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화장품 분석 앱 ‘화해’, 유해성 정보 제공 ‘반쪽짜리’ 논란
인기 화장품 분석 앱 ‘화해’, 유해성 정보 제공 ‘반쪽짜리’ 논란
  • 이유진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3.20 22:01
  • 수정 2017-03-24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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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듐라우릴설페이트 같은 유해성분도 ‘그린등급’ 표시”

부정확한 정보 제공…앱 사용자들은 아무 여과없이 받아들여

 

국내 최초 화장품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앱)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가 소비자들에게 정확하지 않은 성분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유해하다고 알려진 소듐라우릴설페이트와 같은 성분조차 화해에는 ‘낮은 위험도’로 표시돼 있다. 화해가 유해성분을 판단하는 EWG 등급 중 ‘데이터등급’을 뺀 ‘유해성 등급’만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등급 없는 유해성등급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500만명 다운로드·8만개 제품 등록된 인기 앱

20가지 주의성분·EWG등급으로 화장품 성분 제공

 

화해가 분석한 모 브랜드 화장품의 성분. 20가지 주의성분인 ‘소듐라우릴설페이트’ 또한 안전한 등급에 속하는 ‘1-2등급’으로 표시돼 있다. ⓒ화해 캡처
화해가 분석한 모 브랜드 화장품의 성분. 20가지 주의성분인 ‘소듐라우릴설페이트’ 또한 안전한 등급에 속하는 ‘1-2등급’으로 표시돼 있다. ⓒ화해 캡처

최근 유해물질 논란으로 화장품 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화해’는 화장품 유해성 성분을 알려주는 화장품 성분 분석 앱이다. 주로 화장품 성분을 일일이 따져야 하는 민감성 피부의 소유자나 20~30대 여성들이 사용한다.

화해 앱을 사용하는 직장인 김민영(26)씨는 “평소 화장품 한 번만 잘못 사용해도 피부에 뭐가 나거나 빨갛게 붓고 가려워진다”며 “화장품을 구매할 때 꼭 화해를 이용하는 편이다. 어떤 성분이 안 좋고 어떤 성분이 좋은지 다 나와 있어 참고하기 좋다”고 말했다.

실제 화해 앱 다운로드 횟수는 500만건이 넘는다. 월 사용자는 100만명에 육박한다. 현재 화해에는 4000개가 넘는 시판 화장품 브랜드 성분과 위험성이 등록돼 있으며, 이 중 8만개 제품의 위험등급과 그 이유가 게시돼 있다. 고객평가가 좋은 브랜드를 선정하는 ‘화해 어워드’는 화장품 회사들의 제품홍보 문구에 사용될 만큼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매하는데 큰 영향력을 끼친다. 

그러나 화해에는 성분의 위험성을 표시하는 ‘자체기준’이 없다. 그나마 앱에서는 20가지로 주의 성분을 표시하고 있다. 개발자인 이웅 대표는 이은주 연성대 뷰티스타일리스트학과 교수가 쓴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에 나온 기준을 참고해 화장품의 주요 원료를 중심으로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성분’을 20가지로 정리했다.

화해는 자체기준 대신 미국 비영리단체인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가 제시한 등급을 사용하고 있다. EWG는 색깔과 숫자로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 정보를 제공한다. 화학 원료마다 안전성을 검토해서 급을 나누는 시스템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위험성이 낮다.

화해에선 ‘데이터등급’ 없는 ‘유해성등급’만 제공

전문가들 “데이터등급 없는 EWG 등급은 무의미”

 

화해는 EWG등급 중 ‘데이터등급(Data score)’를 제외한 ‘유해성 등급(Hazard score)’만 제공하고 있다. 유해성 등급은 숫자가 1에 가까울수록 유해성이 낮다. 데이터등급은 자료가 아예 없다는 ‘None’에서부터 자료가 많다는 ‘Robust’까지 단계가 나눠져 있다. ⓒEWG
화해는 EWG등급 중 ‘데이터등급(Data score)’를 제외한 ‘유해성 등급(Hazard score)’만 제공하고 있다. 유해성 등급은 숫자가 1에 가까울수록 유해성이 낮다. 데이터등급은 자료가 아예 없다는 ‘None’에서부터 자료가 많다는 ‘Robust’까지 단계가 나눠져 있다. ⓒEWG

문제는 화해가 EWG 등급 중 ‘데이터등급(Data score)’을 제외한 ‘유해성등급(Hazard score)’만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해성등급은 실험 결과에 따라 유해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등급이 높아진다. 데이터등급은 해당 원료에 대한 연구나 실험 자료가 얼마나 있는지 표기해주는 등급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등급이 빠진 정보는 안정성 검증이 안 된 무의미한 등급”이라고 주장한다. 유해성에 대한 등급뿐만 아니라, 그 등급을 결정하는 연구나 자료 축적에 따른 ‘데이터등급’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대 내분비연구소 교수를 지낸 박철원 박사는 “EWG가 유해성등급과 데이터등급을 같이 표기하는 이유는 성분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자료와 실험 데이터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화해는 데이터 등급 없이 유해성 등급만 가져와 마치 그린등급이면 유해하지 않고 3등급 이상이면 다 유해한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해성등급은 0등급에 가까울수록 유해성이 낮다는 뜻이다. 데이터등급은 ‘None(아예 없음)’에서 ‘Robust(매우 많음)’로 갈수록 관련 자료가 많아지는 것이다. ‘None’이면 아예 유해성 자료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0등급/None’이면 유해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아예 성분에 대한 관련 자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화해에는 이런 성분들이 오로지 ‘0등급’(안전한 등급)으로만 표시된다.

박철원 박사는 화해가 표시하는 EWG 등급의 오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EWG는 독성이 강한 계면활성제도 안전한 성분이라고 평가한다”며 “이 성분의 독성에 대해 관련학계에서 잘 정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임의로 평가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EWG등급을 화장품 안전성 자료로 공인하지 않는다. 관련학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최고 공신력 있는 평가로 둔갑돼 아무 여과 없이 소개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은주 교수는 “사실 EWG 등급이 완벽하지는 않다. EWG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볼 수도 없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안전성을 평가할 기준이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제일 많은 자료가 축적되어 있는 EWG 등급을 참고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화해 앱 개발사인 버드뷰의 오수진 PR매니저팀 대리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연내까지 데이터등급을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요구들이 디테일해져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며 “화해 앱이 출시되고 지난 3년간 38차례 업데이트를 했다. 앞으로도 소비자 의견을 곳곳에 반영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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