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 여성운동 특별상에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추모 포스트잇 써내려간 여성들’ 선정

 

지난해 5월 19일 오전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엔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이세아 기자
지난해 5월 19일 오전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엔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이세아 기자

 

지난해 5월 19일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에는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이세아 기자
지난해 5월 19일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에는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이세아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운동 특별상’이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3만5000여 개의 포스트잇을 써내려간 여성들’에 돌아갔다. 여성연합은 “이 사건은 성평등한 사회만이 여성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자각과 행동의 촉매가 됐다”며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연대하며 투쟁을 이어간 여성들을 ‘여성운동 특별상’으로 기념한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지난해 5월 17일,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됐다. 30대 남성 김모씨는 남자 6명을 그냥 내보내고, 화장실에 들어온 첫 번째 여성을 살해했다. 여성들은 이를 ‘여성혐오 범죄’로 규정했지만, 경찰은 ‘묻지마 범죄’로 단정했고 일부 남성들은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지 말라’며 여성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해 5월 19일 오전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엔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이세아 기자
지난해 5월 19일 오전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엔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이세아 기자

 

지난해 5월 19일 오전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엔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이세아 기자
지난해 5월 19일 오전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엔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이세아 기자

여성의 분노는 추모로 이어졌다. 사건 다음 날부터 강남역 10번출구에 피해여성의 죽음을 애도하는 포스트잇이 붙기 시작했다. “우연히 살아남은 나는 여성입니다”라는 말엔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한과 울분이 담겼다. 같은 달 19일, 한 누리꾼의 제안으로 강남역 10번출구에서 촛불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반여성혐오 자유발언대가 8일간 이어졌다. 많은 여성들은 포스트잇에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너의 죽음은 곧 나의 죽음이다’ ‘여자라 살해당했다’ 등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는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으로 확산됐고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차별·여성혐오를 이야기하며 대안을 고민하는 과정이 됐다”고 여성연합은 평가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강남역10번출구, 불꽃페미액션 등 14개 여성단체가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형법상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를 열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강남역10번출구, 불꽃페미액션 등 14개 여성단체가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형법상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를 열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강남역10번출구, 불꽃페미액션 등 14개 여성단체가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형법상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를 열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강남역10번출구, 불꽃페미액션 등 14개 여성단체가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형법상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를 열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강남역10번출구, 불꽃페미액션 등 14개 여성단체가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형법상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를 열고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강남역10번출구, 불꽃페미액션 등 14개 여성단체가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형법상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를 열고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부근에서 열린 페미존 사전집회. ⓒ이정실 사진기자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부근에서 열린 페미존 사전집회. ⓒ이정실 사진기자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계기로 여성차별·여성혐오에 반대하는 여성의 목소리는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퍼져갔다. 여성들이 경험한 차별과 혐오는 사회구조적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양한 주제의 여성연대도 탄생했다. 정부의 입법예고로 ‘낙태죄’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검은 시위’가 벌어졌고, 광장의 여성혐오에 반대해 ‘차별없는 평등집회’를 위한 ‘페미존’ 활동도 전개됐다. 한국사회 민주주의가 젠더관점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여성연합은 “강남역 10번출구를 뒤덮었던 포스트잇에 담긴 ‘잊지 않겠다’는 다짐은 성평등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과 연대를 확인하는 징표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시상식은 8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진행된다.

지난해 ‘여성운동 특별상’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해 10여 년간 끈질긴 투쟁을 이어간 ‘KTX 열차 승무지부’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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