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유한국당 “헌법에 성평등 조항 필요없다”
[단독] 자유한국당 “헌법에 성평등 조항 필요없다”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3.13 19:24
  • 수정 2017-03-2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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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성일종 이철우 의원,

헌법개정특위 회의서 성불평등 현실 왜곡 발언 논란

초등학생 여교사 비율, 고시 합격 여성비율 높으니 평등시대

30년만에 헌법 개정 논의서 국회의원 의식수준에 여성계 성토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떨어지는 정치인”

차별 해소 의지 없는 의원들에게 문제 제기해야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자유한국당 성일종, 이철우 의원 ⓒ박규영 디자이너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자유한국당 성일종, 이철우 의원 ⓒ박규영 디자이너

“초등학교 여선생들이 많아졌고, 고시 비율도 여성이 더 많은 상태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이미 평등한데 그것(성평등 조항)을 (헌법으로)더 강화한다는 건 시대적으로 맞지 않은 것 같아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제1소위원회의 지난 2월 14일 회의에서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본권에 관해 논의하던 중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헌의 성평등 관련 논의는 정춘숙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이 헌법 제11조의 평등 조항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11조에서는 성평등에 대해 포괄적인 내용을 선언적으로 담고, 뒷부분에서 별도의 조항을 만들어 성평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담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국회 정연호 전문위원은 2014년도 자문위 안에서 제시된 성평등 관련 조를 신설하는 내용을 소개했다. △제1항으로 ‘성평등은 고용·노동·임금·복지 등 모든 영역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2항에서 현행의 혼인과 가족생활을 규정하고, △제3항에서 ‘누구든지 임신·출산·양육을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아니하며 국가는 모성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2014년 자문위 안에서는 지난번(회의)에 우리가 얘기했던 공직 진출에서의 동등한 참여 부분은 빠져 있다. 이 부분을 포함해서 의견을 (자문위원회에) 좀 물어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정 의원의 의견에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금 공직 진출 같은 데에서 불평등을 받고 있나요? 지금 국가시험이나 이런 거에서 불평등하게 하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 의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불평등을 특별히 받고 있거나 차별을 특별히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기울어져 있는 이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 특별한 노력 이런 것들을 하자는 것이 되지 않는 한 해소가 잘 안 될 것 같다는 것 때문”라고 말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를 들며 다시 반박했다 “아니, 저는 너무 그런 것은 안 했으면 좋겠는게, 이미 우리가 평등으로 가고 있잖아요? 그러면 초등학교에 여선생들이 많아지는 건 또 어떻게 할 거냐는 거지요....그래서 지금 고시 비율도 보면 거의 비슷하게, 여성이 더 많고 이런 상태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굳이 이것 넣는 자체가 이미 평등한데 너무 그것을 더 강화한다는 건 문제가 시대적으로 맞지 않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이 성 의원의 의견에 대해 “침소봉대”라며 “일반 민간 기업사회를 보면 주요 간부, 중역 이런 비율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훨씬 더 많거든요. 제가 볼 때는 아직 공직에서도 아니지만”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도 17%에 불과한 여성 국회의원 비율과 임명직 장관 숫자를 예로 들며 “남녀 동권을 위해서는 선출직과 임명직 혹은 이런 부분들이 분명히 특정돼야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의견을 보탰다. “선언적 의미인데 그걸 왜 안 하려고 그래요? 앞으로 남자가 더 손해 봐, 이걸 해놓아야 남자가 주장을 더 한다니까? 초등학교 선생들 봐요, 전부 여자야”, "그것 넣어 주세요. 그래야 군대도 같이 가고 그러지...현 세대를 생각하면 안 돼요. 여성이 더 우월한 시대가 온다니까? 같이 넣어놓아요”라고 말했다.

30년 만의 헌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국회의원들의 의식 수준이 이같이 드러나자, 여성계의 성토가 이어졌다.

조숙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은 “회의록 전문을 확인했는데 너무나도 놀라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기회의 평등이 주어졌다고 평등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평등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제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실질적인 성평등을 이룰 수 있다”면서 “국가가 성평등 실현을 위한 의무를 잊지 않고 수행하도록 성평등 실현 의무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인구의 절반인 여성이 국회에서 평등하게 대변되지 않는 이상은 평등이 아니다”면서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떨어지는 정치인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더군다나 개헌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이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건 심각하게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런 정치인들이 헌법 개정 논의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개헌특위 자문위원단으로 활동 중인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장은 “개헌특위 의원들과 자문위원들이 성평등 개헌에 관심을 가지도록 여성들이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특히 차별 해소에 대한 의지가 없는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성일종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헌법은 가장 상위법(모법)으로 기본정신, 큰 지향점을 담는 것이고,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헌법의 평등 조항에 다 녹아있는데 더 강화할 경우 잘못하면 역평등이 될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하위법에서 다뤄야 한다는 설명이었다”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여성의 진출이 저조한 국회의원이나 기업의 유리천장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 고시 합격자의 여성 비율처럼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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