심플’이다. 색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채 검은 선으로 굵직하게 그려낸 캐릭터는 귀여우면서도 깔끔한 게 매력이다. 단순하지만 임팩트가 강해 특유의 개그감을 살리는 데 한 몫 한다. 컷마다 익살스러움이 가득해 인터넷에선 ‘짤(사진이나 그림, 영상)’로 이용되기도 한다.

➂펭귄 러브스 메브(펭귄·네이버 웹툰·2010)

 

‘펭귄 러브스 메브’ 700화 ‘변화한 것들’(4월 25일자) ⓒ네이버웹툰
‘펭귄 러브스 메브’ 700화 ‘변화한 것들’(4월 25일자) ⓒ네이버웹툰

영국남자와 결혼한 작가가 자신의 결혼일기를 그렸다. 2010년 연재를 시작한 ‘장수 웹툰’이다. 7년여를 연재해온 작품은 지난 25일 700화를 맞았다. 영국남자 메브와 한국여자 펭귄의 알콩달콩 결혼생활은 달콤한 설렘을 선사한다. 연재 초기엔 한국에서 메브와 연애하는 이야기를, 결혼 후에는 영국에서의 결혼생활을 그리고 있다.

남편 메브는 ‘러블리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귀여워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아내 펭귄을 향한 사랑이 만화 곳곳에 녹아 있어 작가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들은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평범한 일상도 ‘달달함’으로 바꿔버린다.

 

‘펭귄 러브스 메브’ 657화 ‘Mev와 팬케이크’(지난해 11월 24일자) ⓒ네이버웹툰
‘펭귄 러브스 메브’ 657화 ‘Mev와 팬케이크’(지난해 11월 24일자) ⓒ네이버웹툰

특히 657화 ‘Mev와 팬케이크’(지난해 11월 24일자) 편에선 펭귄을 향한 메브의 사랑을 단번에 포착할 수 있다. 주말 아침, 메브는 늦잠을 자는 펭귄을 위해 아침식사로 팬케이크를 준비한다. 하지만 밀가루를 너무 많이 넣어 실패하고 만다. 중간에 밀가루가 부족해 마트까지 갔다 온 메브의 실망감은 컸다. 그런데 밖에 나갔다 오기엔 메브의 옷차림이 ‘너무나’ 잠옷 차림이다. 펭귄은 “이 상태로 장을 보러 갔다 온 것이냐” 묻고, 메브는 답한다. “응, 방에 들어가서 옷 갈아입으면 펭귄이 깰 것 같아서.”

독자들은 “메브 마음이 너무 예쁘다” “메브 정말 좋은 남편인 듯. 한국남자 중에 아내가 깰까봐 옷도 안 갈아입고 슈퍼 가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남자들한테 ‘펭러메’ 읽히기 운동하고 싶다” “본격 결혼 권장 만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달달하고 귀여운 연애 시절부터 따뜻한 결혼생활 이야기를 접하고 싶다면, ‘펭러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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