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부부가 평등가족 됐어요

부스러기선교회 강명순 회장과 정명기 부부는 94년 본사주최 제1회 평등부부상 수상 이후 더욱 평등하게 발전한 부부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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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상을 받았을 땐 부끄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선 공처가로 보는 사람도 있고 제 생각에 별로 평등하지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평등부부인 내가 이러면 안되지’하는 생각이 수시로 들더군요. 그래도 아직 한참 부족해요.”

강명순 회장은 자신이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 이번 학기에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것, 신나는 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것 모두가 정 목사의 헌신적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전한다.

사실 교회 내에서 목사의 아내, 소위 사모라고 불리는 사람의 역할은 작지 않다. 그런데 정 목사는 강 회장이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도록 3년간 단독 교회에서 목회를 할 수 있게 도왔다. 새벽 4시반부터, 6시, 낮 2시, 밤 9시, 11시 등 다섯 차례의 예배를 두 교회를 오가며 3년을 보냈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할 때는 주저하는 아내를 설득해 안산에서 강남대까지 함께 통학하며 서로 공부한 내용을 가지고 토론하곤 했다.

“평등부부가 아니라 평등가족이 됐어요. 전에는 책만 붙잡고 가족과 별 대화도 없이 지내던 사람이 이제는 신나는 아이들 일이며 두 딸들의 일이며 얼마나 열심히 이야기하는지 몰라요. 주민등록에 등재 못해 입학 못하는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여기고 우리 부부 호적에 올리는 거며, 나의 작은 가능성을 인정해주고 이런저런 이유로 나태해지려는 나를 끊임없이 자극하며 독려해주는 등 고마운 건 이루 말할 수 없죠.”

강명순·정명기 부부는 강남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이달 나란히 논문이 통과되어 석사학위를 받는다. 강 회장은 <빈곤해체가정 아동의 변화 및 사회복지통합적인 접근 연구-특히 부스러기선교회 아동복지교육센터 신나는집 아동 중심으로>를, 정 목사는 <노인급식프로그램의 현황과 개선에 관한 연구-경기도내 무료경로식당을 중심으로>를 각각 석사 논문으로 제출했다. 강 회장이 이번 졸업식에서 논문상까지 받는다고 정 목사는 귀띔한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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