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밴드 ‘넘버원코리안’

17회 여성마라톤대회 서포터즈 위촉된 밴드 ‘넘버원코리안’

‘락앤롤’과 ‘스카’ 기반에 브라스 사운드 결합해…멤버 수만 8명 

“우리는 매 공연마다 열정과 뜨거움 넘쳐…힘과 에너지 전하겠다”

 

여성마라톤대회 서포터즈로 위촉된 넘버원코리안을 합정역 인근에 자리한 ‘루비레코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김지환(트럼펫), 박경모(트럼펫·트럼본), 방주(베이스), 권우유(보컬), 윤재형(트럼본).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마라톤대회 서포터즈로 위촉된 넘버원코리안을 합정역 인근에 자리한 ‘루비레코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김지환(트럼펫), 박경모(트럼펫·트럼본), 방주(베이스), 권우유(보컬), 윤재형(트럼본).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지난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무대. 한 밴드가 ‘사노라면’(들국화)과 ‘외롭지 말아요’(넘버원코리안) 등을 불러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개성 넘치는 보컬과 브라스 사운드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전율이 일어요. 국민들에게 힘이 되고, 기쁨을 주는 공연을 하고 싶어 무대에 올랐는데, 오른 순간 아무 생각이 안 들었어요. 그냥 큰 덩어리가 다가오는 느낌이었죠. 다른 공연과 느낌이 굉장히 달랐고, 삶의 전환점이 됐어요.”(보컬 권우유)

밴드 ‘넘버원코리안(No.1 Korean)’이 오는 5월 13일 열리는 제17회 여성마라톤대회 서포터즈로 위촉됐다. 멤버들은 “저희의 에너지로 마라톤 대회 참가자 분들께 없던 힘도 만들어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저희가 무대 위에서 에너지 있게, 땀 흘리면서 공연하는 스타일이라 마라톤 행사랑 잘 맞는 것 같아요. 참가자 분들이 힘나서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밴드 넘버원코리안이 ‘2017 여성마라톤대회’ 응원 피켓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밴드 넘버원코리안이 ‘2017 여성마라톤대회’ 응원 피켓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8명(보컬 권우유, 베이스 방주, 드럼 성원우, 트럼펫 김지환, 기타 김현호, 트럼본 윤재형, 키보드 이준섭, 트럼펫·트럼본 박경모)으로 구성된 넘버원코리안은 스카·락앤롤 장르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락 기반에 브라스(금관악기) 사운드를 더해 몸이 절로 들썩이는 경쾌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밴드다.

2004년도에 결성된 넘버원코리안은 수많은 희로애락을 겪은 후 2007년에 데뷔했다. 권우유씨가 주축이 돼 결성했다. 목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재밌는 밴드”였다. “초창기엔 혈기왕성하고 실험정신이 강했어요. 무대에서 머리를 잘라보기도 하고, 온 몸에 신문지를 붙이기도 했어요. 한여름 무더운 클럽에서 오리털 파카를 입고 공연을 하기도 했죠. 별의별 퍼포먼스를 다 하다 보니까 중간에 멤버가 계속 바뀌었어요. 음악보다는 퍼포먼스나 의상에 더 중점을 두다보니, 다른 팀들이 ‘쟤네 정말 싫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죠.” 당시 다른 팀에 소속돼있던 방주씨는 “그때 넘버원코리안은 ‘난해하다’를 넘어섰었다. 좀 많이 비호감(웃음)”이었다며 “한 50년 정도 앞서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1집 ‘Singing Number One’(2007·왼쪽), 3집 ‘외롭지 말아요’(2011).
1집 ‘Singing Number One’(2007·왼쪽), 3집 ‘외롭지 말아요’(2011).

 

EP ‘내 작은 달력’(2014·왼쪽), 디지털 싱글 ‘외투’(2015).
EP ‘내 작은 달력’(2014·왼쪽), 디지털 싱글 ‘외투’(2015).

넘버원코리안은 2014년 EP 앨범 ‘내 작은 달력’을 발표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와 이듬해 메르스 사태로 공연시장이 주춤하면서 밴드 활동도 타격을 입었다. 모든 멤버가 휴식기를 갖자는 결론을 냈고, 지난해 가을에야 다시 모였다. 트럼펫과 트럼본을 부는 막내 박경모씨도 합류했다. 밴드와 브라스는 국내에서 매우 보기 드문 조합이다. “브라스 라인과 락 밴드의 성향을 잘 섞는 것이 숙제”였다. “브라스가 되게 인간적인 악기예요. 사람 목소리랑 비슷한 게, 피치가 안 맞을 때도 있고 때에 따라 거칠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해요. 또 브라스를 들으면 뻥 뚫리는 느낌이 있죠.”(권우유)  

이제 그들은 감성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노래를 만든다. “발라드 가수가 댄스도 하고, 댄스가수가 발라드도 하는 것처럼 저희도 음악 경계를 허물었어요.”(윤재형) ‘로사’(2009)는 “듣는 이나 연주하는 이나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는 노래”(김지환)이고, ‘외롭지 말아요’(2011)는 “외로운 영혼들을 위로”(박경모)하는 따뜻한 노래다. ‘상하이’(2011)는 중국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권우유씨가 만든 곡으로, 라이브 공연 때 몰입도가 가장 높다. ‘외투’(2015)는 기존의 에너지 넘치는 음악과 색깔을 달리했다. “달달한 사랑 중”이라는 권씨가 작사·작곡해 따뜻한 감성이 듬뿍 담겼다. 

 

밴드 넘버원코리안. 왼쪽부터 박경모(트럼펫·트럼본), 권우유(보컬), 방주(베이스), 김지환(트럼펫),  윤재형(트럼본).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밴드 넘버원코리안. 왼쪽부터 박경모(트럼펫·트럼본), 권우유(보컬), 방주(베이스), 김지환(트럼펫), 윤재형(트럼본).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항상 매 공연이 뜨겁다”는 그들은 “저희를 처음 보는 관객 분들이 저희 공연을 좋아해주실 때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저희 이름이 ‘넘버원코리안’인만큼 대중과 슬픔을 나누고 즐거움을 함께하고, 희망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나아가선 국민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넘버원코리안은 29일 정오에 싱글 ‘가까이 더 가까이’를 발표한다. 경계를 허물고, 서로에게 더 가까이 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 이별을 경험하는데, 그 경험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하는 것 같아요. 그 과정을 노래로 이야기했어요.”

멤버들은 올해 목표가 ‘월간 넘버원코리안’이라며, 올 한 해 왕성한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고난이 있었고, 우왕좌왕했는데 올해는 정리가 됐어요. 좋은 에너지가 형성돼서 이 힘으로 재밌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먹는 게 남는 것’이란 말처럼 밴드 하는 사람들에게는 앨범이 남는 거예요. 앨범이 곧 발자취고 기록이기 때문에 올해는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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