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의회, 3·8 세계여성의날 기념식 ‘여성, 개혁을 주도하라’ 열어

“남녀 임금격차 해소하고 여성 정치적 대표성 제고해 ‘남녀동수’ 이루자”

“한국 세계여성의날은 ‘여성들만의 행사’...아직도 여성의제는 비주류” 비판도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최금숙)는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여성, 개혁을 주도하라!’다. 전국 130여 개 여성 단체 지도자들과 정·관·학계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1부 기념식과 인사말, 2부 각 정당과 여성 관련 각계 인사의 여성정책 제안, 3부 2017년 새로운 여성운동의 방향을 제시하는 결의문 채택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과거보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됐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았다. 최금숙 회장은 한국이 세계경제포럼의 성격차지수(GGI)에서 꼴찌 수준에 머무른 점, 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격차 1위라는 점 등을 들며 “우리나라의 현실은 각종 여성 현안 법제도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으나, 현실적으로 그 실효성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20여 년간 상당한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남녀 간 불평등이 크다”며 “성평등지수에서 한국이 인도, 중국, 짐바브웨, 케냐보다 뒤쳐지고, OECD 회원국 중에선 유리천장 지수가 꼴찌라니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남녀 임금격차, 여성 경력단절 문제도 해결하고 실질적 양성평등을 실현해야 대한민국이 잘 되지 않겠나”라며 “여성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도 “아직도 여성이 정치경제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진출하기란 어렵다. 가사와 자녀 양육의 책임도 여성이 담당하고 있다”며 “여성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폭력과 각종 차별적 현상도 시급히 근절돼야 한다. 정부는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과 남녀임금격차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양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아직도 여성 문제가 주요 현안 취급을 받지 못하며, 세계여성의날은 ‘여성들만의 행사’ 취급받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명예회장은 “전 세계에서 잘 산다는 나라 중 세계여성의날에 (국가적인) 이벤트 없이, 여성들끼리만 모여서 시시하게 보내는 나라는 없다”며 “전 세계 20여 개국에선 아예 이날을 공휴일로 정해서 여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격려하고, 미국·캐나다 등은 아예 ‘여성의 달’을 선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정치사회 등 모든 개혁에 여성이 앞장서야 한다. 순종적이고 협조적인 자세로 관용을 베풀면서 남성들이 하는 일을 밀고만 다닐 게 아니라, 이제 여성이 팔을 걷어붙이고 변화에 앞장설 때다. 여성들이 권위적·폭력적 부패 정치를 청산하고, 봉사적인 섬김의 리더십으로 사회를 이끌자”고 강조했다.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오늘은 변화와 개혁의 주체인 여성들이 힘을 모으는 날”이라며 “우리 사회가 남녀동수 사회가 돼야만 성별 임금격차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동일노동엔 동일임금을 줘야만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부 ‘여성정책 대소통’에선 국민의당·더불어민주당·바른정당·자유한국당·정의당이 정당별 여성일자리·일가정양립·육아 등 관련 정책을 제안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이날 여성 주도로 ▲남녀 임금격차 해소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제고해 ‘남녀동수’를 이루자는 실천 목표를 세웠다. 참가자들은 “한국이 진정한 양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려면 여성의 역할을 제고하고, 정부와 국회가 당면한 여성정책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는 요지의 결의문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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